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편(3) – 거울, 시홀 / 조시현, 조온윤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3월(웹진 편 3)     조시현, 조온윤               안녕하세요, 느리미와 기리니입니다. 한 달 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 2월에는 떡국을 지어먹으며 나이도 한 살 더 먹게 됐던 설날도 있었고, 연인들이 단 과자를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도 있었죠. 긴 겨울방학을 보내던 학생들은 다시금 새 학기를 시작할 준비를 했을 테고요. 입춘이 지나면서는 차츰 기온이 올라가 제법 봄 느낌이 나기 시작했으니, 여러모로 설레는 마음으로 한 달을 보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새롭다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계절인 만큼 여러분의 매일매일도 새롭고 아름답기를 늘 바랄게요! 저희 느린[…]

웹진편(3) - 거울, 시홀
조시현, 조온윤 / 2021-03-01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문학상 이야기 / 노태훈

[특별기획_문학상 리뷰] 특별기획 〈문학상 리뷰〉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수많은 문학상 중 주요 문학상의 최근 10년간(2011-2020)의 공개된 자료(수상작, 심사위원 등)를 취합 정리하였으며, 이 자료를 토대로 4명의 평론가가 각각 시와 소설을 다루는 주요 문학상들의 경향에 대한 리뷰를 2021년 2월호와 3월호에 순차적으로 발표합니다.   – 홍성희, 「이름과 이름과 이름 들」 – 김요섭, 「문학상에 대해 말해야 할 것과 문학상이 말해주는 것」 – 노태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문학상 이야기」 – 김정빈, 「문학상 – 비평 기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문학상 이야기     노태훈           지난해 큰 파장을 몰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문학상 이야기
노태훈 / 2021-03-01
너는 나의 지어지지 않는 집 2 외 1편 / 임경섭

[신작시]     너는 나의 지어지지 않는 집 2     임경섭           은영은 늙은 반려견을 가슴에 안고     정비가 되지 않아 온통 진흙밭으로 변해버린     인도 위를 걷고 있다       은영은 노견을 품에 안고     고층 빌딩으로 뒤덮인 3호선 원흥역     2번 출구 방향으로 걷고 있다       은영은 눈이 탁해진 자신의 개를 끌어안고     원흥역 2번 출구 쪽으로 놓인     횡단보도 위를 걷고 있다       은영은 다리에 힘이 풀린 열다섯 흰둥이를 부둥켜안고     창릉 더하이브 모델하우스 앞     보도블록 위를 걷고 있다  […]

너는 나의 지어지지 않는 집 2 외 1편
임경섭 / 2021-03-01
홍대 래퍼의 시 외 1편 / 조찬연

[창작시]     홍대 래퍼의 시     조찬연           불이 빛났다가 꺼진다     이런 명제에는 라임을 맞추기가 어렵다       집에 오는 길에 이런 가게를 많이 봤다       핑크색 곱창집이라던가     모던한 빈티지 옷가게       그보다 말이 안 되는 작은 방이 있고       명사형 어미로 문장을 적다 보면     치명적인 문법 오류를 범하게 된다       “너를 사랑하는 것 같음     그래서 사랑하는 것과 틈”      “내 것인 줄로 착각했던 것 같음     그래서 내가 줄곧 착했던 건가 음”       꼭 맞춰야[…]

홍대 래퍼의 시 외 1편
조찬연 / 2021-02-01
종이 외 1편 / 이기성

[창작시]     종이     이기성           밤이 오는 동안     무엇을 만들었습니까?       어둠의 형상으로 녹아내리는 촛농처럼     밤의 검은 입술을 빌려서       당신은 창백한 의지를 만들고     가벼운 신념을 만들었어요       헐렁한 고무신처럼 그걸 신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철벅철벅 웅덩이의 물을 튕기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는……     기억나지 않는군요       웅덩이의 물이 말라붙고       다시 밤이 오는 동안     당신은 무엇을 만듭니까?       오래된 질문이     촛농처럼 뚝뚝 녹아내리고 다시       밤이[…]

