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대담 7회 — 문단권력과 익명의 평론가들 / 김남숙 외

[익명대담]     익명대담 7회 — 문단권력과 익명의 평론가들     ㅇ 기획 : 《문장 웹진》 청년 작가 간사(김남숙 소설가, 양안다 시인)       이번 익명대담에서도 앞서 말했듯이 문단권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동안 신인 작가들이 대담에 주로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신인 평론가들을 모셨다. 할 말이 많을 것을 예상했고 정말로 그간 익명대담과 비교하여 가장 긴 시간 동안 대담을 나눴다. 전문을 실을 수는 없었지만, 김남숙과 양안다는 적절히 덜어내는 것으로 그들의 발언이 잘 전달되기를 바랐다.   이번 대담 역시 지난 대담처럼 시간적 순서대로 옮겨 놓았다. 섭외부터 일정 조율, 그리고 수정까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익명대담 7회 — 문단권력과 익명의 평론가들
김남숙 외 / 2019-07-08
전태일기념관에서 바라본 청계천 외 1편 / 김사이

[신작시]     전태일기념관에서 바라본 청계천     김사이           초록이 흐드러진 하늘 아래     햇살과 바람이 꼬리를 물고 춤을 춘다     가슴 찡하도록 고요한     또 하나의 봄이 흘러간다       물결 따라 까르륵 굽이치는 웃음소리     신기루 같은 몽롱한 시간     간절히 바라도 오지 않을 내일 같은     지난날 놓쳐버린 희망 같기도 한       누군가의 분노는 다른 누군가의 평화를 지키고     어떤 누군가는 다른 어떤 누군가의 길을 만들고     앞선 누군가의 죽음은 나를 살게 하며     위태로운 오늘이 오늘을 지나가는데       나는 누구를[…]

전태일기념관에서 바라본 청계천 외 1편
김사이 / 2019-07-01
생각이 든 사탕 외 1편 / 김중일

[신작시]     생각이 든 사탕     김중일           그림자를 커튼처럼 열어젖히면     비가 오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창틀에 참새 한 마리가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그 비를 다 맞고 있다     세찬 비에도 차가운 창문은 무사했다, 오늘도 깨지기는커녕     조금도 녹지 않았다       바람이, 빗방울이 돌기처럼 돋은 길고 거대한 혀처럼     세상의 모든 창문들을 동시에 핥고 있다     바람은 창문이 어떤 맛일까     창문은 오늘도 녹지 않았다     대신 반으로 쩍 쪼개지듯, 창문이 열리고 네가 얼굴을 드러낸다     너의 머리는 금세 젖는다     바람의[…]

생각이 든 사탕 외 1편
김중일 / 2019-07-01
목소리는 다 새 외 1편 / 신용목

[신작시]     목소리는 다 새     신용목           잠에서 깼는데, 가슴에 깃털이 하나 붙어 있다. 어디서 묻혀온 것인가.     꿈은 날개가 있어서 어디든 내려앉을 자리가 필요했는데, 하필 몸인가.       호수인가.       아침마다 하얗게 지워지는 꿈을 생각하면 푸른 호수를 헤엄치는 흰 새의 그림자 같기도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듯     호수를 깨뜨릴 수는 없으니까,       웅덩이쯤이면 어떨까. 오늘 같은 날 해는 하루 종일 웅덩이를 깨뜨린다.     조금씩       늙어 간다.       사람들이 하나씩의 웅덩이라면 비온 뒤 바닥에 고인 물이라면, 여름 폭우와[…]

목소리는 다 새 외 1편
신용목 / 2019-07-01
인물과 식물 / 류시은

[단편소설]     인물과 식물     류시은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1.     이제 소형은 더 이상 타냐를 생각하지 않았다.     엘우디, 컬럼나리스, 이본느, 반펠츠블루…… 2년생에서 3년생 사이의 사이프러스 묘목들과 씨앗부터 키워 아직 목질화 되지 않은 잣나무와 가문비나무 새싹들. 그 바늘처럼 가느다란 잎들이 타냐의 빈자리를 촘촘히 메워 주었으니까. 하늘로 솟구치는 줄기와 바람에 가지런히 일렁이는 이파리들. 어둔 밤 멀리서 바라보면 교회의 지붕인지 원추형 교목인지 언뜻 구별되지 않는 첨탑 같은 실루엣. 그런 웅장한 생물의 유년을 창가에 두고 볼 수 있다는[…]

