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입니다영(제8화) / 임국영, 정다연

[문장입니다영]           문장입니다영(제8화) 작가들이 애정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EP 8 : 작가들이 애정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합니다!       EP 08         음악이란 무엇일까요.       음악이 없는 삶이란 잘못된 것이라 니체는 단언했고       세르반테스는 음악이 있는 곳에 악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또 누군가는, 음악은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음악이란 무엇이기에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몸을 움직이게 만들까!       이 심오한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저희 〈문장입니다영〉이       문단에서 소문난 ‘리스너’[…]

문장입니다영(제8화)
임국영, 정다연 / 2020-06-01
깊이의 강요 외 1편 / 권오영

[신작시]     깊이의 강요     권오영           그 속으로     말려들어 가면     빼낼 수 없을 거야       모가 나면 부서질 일이 많을 거라는 말이     고리가 되어 고리를 주렁주렁 목에 걸었네     어디든 굴러 다녔네 얼굴의 모서리에서 자란     귀퉁이를 갉느라 입술이 찢어지는 일이 많았네       둥글어져야 해     죽은 지 오래된 엄마는 법을 가르치고       최선을 다한 입구는 둥글어져     깊이를 모를 바닥까지 미끄러졌네     이제 밖은 잊기로 했고 잔발을 저으며     제멋대로 내부를 흘러 다녔네       천 개의[…]

깊이의 강요 외 1편
권오영 / 2020-06-01
폭염 외 1편 / 최지은

[신작시]     폭염     최지은           약속은 잊은 채 거실에 누워 있는 일요일 오후     거북이 한 마리 발목을 스치고 검은 머리칼 사이로 숨어든다       가끔씩 새우가 튀어 오르기도 하는     여름날의 투명한 꽃병       반만 열린 창밖에서 하얀 올빼미 떼 하염없이 날아들 때     내 머릿속 가득 짖어대는       내가 잃어버린 개들                               칠월, 어느 아침             어머니는 곁에 누워 나를 재웁니다    […]

폭염 외 1편
최지은 / 2020-06-01
비단길앞잡이 외 1편 / 윤은성

[신작시]     비단길앞잡이     윤은성           여기만 지나면 마을이 나온다고 그가 말한다.     터널 안에서.     우리를 지나치고 있는 생각들 안에서.       빛. 따갑다. 우리는 드러날 것이다. 안전 운전을 믿는 만큼     서로의 웃옷을 나눠 입고.     아이의 형상에 또 다른 아이의 형상을 겹치면서.       그가 다리 위에 서 있다.     내가 그의 사진을 찍어 준다.       빛. 날벌레들이 달라붙는 오후.     그의 뒤로 조깅하는 커플이 천천히 사라진다.       굴뚝.     연기.     그을음이 인 것 같은 얼굴.     목이 탄다.[…]

비단길앞잡이 외 1편
윤은성 / 2020-06-01
비둘기에게 미소를 / 이경

[단편소설]     비둘기에게 미소를     이경           류 계장이 내게 비둘기를 맡긴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병원 가장 아래층에서 일했기 때문이 아닐까. 간호사들은 지하에 잘 내려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지하 1층 사무실에 나 혼자만 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류는 나를 잘 몰랐다. 나도 류를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처음 류를 본 건 구내식당에서였다. 식판을 들고 자리를 찾던 그가 실수로 내 발을 살짝 건드렸다. ‘어이쿠, 미안합니다.’ 사과하기에 고개를 들었는데, 유난히 돌출된 흉곽이 눈에 들어왔다. 의자를 당겨 길을 내줬더니 테이블을 빙 돌아 맞은편에 앉았다.     나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곁을[…]

비둘기에게 미소를
이경 / 2020-06-01
나의 시네마테크 외 1편 / 이리영

[신작시]     나의 시네마테크     이리영           끝나지 않기를     아니, 시작되지 않았다면       나는 어제의 티켓을 쥐고 있다       영사 기사는 창구멍으로     무엇을 엿보고 있나       죽은 빛이 쏟아지기 시작해       검은 뺨 검은 눈물 검은 문을 지나 검은 들판     검어지기 전에는 내 것 같지 않던 것들       쓰러지는 자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일어서는 장면을 놓칠까 봐       아름다운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갇혀       거대한 장막의 뒤편을 다     메우려 어지럽게       춤을[…]

나의 시네마테크 외 1편
이리영 / 2020-06-01
배다리 나비날다책방(제3회) / 정지은 등

[책방곡곡]       배다리 나비날다책방(제3회) : 시를 읽는 즐거움     사회/원고정리 : 이병국 참여자 : 청산별곡, 이재은, 정지은1, 정지은2                   이병국 : 안녕하세요. 5월 책락(冊樂) 모임의 사회를 맡은 이병국입니다. 한 달 동안 다들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권박 시인의 첫 시집 『이해할 차례이다』를 함께 읽어 보려고 합니다. 이 시집은 지난해였죠, 제38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심사위원 김행숙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한국에서 메리 셸리와 이상이 시의 몸으로 만났다.”라고까지 했는데요. 다들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네요. 독서 모임에서 시집 한 권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배다리 나비날다책방(제3회)
정지은 등 / 2020-06-01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백지은 등

[기획특집/좌담] 본 연속 좌담은 고착화된 문단권력과 창작자의 불평등 문제, 관행화된 불공정 거래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현황 진단 및 개선 과제 도출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ㅇ 회차별 주제    – (1차) 문예지 원고청탁 및 작품 발표 과정    – (2차)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3차) 작품집 발간과 계약 등 출판 과정    – (4차) 신진의 시선으로     2020년 예술위 현장소통소위원회·문장웹진 공동기획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 문학상이라는 관행 – 권리 또는 적폐 – 저작권과 출판권 그리고 표준계약서[…]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백지은 등 / 2020-06-01
보름의 나흘 / 임수현

[단편소설]     보름의 나흘     임수현           솥을 새로 장만해야 한다. 이참에 무쇠칼도 바꿔야겠다. 서른 살은 좋이 잡쉈겠지, 선주(船主)가 강원도 놀러갔다 옛날 대장간에서 사왔다는 칼은 내가 도모장* 맡기 전부터 바닷물에 삭아 덜렁거리는 자루를 철사로 얼키설키 감아 썼더랬다. 내색은 안 했지만 생선 대가리를 내리치다 칼날이 빠져 식겁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요즘도 모루에 메질해서 만드는 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뭐든 찾아들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건 꼭 있게 마련이다. 숟갈 젓갈도 넉넉하게 스무 벌은 사야겠다. 국그릇도 끼니때 앉을 겨를조차 없을 때 밥 한술 술술 말아 먹기 편하게[…]

보름의 나흘
임수현 / 2020-06-01
흰, 국화 옆에서 외 1편 / 안현미

[신작시]     흰, 국화 옆에서     안현미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환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아무 일 아닌 일에도 심장이 뛰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벚꽃이 다녀가더니       목련이 오고 목련 뒤에는 라일락이       라일락 다음엔 작약과 아카시아가       아카시아에 이어 장미가 다녀갔다       그제는 마흔 살, 시인이 되고 싶다던 후배가       장미를 따라갔다       빌어먹을 흰, 국화 옆에서       가만히 들여다본다       장미, 아카시아, 작약, 라일락, 목련, 벚꽃……       이어달리기를[…]

흰, 국화 옆에서 외 1편
안현미 / 202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