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한 세계 / 이유리

[단편소설]     평평한 세계     이유리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점심밥을 다 먹어 갈 때쯤이었다. 그릇 밑바닥에서 얼룩 하나를 발견했다. 꼭 멍처럼 보이는 푸르고 진한 얼룩이었는데 수저질을 멈추고 가만히 지켜보자니 귀퉁이가 조금씩 이지러지며 밥알 밑으로 숨어드는 것이었다. 어떡할까. 나는 맞은편에서 밥을 먹고 있는 새어머니와 밥그릇을 번갈아 흘겨보다 그냥 쿡적쿡적, 나머지 밥을 모두 먹어버렸다. 먹는다고 죽을 것 같지는 않았고 밥맛도 특별히 달라진 것 없이 어제와 똑같은 맛, 재료를 대충 썰어 대충 볶아낸 그런 맛이었으니까. 그런데 밥을 다 먹고 나서 그릇을[…]

평평한 세계
이유리 / 2020-07-01
아이 틴더 유 / 정대건

[단편소설]     아이 틴더 유     정대건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184 76 32’. 키, 몸무게, 나이만 적혀 있는 프로필. 집에서 2km 떨어져 있던 호와 틴더에서 매치된 건 지난밤이었다. 몸이 좋은 타입은 아니었는데 쌍꺼풀 없는 눈에 고른 치열이 마음에 들어서 ‘라이크(LIKE)’를 눌렀다. 메시지를 주고받아 보니 영화를 한다고 했다. 틴더에는 어쩜 그렇게 예술가 지망생들이 많은지, 절반이 예술가 지망생 아니면 금융맨이다. 내가 여의도 IFC몰 14층 사무실에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고 있다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금융권에서 일하느냐고 따분한 질문을 해서[…]

아이 틴더 유
정대건 / 2020-07-01
대구 차방책방(1회) / 이재은 외

[책방곡곡]       대구 차방책방(1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사회/원고정리 : 이재은 참여자 : 이재진, 홍지훈, 신해리, 김수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정확히 말하면 문학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 즐겁고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서사는 드라마와 영화로, 단어의 리듬은 노래로, 굳이 문학이 아니어도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낯선 세계를 떠돌다 마주한 익숙한 장면들, 외면하고 싶었지만 끝끝내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낮고 작은 목소리를 따라 우리는 문학의[…]

대구 차방책방(1회)
이재은 외 / 2020-07-01
빛을 버리는 부분 외 1편 / 조용우

[신작시]     빛을 버리는 부분     조용우           여름 내내     겨울에 봤던 버려진 그 개와 아주 닮은     버려진 개가 천변을 달려가는 모양을 본다     저 노란 꽃들이 빼곡히 매달려 있다는 것     하나 구겨지지 않고 밝다는 것     개천에 돌을 던져 넣는 아이들     물수제비도 못되고 그냥 집어 던진다 계속해서     개 한 마리가 사라지지 않는다     개 한 마리가 사라진다     아무리 돌을 옮겨 넣어도     빛은 넘치지 않고     나머지 빛처럼 나머지 개처럼     셀 수 없는 것 저 개도    […]

빛을 버리는 부분 외 1편
조용우 / 2020-07-01
문장입니다영(제9화) / 임국영, 정다연

[문장입니다영]           문장입니다영(제9화) 제 1회 문장입니다영 우당탕 퀴즈쇼!         EP 9 : 제 1회 문장입니다영 우당탕 퀴즈쇼!   EP 09     문제 1. 아침에는 다리가 네 개, 점심에는 두 개, 저녁에는 세 개인 것은?   문제 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문제 3. 터키의 수도는?   문제 4. 세계 4대 문명은?   …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가 사랑했던 ‘상식’을 겨루는 놀이,   퀴즈.   따지고 보면 상식이란 절대적일 수 없고 그 기준을 누가 정하는지도 모호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 놀이를 그만둘[…]

문장입니다영(제9화)
임국영, 정다연 / 2020-07-01
7월호 / 비고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0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유계영,「동시에」(《문장 웹진》, 6월호)를 읽고           증명을 위한 지시문   1. 가까이에 있는 A4 규격 용지를 한 장 찾으시오. 2. 종이에 원하는 크기의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시오. 3. 가위로 동그라미의 안을 오려내시오. 4. 동그라미 둘레만 한 부피를 가진, 무언갈 넣어 통과시키시오.     마네킹의[…]

7월호
비고 /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