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눈으로 변할 때 사랑의 위험한 이쪽이 탄생한다 외 1편 / 김윤이

[신작시]     물이 눈으로 변할 때 사랑의 위험한 이쪽이 탄생한다     김윤이           ‘고대문명인 마야 제국 티칼 유적지에는 태양왕 신전에 얽힌 일화가 있다. 태양왕이 살아생전에 사랑한 왕비를 위해 자신의 신전과 마주하게 그녀의 신전을 짓고, 자신도 신전 밑에 묻혔다. 그리하여 매년 낮밤 길이가 같아지는 날 두 신전은 하나의 그림자가 된다.’       ‘고대문명인 마야 제국 티칼 유적지에는……’ 첫머리를 눈으로만 따라 읽네. 태양이 내리쬐는 원고에서 눈을 떼면, 이층, 삼층, 사층 지금 이곳은 눈으로 바뀐 세상이네. 불현듯 쓰던 원고를 박차고 나가네. 나는 눈송이로 별 모양을 말하던 당신을 생각하네.[…]

물이 눈으로 변할 때 사랑의 위험한 이쪽이 탄생한다 외 1편
김윤이 / 2018-01-01
10센티 일몰 외 1편 / 임곤택

[신작시]     10센티 일몰     임곤택       너는 연습 중 담배연기는 얼굴로 되돌아온다   하늘은 빨갛고 달리는 사람들은 조금 더 빨갛고 오늘은 나중에게 물러서지 않기를   아이를 땅에 묻은 검둥이 부부는 동전 한 개를 그 위에 던져 넣는다   너의 말이, 여기 적는 글자들이 낱낱이 혼자이기를 혼자들이 배를 만들고 게으르게 연명하기를   10센티 남은 일몰 버려진 가옥 퇴색한 페인트가 집일 때   이것들 다 혼자일 때 잔인한 好意 없이 죄 없이 다음 없이 혼자일 때                      […]

10센티 일몰 외 1편
임곤택 / 2018-01-01
상황의 발견 / 김선재

[단편소설]     상황의 발견     김선재           종이 흔들린다. 갑자기 갈라진 틈처럼 문이 열린다. 남자는 튀어 오르듯 자리에서 일어선다. 열린 문 사이로 몇 가닥의 눈발과 남색 후드와 흰 운동화가 보이는가 싶더니 가방을 멘 누군가가 들어온다. 다가오는 낯선 방문객의 어깨와 정수리에 내려앉았던 눈이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진다. 축축하고 서늘한 냄새가 끼친다. 남자는 말없이 방문객을 바라보고 방문객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한다.     “예약했는데요.”     앳된 목소리이다. 뒤집어쓴 후드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방문객은 소녀가 분명하다. 남자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인다. 예약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황의 발견
김선재 / 2018-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