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외 1편 / 박지일

[신작시]     저수지     박지일           라디오가 정지됐으므로 그는 저수지로 갔다 주위는 캄캄했고 수심은 일정했다 걸음마다 물푸레나무가 솟아났다 건너편에는 공장이 있고 흰 빵 가득 바구니가 든 케이지가 있고 케이지를 둘러싸고 흰 빵의 사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살얼음을 밀어낼 때마다 뿌리들이 발목을 휘감고 물고기들이 뒤집힌 접시처럼 떠다녔다 인삼과 도라지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죠, 디제이의 목소리는 건너편에서 들려온다 모든 것은 건너편에 있다 컨베이어 벨트는 밤새 돌아갈 것이다       몰려드는 먹구름; 4배속 되감기     동시에 32배속 빨리 감기 같은       비행기는 구름을[…]

저수지 외 1편
박지일 / 2020-07-01
남자없는 여자들 / 진송

[본격! 비평] 지난 몇 년간 비평의 영역은 리뷰나 서평 등 '쪽글'의 형태로 축소되어 왔다. 폭넓은 담론을 펼칠 장이 부족하고 비평적 공론화, 활발한 논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동시에 비평의 형태는 무척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 비평적 기획, 조직 등 새로운 시도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장웹진》은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공적 지면이라는 점을 활용해 '본격비평'의 장을 열어 보려 한다. 분량의 제한 없이 정액의 원고료로 자유롭게 투고를 받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남자 없는 여자들* – 이소호 『캣콜링』     진송    […]

남자없는 여자들
진송 / 2020-07-01
크리스마스에 영업하시나요 / 이덕원

[단편소설]     크리스마스에 영업하시나요     이덕원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사흘은 좀 사일 같지 않니?”     엄마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시위하는 사람처럼 엄마를 향해 들고 있던 휴무 안내문을 내 쪽으로 뒤집어 보았다. 하지만 ‘내부 수리로 인해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사흘간 휴무입니다’라는 문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사흘은 삼일이지 사일이 아니니까. 고개를 들어 엄마를 다시 바라보았다. 엄마는 동의를 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삼일이든 사일이든 뭔 상관이야. 이제 우리 가게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크리스마스에 영업하시나요
이덕원 / 2020-07-01
과잉 남성 사회 / 최가은

[본격! 비평] 지난 몇 년간 비평의 영역은 리뷰나 서평 등 '쪽글'의 형태로 축소되어 왔다. 폭넓은 담론을 펼칠 장이 부족하고 비평적 공론화, 활발한 논쟁 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동시에 비평의 형태는 무척 다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작품을 읽고 그에 대한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 비평적 기획, 조직 등 새로운 시도가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문장웹진》은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성과 공적 지면이라는 점을 활용해 '본격비평'의 장을 열어 보려 한다. 분량의 제한 없이 정액의 원고료로 자유롭게 투고를 받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과잉 남성 사회 – 장류진 소설의 남성-청년     최가은  […]

과잉 남성 사회
최가은 / 2020-07-01
테라스 / 이소정

[단편소설]     테라스     이소정           아버지는 형의 추리닝을 입고 발톱을 깎고 있었다. 지나치게 신문을 넓게 펼쳐 두었다. 명절에 전을 굽기 위해 깔아 둔 신문 같았고 그렇게 보니 집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명절 아침처럼 말갛게 쓸쓸했다.     “왜 늘 그 옷이에요?”     “편해서 그런다. 집인데 뭐 어떠니?”     딱, 딱 발톱 깎는 소리가 일정했다. 거실로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그 때문인지 발뒤축의 각질이 더욱 하얗게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 포슬하게 잘 삶아낸 감자를 떠올리자 갈라질 것처럼 아버지의 발뒤꿈치가 꿈틀했다. 아버지는 발톱을 깎는 게 아니라 숫제 발톱을 만드는[…]

테라스
이소정 / 2020-07-01
연속좌담 : Ⅳ. 신진의 시선으로 / 서호준 외

[기획특집/좌담] 본 연속 좌담은 고착화된 문단권력과 창작자의 불평등 문제, 관행화된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현황 진단 및 개선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ㅇ 회차별 주제    – (1차)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 발표 과정    – (2차)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3차)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4차) 신진의 시선으로     2020년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문장웹진 공동기획 연속좌담 : Ⅳ. 신진의 시선으로       – 왜 하필 문학이었는가? – 문예지 중심의 문학현장에서 웹플랫폼으로 – 동시대 작가 모임, 문학[…]

연속좌담 : Ⅳ. 신진의 시선으로
서호준 외 / 2020-07-01
청사로 들어간 사람 외 1편 / 김동균

[신작시]     청사로 들어간 사람     김동균           청사는 처음이에요       청사에는 겨울 해변이 액자로 걸려 있네요     많은 풍경이 복도에 늘어서 있네요       처음 방문하세요?     안내하는 사람 있었어요       그것들은 모두 액자에 걸려 있어요       청사 안에는 나무가 없대요     액자에는 비록 많은 것들이 있지만       복도 끝에 청사의 사계절이 설치되고     창밖으론 엠뷸런스가 지나가는 게 보이네요     방문객들이 계속 들어오네요       긴 복도를 지나면 저무네요     공무를 마친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갔어요       붉은빛으로 울연하네요  […]

청사로 들어간 사람 외 1편
김동균 / 2020-07-01
바꿔치기 외 1편 / 차도하

[신작시]     바꿔치기     차도하           사막이 왔다     밟으면 푹 꺼지는 모래땅을 간절함 없이 걷다 보면     사막이 간다       현관이다     잊지 않기 위해 문고리에 걸어 놓은 장바구니     혹은 우산     혹은 사람       그중 하나를 잡고 외출의 목적을 상기하며 걷는다     이때 보도블록은 보도블록이다     이때는 간절하다       구매 목록     양파     고양이 간식     내 간식       먹을 거 말고 다른 건 안 필요해?     물건을 계산할 때 그렇게 묻는 사람이 있어 놀란다     그[…]

바꿔치기 외 1편
차도하 / 2020-07-01
7월호 / 비고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20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유계영,「동시에」(《문장 웹진》, 6월호)를 읽고           증명을 위한 지시문   1. 가까이에 있는 A4 규격 용지를 한 장 찾으시오. 2. 종이에 원하는 크기의 동그라미를 하나 그리시오. 3. 가위로 동그라미의 안을 오려내시오. 4. 동그라미 둘레만 한 부피를 가진, 무언갈 넣어 통과시키시오.     마네킹의[…]

7월호
비고 / 2020-07-01
연속좌담 : Ⅲ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정홍수 외

[기획특집/좌담] 본 연속 좌담은 고착화된 문단권력과 창작자의 불평등 문제, 관행화된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현황 진단 및 개선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ㅇ 회차별 주제    – (1차)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 발표 과정    – (2차)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3차)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4차) 신진의 시선으로     2020년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문장웹진 공동기획 연속좌담 : Ⅲ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1차 좌담에 덧붙여 – 구두청탁과 원고료 문제 – 2차[…]

연속좌담 : Ⅲ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정홍수 외 /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