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호 / 김인영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19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적층(積層)의 형태     김인영           이수진, 「마른 익사」(《문장 웹진》, 6월호)를 읽고.       한 인간의 모든 순간은 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크고 선명하거나 미미해서 티가 나지 않거나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족과 개인사가 분리될 수 없듯 이 흔적들은 유전(遺傳)처럼[…]

7월호
김인영 / 2019-07-01
외출 / 장희원

[단편소설]     외출     장희원           나는 정우를 데리고 청계천 끝자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며칠 동안 찌는 듯한 폭염이 계속되는가 싶더니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열이 채 기화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폭우. 그 특유의 눅눅함과 더운 기운 때문에 어디를 가도 머리가 무거웠고 물비린내가 났다. 마치 물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잠시 어둑한 다리 아래에서 우산을 쓴 채 건너편 사람들을 구경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나 연인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이 조형물을 찍거나 광장 아래로 내려와 불어난 냇물을 구경했다. 대부분 여과기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물줄기를 잠깐 보다 금세 자리를[…]

외출
장희원 / 2019-07-01
빛의 다락 외 1편 / 최현우

[신작시]     빛의 다락     최현우           절박해 보여     아니, 배가 고픈가?       저 눈동자는     아래로 흐르려나       지겨워 보여     재미없나?       그런 건 아니래     미안하다며 돌아간다       너무 많은 시를 쓰느라     마음을 잃었구나       서글퍼 보여     아니, 이젠 믿음이 없나?       말조심해     증오와 긍휼을 착각하는 자야       닳아 없어지는 생활에     지문이 궤적을 남긴다     이걸로는 아무것도 씻을 수 없지       저 찰기 없이 마른 손바닥을 봐     수많은[…]

빛의 다락 외 1편
최현우 / 2019-07-01
담배 / 함지연

[단편소설]     담배     함지연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나는 눌린 두부와 대파 한 단과 치자를 샀어요. 어머님이 사오라고 하신 모든 것을 이미 샀어요. 오늘은 운이 좋았죠. 명절 전날이면 어머님이 늘 가는 단골 두부가게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지요. 가게에서 직접 콩을 삶아 만드는 두부는 맛이 좋아요. 다른 동네로 이사 간 어떤 사람이 일부러 와서 두부를 몇 모씩 사간다고 두부가게 여자가 떠드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막 나온 두부는 썰어서 그냥 부치기만 해도 고소하고 담백하죠. 입 짧은 민이도[…]

담배
함지연 / 2019-07-01
남편과 사파리 파크와 ‘산 자들’ / 이지은

[문학리뷰(소설)]     남편과 사파리 파크와 '산 자들' – 장강명의 「대기 발령」, 「음악의 가격(~2019)」, 「알바생 자르기」1)     이지은           1. '산 자들'과 '살게 하는 자'     그간 장강명의 단편은 신자유주의 체제 하 '산 자'와 '죽은 자'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처해 있는 조건을 다루어 왔다. 지난 계절 발표한 「대기 발령」과 「음악의 가격(~2019)」 역시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대기업의 자회사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불안과 예술노동의 가격 하락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살게 내버려두거나 죽게 하는' 주권 권력에서 '죽게 내버려두거나 살게 하는' 생명권력(bio-power)으로 통치술이 변화했다는 푸코의 지적은 널리 회자되었다. 기본값이[…]

남편과 사파리 파크와 ‘산 자들’
이지은 / 2019-07-01
단어가 내려온다 / 오정연

[글틴스페셜]     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오늘도 단어는 내리지 않을 모양이었다.     화성에 도착하고 일주일. 매일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실눈부터 떠보지만 끝내 실망하며 잠드는 나날이었다. 화성 궤도 진입 직전 최서연이 지구에서 지학 소식을 알려 왔다. 이로써 우리 반에서 단어가 내리지 않은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다. 아니, 사실 나는 이미 우리 반도 아니었다. 평생 평균 이하 그룹에 속했던 기억이 없는 내가 그렇게 된 것은 내가 '여기' 있기 때문 아니었을까. 물리적, 심리적, 언어적 환경이 갑작스럽게 변했기 때문에 생긴 지연 현상이라고밖에는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___________________      […]

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 2019-07-01
남은 사람이 남은 방 외 1편 / 희음

[신작시]     남은 사람이 남은 방     희음           아이가 물었다     하나가 된다는 게 뭐야?       아이의 할머니는 개를 바라봤다     개는 오랜 잠으로 코가 말라가고 있었다     산책할 때가 됐는데······       아이는 또 물었다     하나가 된다는 건 뭐야?       당장 바깥에 못 나가면 어떨 것 같아?     할머니는 되물었고     아이는 지금은 밤이라 했다     자기는 깜깜한 게 싫다고도 했다       할머니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했다     늙어서도 죽고 외로워서도 죽고     너무 사랑해서 죽기도 하지만  […]

남은 사람이 남은 방 외 1편
희음 / 2019-07-01
7월호 / 김인영

[커버스토리] ※ 기획의 말 2019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적층(積層)의 형태     김인영           이수진, 「마른 익사」(《문장 웹진》, 6월호)를 읽고.       한 인간의 모든 순간은 어떤 형태로든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크고 선명하거나 미미해서 티가 나지 않거나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족과 개인사가 분리될 수 없듯 이 흔적들은 유전(遺傳)처럼[…]

7월호
김인영 /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