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써내려가는 소설가 / 서희원

[커버스토리]     음악을 써내려가는 소설가 소설가의 일, 음악가의 일     서희원                  우리 시대에 사라져 가는 직업 중 하나는 DJ(Disk Jockey)이다. 아직도 라디오는 24시간 방송되고 있고, 클럽은 “현대 음율 속에서/순간 속에 보이는/너의 새로운 춤에/마음을 뺏긴”1) 청년들로 불야성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음악적 지식을 통해 다양한 음반에서 좋은 노래를 선별하고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청취자들의 취향을 이끌던 그런 음악 전문가로서의 DJ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방송에 등장하는 라디오 DJ는 선곡보다는 대화와 진행을 위주로 하는 MC에 가깝고, 클럽의 DJ는 여러 가지 노래를 조합해 새로운 브리콜라주적[…]

음악을 써내려가는 소설가
서희원 / 2018-04-01
비워진 우주의 대기자들 / 임승훈

[소설]     비워진 우주의 대기자들     임승훈           누나.       *     창백한 여자는 말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7년의 어둠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즈제엔 어둠이 없어요. 어둠으로 들어가려면 굴을 파고 들어가야 해요. 즈제에서 어둠은 언제나 일시적인 것이었어요.”     꼽추가 말했다.     “그곳에서는 아무리 죽어도 다시 살아날 것만 같았다. 아무리 살아 있어도 언젠가 죽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궤도 진입 예정입니다. 궤도 진입 예정입니다.”     오르트 구름대 특유의 진동이 잦아들자마자 크루잎(초고성능연산장치)은 경고 메시지를 반복했다. 그와 동시에 므스느그흠의 우측에 있는 대형[…]

비워진 우주의 대기자들
임승훈 / 2018-04-01
불온하고 장난스런 노이즈 / 송효정

[비평in문학]       ‘여성, 노동’같은 전통적인 주제에서 시작해 ‘문체, 주체’와 같은 비평 키워드나 ‘번역, 상호텍스트성’같은 문학적 키워드, ‘환상, 무의식’같은 인접학문 그리고 ‘빅데이터, 가상현실’같은 미래용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학의 키워드는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비평in문학]의 새로운 비평 기획입니다.     불온하고 장난스런 노이즈     송효정             1.     근래 사실주의적 사회영화들에서 사실성, 역사,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이란 굳건한 미덕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보인다. 광장과 법정은 최근 한국 영화에서 민주적 가치와 정의가 탐문되는 상징적 장소가 되었다. 광우병 촛불집회(2008)와 광화문 촛불집회(2016-2017)를 경유한 광장의 정치는 공론장에서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갈망을[…]

불온하고 장난스런 노이즈
송효정 / 2018-04-01
로봇 단테 1 / 임어진

[글틴스페셜 – 동화]     로봇 단테 1     임어진               “어서 와라. 단테 1호. 수명호 승선을 환영한다.”     장 회장은 은발을 한 손으로 쓸어올리며 경쾌한 걸음으로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 노인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탄탄한 몸이었다. 단테는 집무실 입구에서 단정하게 목례를 하고 장 회장이 권하는 소파로 가 앉았다. 장 회장의 우주선에 탑승하게 된 건 가히 가문의 영광이었다. 로봇이 자기를 만든 제조회사를 가문이라고 여겨도 좋다면 말이다.     “집무실이 고딕식 분위기가 나는군요. 회장님 취향을 조금 알겠어요.”     “그래? 하하하. 듣던 대로 감성이 뛰어나군. 생긴 것도 멋지고.[…]

로봇 단테 1
임어진 / 2018-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