종이 외 1편
이기성 / 2021-02-01
언니의 눈빛 외 1편 / 김소형

[창작시]     언니의 눈빛     김소형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간다       손은 손의 일이 있고     눈은 눈의 일이 있고     불은 불의 일이 있으므로       불이 난 공장에서 우리는 상자를 포장한다     일이 모두에게 있으니까       러시아 속담에서 백 루블보다는 친구를 가지라는     말이 있어       언니는 러시아를 가본 적도 없으면서     러시아로 가는 상자를 포장한다       말은 말의 일이 있어 오래 살고     어떤 말은 영생을 한다는데       우리는 구름덩이를 먹으며     말보다 조금 살았다      […]

언니의 눈빛 외 1편
김소형 / 2021-02-01
이사 외 1편 / 신영배

[창작시]     이사     신영배           이사는 서커스야 젤소미나가 말한다 차르르 차르르 젤소미나가 작은북을 친다 그동안 나는 짐을 쌌다 나는 젤소미나를 데리고 이사를 간다 갈 수 있다 우리가 떨어진다면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서커스를 망칠 셈이야 젤소미나가 말한다     차르르 전진한다 나는 까르르 웃는다 차르르 돌진한다 젤소미나는 조금 모자란다 아이처럼 모자란다 차르르 타버린다 좋아! 불 지를 집을 향해 앞으로! 나와 젤소미나는 조금 모자란다     우리는 꽁꽁 묶여 있는 게 아닐까 지적장애가 있고 매를 맞는다 맞았다 집에 사는 동안 그리고 맞을 것이다 이사한 집에서도 그러니까 우리는[…]

이사 외 1편
신영배 / 2021-02-01
생활의 다짐 외 1편 / 심지아

[창작시]     생활의 다짐     심지아       테이블의 가장자리를 그린다 기억에 남는 것이 적어서 새해에는 생활을 적어 보기로 했다 생활에는 가장자리가 많고 가장자리는 중심에서 멀다 나의 뼈들은 내게 가깝고 나는 뼈들의 가장자리로서 투명이 되어 간다 가장자리가 먼 테이블을 그리고 있다 테이블이라는 감각만 남아 있는, 테이블이라는 경험만 남아 있는, 중심이 잘 보이지 않아서 무게를 지니고 가다가 아무데나 지닌 것을 놓게 된다 그렇다면 표면은 움푹해지고 여기의 움푹함이 많아진다 뼈와 뼈를 맞추고 진행되는 여기를 따라간다 공간을 움직여 보려고 부피를 갖게 된다 과일의 알록달록함이 내려온다 접시도 없이 의자도 없이 가장자리의[…]

생활의 다짐 외 1편
심지아 / 2021-02-01
나는 누구와 에드워드 양의 영화를 봤을까 / 조수경

[단편소설]     나는 누구와 에드워드 양의 영화를 봤을까     조수경           재원 선배 00:38AM     선생님 돌아가셨다.         1일       모교인 K대학 진입로는 차들로 가득했다. 도로 끝에 학교 정문이 있고, 정문 앞에서 좌회전하면 곧장 K대학병원이었다. 초겨울, 비에 젖은 거리는 음산한 기운이 낮게 깔려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마을버스와 택시, 자가용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차들이 멈춘 사이에 우산을 쓴 사람들이 틈새로 끼어들며 위태롭게 길을 건너갔다. 와이퍼가 빗물을 쓸어낼 때마다 선명하게 드러났던 세상은 이내 동그란 물방울에 갇혀 수십, 수백 개로 분열되기를 반복했다.        나는[…]

나는 누구와 에드워드 양의 영화를 봤을까
조수경 / 2021-02-01
2월호 / 허연화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1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조해주, 「파리공원」(《문장 웹진》, 1월호)을 읽고           농구공, 종이에 아크릴, 2021   시민회관 뒤에 붙어 있는 운동장에서 저녁마다 걸었던 적이 있다. 바닥이 흙모래였는데 어느 날부터 정사각형으로 잔디가 깔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운동장 끝 가장자리를 돌았고 언제나 반시계 방향이다. 정사각형 잔디의 범위가 점점 커졌는데,[…]

2월호
허연화 / 2021-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