누가 울어 / 하성란

[단편소설]     누가 울어     하성란           1.       지난밤 꿈속에서 나는 1992년식 자주색 르망을 몰고 S시로 퇴근했다.      꿈인데도 S시 방향의 도로는 정체가 시작되어 교차로 한참 너머까지 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삼십 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고 운전석에 앉은 나는 화를 내고 있었다. 상습 정체 구역인데 앞지르기를 해 끼어드는 얌체족들을 단속하지 않는 건 여전한 모양이라고. 이럴 거면 대체 법이란 건 왜 있는 거냐고. 정체만 없다면 반으로 시간이 줄 거리였지만 단 하루도 그런 날은 없었다. 출퇴근 시간으로 세 시간 이상을 길에다 버리고 있자면[…]

누가 울어
하성란 / 2022-01-01
층간 소음 외 1편 / 민구

[창작시]     층간 소음     민구            위층에 코끼리가 산다    코끼리는 사막이나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데    가족과 서식지를 잃고서 밀렵을 피해    연희동으로 건너온 모양이다    코끼리는 물과 먹이를 구하러    이틀 동안 잠도 안 자고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낮에도 걷고 밤에도 걷는 걸까    코끼리 새끼와 싸우러 올라간 적이 있었다    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았다    멸종위기종이라도 월세를 감당하려면 일해야 한다    통신요금도 내고 데이트 비용도 부담하고    조직 활동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겠지    그는 나와 같은 버스를 기다린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잊고 서성인다    코끼리는 코가 손이니까 과자를 주면 코로 받고    화가 났을 땐[…]

층간 소음 외 1편
민구 / 2022-01-01
[문학생활탐구] 1-2화 :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2) / 설하한, 최아현

[문학생활탐구] 문학생활탐구 설하한, 최아현   -1화-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2)   Q. 지금 꽂혀 있거나 자주 반복하여 사용하는 단어가 있어? 리치 스스로에게 금지한 분위기가 있어. ‘축축하다’라든지 물 냄새 나는 분위기를 쓰지 말자고 말이야. 그런 단어나 분위기는 최대한 배제하려고 해. 꼭 시에 동물 하나가 등장하기도 해. 그런 부분을 덜어내고 무던한 시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 진 글쎄. 나는 잘 모르겠어. 요즘 꽂힌 단어는 ‘바람’ 정도? 참 ‘별’에 비유한 표현도 많이 쓰는 것 같기는 해. 리수 나는 최근에 ‘당신 얼굴 앞에서’라는 영화를 봤어. 그 영화를 본 뒤로 ‘얼굴’이랑 ‘거울’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문학생활탐구] 1-2화 :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2)
설하한, 최아현 / 2022-01-01
1월호 / 윤예지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2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문서정, 「핀셋과 물고기」를 읽고(《문장 웹진》 2021년 12월호)         소리가 없는 세상 속으로 가라앉고 싶다. 시끄러운 침묵에서 안간힘을 써서 도망치고 싶다.                       작가소개 / 윤예지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시시각각[…]

1월호
윤예지 / 2022-01-01
일상이라는 공동환상 / 성현아

[현장 비평] 《문장웹진》은 다양한 시선을 통해 폭넓은 담론을 펼칠 수 있는 ‘비평의 장’을 마련하고자 2020년 진행되었던 〈본격! 비평〉 코너를 정비하여, 2021년 4월호부터 〈현장 비평〉을 선보인다. 2022년 〈현장 비평〉은 신진 문학평론가 12명이 각자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매월 1편씩 발표된다.     일상이라는 공동환상     성현아         1. 이탈이 아닌 연속으로서의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 일명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는 지난달 1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4단계 수준의 방역 대책이 재개되었고 긍정적인 전망이 무색하게 코로나19의 종식은 요원해 보인다. 삶의 방식 자체가[…]

일상이라는 공동환상
성현아 / 2022-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