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월간 〈읽는 극장〉 2회 – ‘사라진, 살아진’ / 문장웹진

[리뷰]     월간 〈읽는 극장〉 2회 – ‘사라진, 살아진’         아르코예술극장 개관 40주년 기념 월간 〈읽는 극장〉 2회 “사라진, 살아진” 전시 을 관람한 세 작가의 문학 낭독회   “누군가 도와 달라 외치고 있다. 그 소리를 우리가 못 듣는 거 아닌가”(함성호)         일반적인 ‘전시’를 상상할 때 우리는 하얀 공간과 작품을 쏘는 빛을 떠올립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작품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감상’하게 되지요. 그러나 〈없는 극장〉은 움직이는 관찰자를 참여자로써 잡아끌고 말을 걸며 관객이 관객의 마음으로 관람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선우은실 평론가는 전시를 겪은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리뷰] 월간 〈읽는 극장〉 2회 – ‘사라진, 살아진’
문장웹진 / 2021-06-02
41J 외 1편 / 김선오

[신작시]     41J     김선오           통로가 둘이었다. 셋이고 넷이었다. 동공은 어둠 속에서 짝수로 늘어 갔다.       악당의 뼈를 내놓으라. 목소리가 하나였다. 열이고 백이었다.       열린 목구멍들이 통로의 어둠을 끝없이 깊어지게 하고 있었다.       뭐야, 지루해.       비행기 의자 뒤통수에 설치된, 손바닥만 한 화면이 어두워져 봤자       심연처럼 깊어져 봤자 앞사람 정수리에도 닿지 못할 텐데.       그러나 영화는 암흑 속에서 빛나는 악당의 뼈를 끝끝내 보여주겠다는 듯       새카맣게 새카맣게 되고 있었다.       손에 들린 여권이 하나였다. 손가락[…]

41J 외 1편
김선오 / 2021-06-01
101-1번 외 1편 / 이규리

[신작시]     101-1번     이규리           종점에서 맨 마지막에 버스를 내릴 때     꼭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남아 있는 어둑어둑한 자리       거기 누구 있습니까?       떠나겠다는 마음을 어떻게든 달래서 데려오다가     종종 놓쳐버리기도 했지만       막 버스는     독하게 빈자리를 만들어 그거 덫이라는 듯     피하지 말라는 듯       어둠은 어둠으로 가엾고     종점은 종점으로 막막해도       종점은     내리는 방식을 익히게 했다       누구 거기 없습니까?     다시 물으며       종점에서 마지막으로 버스를 내릴[…]

101-1번 외 1편
이규리 / 2021-06-01
비미래 1 외 1편 / 안미린

[신작시]     비미래 1     안미린           유령이 하얗게 뭉쳐진 돌을 주웠지. 안개가 자욱한 수석 정원에서.       작은 돌을 주웠던 것뿐인데, 주변이 조금 밝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텅 빈 주머니에 흰 돌을 넣고 걸었지. 물가를 따라 내려가면 해골을 닮은 물형석, 물기가 도는 운석들, 잠든 새 형태의 화석과, 연한 준보석.       돌무덤에 낳은 하얀 알이 보였다. 알을 깨면 따뜻한 안개가 피어오르겠지. 생각하면서, 돌을 감싸 쥐는 가벼운 악력.       안개 속에서 흰 돌을 쥐는 기분과, 마모된 슬픔의 내력. 이 슬픔의 둥글고 둥긂. 발밑에[…]

비미래 1 외 1편
안미린 / 2021-06-01
반려 / 라유경

[단편소설]     반려     라유경           사내 익명 게시판에는 최근 ‘반려동물, 반려식물 키우기’에 관한 글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반려동물과는 상관없는 일반 기업이었는데 신도시 외곽에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혼자 사는 직원들이 많았다. 나를 제외한 대부분이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고 있었다. 대표님도 십 년 넘게 키운 개 ‘먼지’를 가끔 회사에 데려오곤 했다. 어느 날 대표님은 우리 회사도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반가워하며 출근할 때 개나 고양이를 서슴없이 데려왔다. 이런 분위기가 결과적으로는 회사에 활력을 주었다. 회의 중 고양이가 책상에 올라와 애교를[…]