인물과 식물
류시은 / 2019-07-01
크리스마스 택배 / 서동욱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택배     서동욱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택배       나는 박스 하나를 가리켰다.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요?     받는 사람 칸에는 낯선 주소가 적혀 있었다. ××리. 점장 형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데가 있어?     그해 겨울, 우리는 내내 박스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테이프를 붙이고 화물분류법에 따라 박스들을 나누고 마지막으로 주소를 한 번 더 확인한 다음 트럭에 실어 나르는 일이었다. 희한한 일이었다. 매일 쉬지 않고 일을 하는데도 산처럼 쌓인 박스들이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크리스마스 택배
서동욱 / 2019-07-01
소란(騷亂) 외 1편 / 이기록

[신작시]     소란(騷亂)     이기록           귀가 왼쪽으로 흐를 때 그들은     매일 국수집에 들러 한 움큼의 머리카락을 쏟아 놓고     떠났다 기댄 뼈들이 갇혀     무너졌다 몸을 가릴 만한 순간을 만들기 위해     쉴 곳을 찾아 헤맬 때       가장 완벽한 모자를 쓰고 눈들이 걸어왔다 정면을 바라보는     순간을 기록했다 놓친 시간들이 웅성거렸다 뒷모습은     언제나 눈을 뜨고 있었다       수컷들은 수컷다웠지만     암컷들은 암컷다웠다 유리들은 소란스러웠다 오래     기다려야 했다 두 개의 손가락을 걸어 두었다 걸음을 따라       눈들이 돌아갔다[…]

소란(騷亂) 외 1편
이기록 / 2019-07-01
너도바람꽃 외 1편 / 장문석

[신작시]     너도바람꽃     장문석           마땅히 네게 죄를 묻겠다     그래서 네 앞에 낮은 자세로 앉은 것이다     이실직고하렷다!     네 도대체 무슨 연고로     요렇게 요염한 바람개비로 서 있는 게냐     원앙금침 화사한 침실도 아니고     마을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진     이 바람 부는 외진 등성에서     다짜고짜 길손의 바지춤을 잡아채는 게냐     바위의 뒷덜미엔 아직도 잔설이 차거늘     이런 궁벽한 곳에서 연분을 짓자는 게냐     네 정녕 바람이 난 게 분명쿠나     그 연유 알 만하다 조그마한     입김에도 이리 살랑 눈웃음 도는[…]

너도바람꽃 외 1편
장문석 / 2019-07-01
도둑맞은 반지 / 오선호

[단편소설]     도둑맞은 반지     오선호           "반지가 없어졌어. 다이아몬드. 할머니가 엄마한테 물려주신 거."     정훈과 삼 년째 만나고 있는 나는 그가 그런 반지를 가졌다는 사실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무방비 상태에서 한꺼번에 알게 되었다. 이어질 말을 잠시 기다렸다. 그는 자신의 왼팔을 베고 누워 있는 나를 슬쩍 보더니 다시 눈길을 돌렸다. "집 안에서 받았고 어디로 들고 나간 적이 없는데 말이지." 얘기가 여기서 끝나면 곤란하다. 나는 더 기다렸다. 그 반지를 나한테 줄 게 아니라면 나는 그런 반지의 존재조차 몰라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한? 정훈은 말없이 눈으로 천장을 훑고[…]

도둑맞은 반지
오선호 / 2019-07-01
책방곡곡 춘천 서툰책방 1편 ―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날에 ‘꽈배기의 멋’ / 정승희

[독자모임-책방곡곡]     책방곡곡 춘천 서툰책방 1편 ―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날에 '꽈배기의 멋'     사회/원고정리 : 정승희 참여 : 한주석, 김상아, 박은솔, 조성윤           어떤 작가를 좋아하세요, 혹은 어떤 책을 가장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콕 집어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그때그때마다 좋아하는 책과 작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을 두루 읽고, 대개 지금 읽고 있는 책과 그 책을 쓴 작가를 사랑한다. 특정한 작가를 아주 좋아하거나, 어떤 책을 특별히 더 많이 좋아하지는 않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우물쭈물하게 되는데, 결국 그 순간 떠오르는[…]

책방곡곡 춘천 서툰책방 1편 ―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날에 ‘꽈배기의 멋’
정승희 / 201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