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작가들의 겸업?! 이중생활을 파헤친다 / 임국영, 정다연

[문장입니다영]           문장입니다영(제1화) 작가들의 겸업?! 이중생활을 파헤친다           야심차게 준비한 문장 웹진 대망의 프로젝트!     재미와 정보, 감동까지 단번에 사로잡은 본격 문학&문인 예능 유튜브 채널,       〈문장입니다영〉       그 시작을 알리는 첫 에피소드를 공개합니다!       EP 01     먹고살기 힘드네요 ㅠㅠ     "문인들의 이중생활?!"           '작가의 꿈을 안고 창작에 매진한 끝에 등단에 성공한 그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자주 찾아오지 않는 청탁의 기회, 넉넉하지만은 않은 고료 등등의 이유로 전업 작가의 길은 요원하기만 한데…….'      […]

제1화 작가들의 겸업?! 이중생활을 파헤친다
임국영, 정다연 / 2019-11-01
그리움도 물질이다 외 1편 / 양해기

[신작시]     그리움도 물질이다     양해기           그리움도 물질이다       눈, 비가 오면     눈, 비도 그리움과 몸을 섞는다       사람 몸에 그리움이 묻으면     곧바로 피부가 타들어간다     가슴이 타들어가고 몸이 타들어가고     뇌가 타들어가고     마음과 생각이 타기 시작한다       그리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화학 물질이다       바닥에 있던 그리움은     물기 많은 가을 낙엽에 실려     비를 타고 날아오른다       그리움이 묻으면 씻어낼 수가 없다       그리움이 묻으면     우리는 그저 술 마시며 아파하며[…]

그리움도 물질이다 외 1편
양해기 / 2019-11-01
순환선 외 1편 / 이영광

[신작시]     순환선     이영광           우리는 혈액형이 아니라     피가 같지 않느냐     사랑은     말한다       나는 다섯 시간째,     닷새째,     순환선에 태워져     돌고 있다       우리는 피가 아니라     혈액형이 같지 않느냐       우리는 피만 아니라     혈액형도 같지 않느냐                             병승이처럼             분당 납골 공원에서     병승이 사십구재 지내고     돌아와 병승이처럼 취해서     병승이가 그랬듯이     병승이한테    […]

순환선 외 1편
이영광 / 2019-11-01
옥상 토끼 / 김멜라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단편소설]     옥상 토끼     김멜라           나는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았다. 딸이 죽은 것을. 딸은 자기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딸이 죽고 나는 딸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유서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경찰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아내는 물론 딸의 친구와 딸의 애인과 딸의 애인의 친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 후회된다.     딸은 죽으면서 자기가 그린 그림을 모두 태웠다. 그러나 일기장과 편지는 남겨 두었다. 딸에게 의미가 없던 것인지, 아니면 남기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 일기를 밤새워 읽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일기로 쓰기에 좀 뭣한[…]

옥상 토끼
김멜라 / 2019-11-01
맨드레이크 외 1편 / 김건영

[신작시]     맨드레이크     김건영           나 약이 될게요 나를 심어 준 사람들을 위해 흙을 덮고 꼭꼭 밟아 준 사람들을 위해서요 아픈 건 괜찮으냐고 물었잖아요 그런데 그거 관심 없잖아요 사람이 사는 데에 꼭 필요한 게 바닥이죠 공중에 뿌리내린 사람도 있습니다 날파리처럼 지겨운 천사들 나의 죄와 벌레 언제나 웃으면서 법대로 해요 법대로 나를 온몸으로 껴안아 준 공기가 있다 나는 사실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비명입니다 아닙니다 노래입니다 살고 싶습니다 쉽게 말하고 싶어요 식물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죽는 건 화분뿐이죠 그러니까 나 흙속에서 부어올라 화약이[…]

맨드레이크 외 1편
김건영 / 2019-11-01
없는 순간 / 박송아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단편소설]     없는 순간     박송아           가끔씩 그해를 떠올린다.     여느 때보다 선명했던 사계절의 풍경이 펼쳐졌던 해였다. 가뭄이나 홍수의 영향 없이 농작물이 영글었고, 가축이나 인간을 위협하는 전염병도 유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 내내 비교적 잔잔한 분위기가 감돌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해에 너는 가장 친했던 친구와 헤어졌다.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줄곧 같은 학교에 진학하여 함께 공부했던 친구였다. 너는 그 친구를 깊이 신뢰했었다. 너가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설령 그 이야기의 진실이 지독하게 비틀렸더라도 그저 괜찮다고 말해 줄 것 같다고 했다. 그때 나는 좋은[…]

없는 순간
박송아 / 2019-11-01
최초의 인간 외 1편 / 천양희

[신작시]     최초의 인간     천양희           1960년 47세에     카뮈가 갑자기     세상 떴을 때     검은색 가방에서     원고가 발견되었다     소설 「최초의 인간」이었다       어머니에게 바친     최초의 소설이었다     글을 모르는 어머니는     아들의 소설을 읽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 불행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인이 좋아하는 시인             청춘이라는 말에 봄비소리가 난다는 시인을 좋아한다     가슴속으로 사람 들어가는 소리를[…]

최초의 인간 외 1편
천양희 / 2019-11-01
우아한 가족 / 손현주

[단편소설]     우아한 가족     손현주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 나 결혼해.     언니가 폭탄선언 했을 때 우리 가족 모두는 설마? 설마? 진짜? 진짜아, 끝 음절이 올라가는 말들이 오갔다. 언니의 결혼 선언에 가장 분노한 사람은 당연히 아빠였다. 아빠는 눈을 부라리며 누구 맘대로 결혼이야! 라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상견례 한 번 없이 아비한테 통보하는 년이 어딨어! 빌어먹을 년, 어디서 근본 없이 굴어! 아빠의 태도에 언니도 지지 않고 대들었다. 우리 집에 근본이란 게 있었나, 허락이 왜 필요해?[…]

우아한 가족
손현주 / 2019-11-01
한강 외 1편 / 이소연

[신작시]     한강     이소연           거기선 아무도 새들의 안부를 묻지 않았다       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몰려다니며 바지에 흙을 묻혔다     스무 살의 한강에선 좀 더러운 일이 많았지     따귀를 처음 맞았고 목을 졸렸다     고환을 걷어차고 얼굴에 침을 뱉었다       콩콩콩 뛰는 걸 보면     작고 푸른 곤충 같아     나를 죽이려던 사람이 맞을까?       되로 받고 말로 주는 일은 더러운 일이어서     나는 자주 손을 씻었다       신호등은 나만 보면 빨간 불     사람들은 나만 보면 화를 내    […]

한강 외 1편
이소연 / 2019-11-01
그럼 외 1편 / 이병률

[신작시]     그럼     이병률           당신이 물었습니다     내가 그곳에 도착하면 뭔가 필요한 것이 없겠냐구요       그럼, 이파리를 모아 주세요     하루에 한 장씩     아니면 며칠에 한 장씩도 좋습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그걸 가져다 문에 바르거나 창가에 놓아두게요       내가 도착하게 되면 그 나라의 나뭇잎들을 흔들어서     내가 알아볼 수 있게 해주겠어요?     그럼 나도 갈 때 한 장씩 모아서 가겠습니다     나도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그 이파리들을 어떻게든 흔들어 볼게요     아마도 내가 가져가는 나뭇잎은 납작해져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그럼 외 1편
이병률 / 201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