반려
라유경 / 2021-06-01
위해 / 이주란

[단편소설]     위해     이주란           예전에 수현은 친구 부부의 셋째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그들이 사는 신도시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잃고 남의 동네를 헤맨 적이 있었다. 정오가 막 지날 무렵 버스에서 내렸고 건너편 저 멀리에 108동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하지만 막상 단지 안으로 들어가서는 108동의 입구를 찾느라 애를 먹었고 현관 앞 최신식 화면을 보면서는 조작할 줄 몰라 버벅거렸다. 세대 호출 방법은 친절하게 쓰여 있었다.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볼 수는 없었으나 친구는 수현에게 일 년에 한두 번쯤 연락을 해왔다. 친구는 수현에게 집으로 놀러[…]

위해
이주란 / 2021-06-01
파리 외 1편 / 이정록

[신작시]     파리     이정록           파리채 위에서 놀자.     파리채를 들어 올리면     그때 사뿐 날아가자.       놈의 주먹 위에서 놀자.     놈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말자.     손은 열심히 비비는 척하자.     손에 피가 돌면 머리가 좋아지니까.       주먹을 들어 올리면     순간 높이 날아오르자.     주먹만 믿는 놈에게는     날개가 없다는 걸 보여주자.       내가 높이 날아오를수록     놈은 코딱지처럼 작게 보인다.     도망치면 내가 작아지지만     날아오르면 놈이 바닥이 된다.                  […]

파리 외 1편
이정록 / 2021-06-01
군산 한길문고 (제3회) / 한길문고

[책방곡곡]       군산 한길문고(제3회) 선데이북     사회자 : 김우섭 참여 : 박세영, 이수진, 이지혜, 이진우, 최다은 책 제목 : 유희경,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2020, 아침달)         사회자 : 다들 책 잘 읽으셨나요? 이번에는 다은 님, 지혜 님이 추천하신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이 선정되었는데요. 먼저 이 책을 추천해 주신 이유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다은 :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수필을 읽어 보고자 추천하게 되었는데 책 제목이 예뻐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자 : 그러면 각자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나눠 볼까요?   이지혜 : 저는 읽으면서 수필이라는 것을[…]

군산 한길문고 (제3회)
한길문고 / 2021-06-01
휘파람 외 1편 / 전문영

[신작시]     휘파람     전문영           지옥불은 더 이상 유황의 냄새를 내지 않는다     사과나무 찍어내리는 도끼소리를 들은 지도 오래-     버릇처럼 죽은 사과나무 가지를 모아 불을 피우고     모닥불에 둘러앉아 천국에 대해 한 마디씩 거들면     세상은 모두 우리의 것- 그러나 우리 모두의 것은 아니라     그저 내 자리가 있음에 웃음이 절로 나와 입술을 오므려 휘파람을 분다     대지는 넓고 분주해 어딘가에선 반드시 뱀을 기르고 있고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으려는 심술궂은 친구들도 있다     불이 죽을 때쯤 이젠 아무도 탈옥을[…]

휘파람 외 1편
전문영 / 2021-06-01
〈느린 기린 큐레이션〉 6월 (문학동인 – 소설 편) / 조시현, 조온윤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6월(문학 동인 – 소설편)     조시현, 조온윤                 안녕하세요, 유월의 〈느린 기린 큐레이션〉입니다! 지난달에 예고해 드린 것처럼, 이번 〈느린 기린 큐레이션〉에서는 뜻이 맞는 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활동하는 창작 집단인 ‘문학 동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동인으로는 당대에 이름을 날리던 작가들이 몸담았던 ‘구인회’를 비롯해 박용철과 김영랑을 필두로 순수시를 지향했던 ‘시문학파’와 ‘청록파’, 동명의 동인지를 창간한 ‘백조’ 등이 있을 것 같아요. 이들 동인은 글을 쓰는 일이 여간 녹록치 않았던 시대에 서로 연대하고 문학에 대한 열띤 담론을 주고받으며[…]

〈느린 기린 큐레이션〉 6월 (문학동인 - 소설 편)
조시현, 조온윤 / 2021-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