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정원 하나씩을 가꾼다 / 백민석

[단편소설]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정원 하나씩을 가꾼다     백민석         내행랑 근처를 지나다 보니 아빠가 논문을 쓰는 소리가 들린다. 키보드의 키를 연달아 때리는 타격음이 하나로 붙어 와글거리며 흘러가는 정원 시냇물 소리처럼 들린다. 오늘도 아빠는 논문을 완성하느라 내행랑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 안 그래, 하고 긍정과 부정을 반복하는 아빠 목소리가 들린다.     틀렸어, 안 틀렸어, 하고 다시 부정과 긍정을 반복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옳아, 맞았어, 글렀어, 망했네, 하고 긍정과 긍정, 부정과 부정을 반복하는 목소리도 연이어서 들린다.     아빠 목소리가 키보드 와글거리는 시냇물 소리와 함께 내행랑 주변을[…]

인간은 누구나 마음속에 정원 하나씩을 가꾼다
백민석 / 2017-01-01
중경삼림(重慶森林) 외 1편 / 장이지

  [신작시]     중경삼림(重慶森林)*     장이지     마음이 사물이 되는 순간이 있어요. 사물이 되어서 만지면 아픈 날이 있어요. 세탁기가 울어서 방에 홍수가 나고 인형은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는 날이 꼭 있어요.   방이 눅눅한 마음일 때 방에 틀어박혀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왕자웨이(王家衛) 영화를 보죠.   금색 가발을 쓰고 선글라스를 끼고 트렌치코트를 입고 린칭샤(林靑霞)가 인도인들을 총으로 쏴 마구 죽일 때, 내 친구는 조금 겁먹은 표정을 짓지만…….   쫄지 마, 바보야. 린칭샤는 센 역을 많이 했지만 그건 변장일 뿐. 경찰 223이 호텔방에서 잠든 그녀의 신발을 벗겨줄 때 고단한[…]

중경삼림(重慶森林) 외 1편
장이지 / 2017-01-01
착하고 좋은 사람들 외 1편 / 신용목

  [신작시]     착하고 좋은 사람들     신용목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죽음이 한꺼번에 태어날 필요가 있나? 아직 살아 있는 자들을 대신해 시들어가는 국화꽃 옆에서     둘은 싸운다.     좀 따뜻하게 안아주고 갈아주면 안 돼? 갓난쟁이면, 죽음도 여리고 가냘프니까.     둘은 우는데, 죽음은 죽지도 않아. 영생을 창조할 줄 아는 자에게 신은 말 걸지 않는다.       너무 투명해서 어두워지는 밤처럼       바다를 바다로 메울 만큼 비가 와.       망각은 돌잡이로 무얼 잡을까? 실타래는 쓸모가 없고 마이크면 좋겠다. 크게 떠들며, 둘은 웃는다.       비[…]

착하고 좋은 사람들 외 1편
신용목 / 201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