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의 유기견 / 한지수

[단편소설]     그라나다 유기견     한지수           아마도 그 고해성사는 이렇게 시작되었을 것이다. ‘신부님, 저는 한때 거미였습니다. 거미의 눈은 시력이 형편없지만, 다리에 3천 개가 넘는 센서를 가지고 있답니다. 그것으로 진동을 느끼고 주변을 감지하면서 페로몬을 분출해 나방을 유인한답니다…….’ 너는 그 페로몬에 걸려든 운 나쁜 나방이였다.     지금 너는 웃고 있다. 너를 향해 걸어가는 신부는 크림색의 매머드 라인 드레스를 입고 있다. 눈부신 햇살이 드레스에 반사된다. 나는 네 웃음을 보기 위해 하객들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너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는 중이다.     드디어 신부와 너는 하객들을 향해 나란히[…]

그라나다의 유기견
한지수 / 2021-04-01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4월(메일링 서비스 편) / 조시현, 조온윤

[느린 기린 큐레이션]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4월(메일링 서비스 편)     조시현, 조온윤               안녕하세요, 4월의 느리미와 기리니가 인사드립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한층 포근해진 덕에 옷도 마음도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외출을 계획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듯해요. 아직 마음 편히 나들이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조만간 다시 마스크 없이 산책할 날이 올 것을 떠올리면 이 시기를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여러분의 가방 속에는 어떤 책이 들어 있나요? 짤막한 시간, 본격적으로 책 한 권을 읽기는 어렵고, 또[…]

〈느린 기린 큐레이션〉 2021년 4월(메일링 서비스 편)
조시현, 조온윤 / 2021-04-01
4월호 / 최산호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1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구현우, 「얼그레이 그리고 둘 이상의 이야기」(《문장 웹진》, 2021. 3월호)를 읽고               쳐다볼 수 있는 태양은 가짜 같다며 넌 등을 돌렸지만, 유일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난 소중해. 우리의 시간은 매일 한낮 같은데 말이야.          […]

4월호
최산호 / 2021-04-01
추모도서출간파티 외 1편 / 김승일

[창작시]     추모 도서 출간 파티     김승일           조금 유명했던 사람이 마흔둘에 죽어서 그를 알던 사람들이 안타까워하였다 그를 모르던 사람들도 그가 마흔둘에 죽었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듣고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해 하였다 그 사람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글을 여러 사람에게 받아 추모 도서를 냈다 그 책의 출간 파티가 있었다 그가 죽었을 시기에 한국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상점이 저녁 10시까지만 열었고 5인 이상 집합 제한이었고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이 5명이 넘어서 5인 이상 모이긴 했지만 테이블을 구분하여 떨어져 앉았고 평균 맥주 2잔씩을[…]

추모도서출간파티 외 1편
김승일 / 2021-04-01
유리 그리기 외 1편 / 남지은

[창작시]     유리 그리기     남지은           긁힌 흔적     코피 끈적거리기     다음 지시까지 차려 차렷     질문 금지     말대꾸 금지     잘못을 뉘우칠 때까지 꼼짝 말기     없는 엑스 되기     겨우 뜬 눈이 허공에 붙들릴 때     터진 주머니에서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귀신의 집             어서 오렴     어린 사람       이 방이 처음인 사람     하고 싶은 말이 태어난 사람     아니라도 짭조름한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

유리 그리기 외 1편
남지은 / 2021-04-01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 / 진연주

[단편소설]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     진연주           난 걷는 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 난 걷는 데 재능이 없다. 없는 재능으로 무언가를 할 때는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진다. 창백해진다는 말이다. 걸을 때마다 그랬다. 창백해졌지. 난 창백한 채로 흰 벽돌담으로 갔다. 나의 개들을 따라. 나의 개들은 흰 벽돌담으로 갔다. 나와 달리 나의 개들은 걷는 데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매우 경쾌하고 활기차고 단호한 발걸음으로 잘린 꼬리를 흔들며, 나의 개들은 숨구멍이 막히기도 전에 꼬리를 잘렸는데 위생상 그래야만 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나는 나의 개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나의 사랑스럽고 지긋지긋한 개들
진연주 / 2021-04-01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5화) / 임국영, 정다연

[문장입니다영]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5화) 로고송 만들기         EP 16 : 여러분 문장입니다영 로고송 만들었다..! 여기 다 모여라!       EP 2-5     2019년 10월 3일, 대망의 첫 영상을 업로드한 이후 1년 반을 (거의) 쉴 새 없이 달려온 문학 & 문인 예능 유튜브 채널 〈문장입니다영〉 ! !     그간 기라성 같은 문인들을 모시고 기발하고도 때론 기괴한 콘텐츠에 도전하여 구독자들의 환호와 문학 애호가들의 깊은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새롭고 놀라운 기획은 없는 게 아닐까 고심하기도 했지만,   놀랍게도(혹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문장입니다영 시즌2 (제5화)
임국영, 정다연 / 2021-04-01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 – 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 / 이 소

[현장 비평] 《문장웹진》은 다양한 시선을 통해 폭넓은 담론을 펼칠 수 있는 ‘비평의 장’을 마련하고자 2020년 진행되었던 〈본격! 비평〉 코너를 정비하여, 2021년 4월호부터 〈현장 비평〉을 선보인다. 2021년 〈현장 비평〉은 신진 문학평론가 9명이 각자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매월 1편씩 발표된다.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 – 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     이 소       1.       몇 해 전이었던가. 한 설문조사에서 고등학생 중 대부분이 6·25전쟁의 원인을 ‘북침’이라고 대답했고 그 사실을 전해들은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이 이야기를 내게 농담처럼 전해 주던 사람에게[…]

부재하거나 사라졌거나 영원한 – 역사와 사물의 큐레이터
이 소 / 2021-04-01
4월호 / 최산호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1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구현우, 「얼그레이 그리고 둘 이상의 이야기」(《문장 웹진》, 2021. 3월호)를 읽고               쳐다볼 수 있는 태양은 가짜 같다며 넌 등을 돌렸지만, 유일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난 소중해. 우리의 시간은 매일 한낮 같은데 말이야.          […]

4월호
최산호 / 2021-04-01
《문장 웹진》 2021년 기획 연속좌담 ‘등단’ 1차 : 시선들 / 김덕희 외 4명

[연속좌담]    본 기획은 1966년부터 시행되어 온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이 2020년 재정적 부담을 사유로 폐지되고, 전통적 등단제도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발표 활동을 하는 이른바 ‘미등단작가’들이 활동하는 현 시점에 맞춰, 순수문학의 발전 정체와 폐쇄적 문학계 관행으로 지적받고 있는 ‘등단제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각층의 이야기를 모아 보고자 기획되었다.      2021년 4월호부터 6월호 사이에 총 4회의 좌담회 내용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ㅇ 회차별 구성    – 1차 : 시선들    – 2차 : 확장성    – 3차 : 모색    – 4차 : 현장     《문장 웹진》 2021년 기획 연속좌담 ‘등단’[…]

《문장 웹진》 2021년 기획 연속좌담 ‘등단’ 1차 : 시선들
김덕희 외 4명 /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