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人 詩 爲 (일인시위) ‘미세먼지’ / Poetic Justice

[기획]   포에트리 슬램이란?   시를 쓴 후 이를 슬램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 2차 대전 이후 시인과 래퍼들이 이를 세상을 향한 발화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미세먼지’ – Poetic Justice           황사마스크를 쓴 무하마드 알리   김경주     1 “나는 악어와 레슬링을 했고 고래와 몸싸움을 했다. 번개를 붙잡아 수갑을 채웠고, 천둥은 감옥에 집어넣었다. 바로 지난주에는 바위를 죽였고, 돌멩이를 다치게 했으며, 벽돌은 응급실로 보냈다. 나는 정말 잔인하다.” 이건 무하마드 알리가 한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무하마드 알리도 비가[…]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미세먼지’
Poetic Justice / 2017-06-09
가문비나무 숲, 문장(文章)의 뿌리들 / 김지녀

[‘문장의 소리’ 500회 특집]     가문비나무 숲, 문장(文章)의 뿌리들     김지녀(시인)           SINCE 2005     2005년 5월 30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문장의 소리’가 2017년 5월 27일 500회를 맞았다. 햇수로 13년. 문학 라디오 방송 ‘문장의 소리’는 온-에어(ON-AIR)이다. 500회에 이르는 동안,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아 독자(청취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그 모습 그대로 ‘문장의 소리’는 더 넓어지고 높아졌다. 작가들이 건너온 수많은 계절과 날씨, 혹독한 고독과 자기반성의 시간들이 모여 ‘문장의 소리’도 나이테가 제법 굵어졌다. 가문비나무 숲처럼, 그늘이 더 깊어졌다. 한 편의 시,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기까지 그러니까 작가의 나이테 하나가 생기기까지[…]

가문비나무 숲, 문장(文章)의 뿌리들
김지녀 / 2017-06-01
트랙을 도는 여자들 / 차현지

[단편소설]     트랙을 도는 여자들     차현지             303호가 나간대.     요즘 머리숱이 빠져 큰일이라는 사장님의 정수리 부근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흘러나온 말이었다. 름이가 사는 빌라에서 한 블록을 지나쳐 왼쪽 모퉁이에 있는 지구인 슈퍼 앞에 나란히 서서 갈아 만든 배 주스를 마시던 중이었다. 햇살이 정수리 중앙보다 약간 비낀 채로 쏟아졌다. 사장님은 파라솔 안쪽으로 들어오라며 손짓을 했지만 름이는 괜찮다며 멀찌감치 서 있었다. 아이스크림 냉동고 팬 밖으로 내뱉는 뜨거운 바람이 계속 정강이를 달구었다. 일백 퍼센트 과즙이라는데, 그러기엔 너무 달지 않아? 내가 저녁마다 끼니를 챙기고 나면 무조건[…]

트랙을 도는 여자들
차현지 / 2017-06-01
우리는 게임을 한다 – 언더테일 1 / 염성진

[serialization]     우리는 게임을 한다 – 언더테일 1     염성진         이야기의 체험       우리가 게임을 평가할 때 꼽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흔히 게임성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굉장히 모호한 단어이다. ‘여타 게임에 비해 그래픽의 질은 떨어지지만 게임성은 뒤지지 않는다’,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의 게임이지만 한번 접하면 그 게임성에 빠져들게 된다’ 등의 평가들은 게임이 굴러가는 방식인 시스템과 장르에 대한 총체적인 의견인 경우가 많다.     반면 서사는 어떨까. 게임의 서사, 즉 스토리도 이것에 포함될 때가 많지만, 우리는 스토리가 좋은 게임을 표현할 때 ‘한 편의 영화 같은[…]

우리는 게임을 한다 - 언더테일 1
염성진 / 2017-06-01
시를 보이는 일, 시를 쓴단 걸 보이는 일 / 박재희

[글틴 스페셜_에세이]     시를 보이는 일, 시를 쓴단 걸 보이는 일     박재희         어쩌다 시를 쓰게 된 지 막 일 년 가량이 된 습작생에겐, 시평이 조금 간절해졌다. 그 간절함 안에는 뭔가 단점을 지적받고 더 나아지고 싶다는 마음과 그래도 이정도면 칭찬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우쭐거림이 반쯤 뒤엉켜 있었을 테다.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그 고민과 답변들 자체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어느 사이트에 올라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간절해진 시평이 그곳에서 가능하겠다는 것도 이내 곧 알게 되었다.   알게 된 직후[…]

시를 보이는 일, 시를 쓴단 걸 보이는 일
박재희 / 2017-06-01
슬픈 모더니즘―모세이자 아론인 / 함성호

[커버스토리]     슬픈 모더니즘―모세이자 아론인     함 성 호             어느 날 신은 모세를 부른다. 이집트에 살고 있는 히브리인들을 데리고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떠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모세는 저어한다. “나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모세의 까닭이었다. 모세는 아마도 어눌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사유형 인간이었고, 그래서 신은 그의 형 아론에게 히브리인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긴다. 이렇게 해서 말을 하는 자와 생각하는 자가 분리되면서, 저 황금 송아지의 파국이 마련된다. 왜 신은 한 사람에게 말과 사유를 같이 주지 않았던가? 신은 때때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슬픈 모더니즘―모세이자 아론인
함성호 / 2017-06-01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 이주란

[단편소설]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이주란             살던 집을 정리하고 8개월 전 전남 장흥으로 내려간 조수영은 대선을 치르고 난 다음날 동생 조지영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수영은 남자 친구와 단둘이 장례를 치르고 그를 먼저 내려 보낸 뒤 조지영의 방을 정리하기 위해 경기도 김포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으로 갔다. 조수영은 집주인에게 거짓말로 상황을 설명한 뒤 비상 열쇠를 받아 조지영의 방에서 나흘간 머물렀는데 하루 이틀을 온몸이 가려워 긁느라 고생했다. 팔이나 다리뿐만 아니라 손바닥까지 가려웠고 아무리 긁어도 시원하지 않았다.       조수영이 동생이 살던 방에[…]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이주란 / 2017-06-01
굴욕 외 1편 / 최규승

[신작시]     굴욕     최규승             1     너는 가만히 있다 공항행 버스는 도착하지 않는다 너는 아직 식지 않은 커피와 마주 앉아 있다 멀리 강물이 흐른다 가끔 물결에 부서지는 달빛을 따라 너는 흘러가고 있다 떠난다는 것은 마음뿐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버스는 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떠난다 너는 비로소 캐리어 손잡이를 잡고 생각한다 냉정하라, 오, 냉정해라, 모든 교통편이 취소되었고 공항으로 가는 길은 모두 폐쇄되었다 길가 아스팔트 위 갖가지 검은 속옷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한 여자가 울고 있다 여자는 어떤 속옷도 고르지 못하고 무릎으로 몸을 받친 채 움직이지[…]

굴욕 외 1편
최규승 / 2017-06-01
어린 사람 / 서윤호

[글틴 스페셜_에세이]     어린 사람     서윤호             학교에 들어갈 즈음이 되었을 때, 나는 장차 시인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집에는 시집이 몇 권 있었다. 초등학교 학년별로 읽어야 할 동시를 정리한 시집부터 유명한 시들을 묶어 놓은 선집도 있었다. 나는 학교가 일찍 파할 때면 그 책들을 뒤적거리곤 했다. 그즈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처음 읽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경이로움이 반가웠다. 몇 번을 되새겨 읽었다. 아마 그때부터 이 정도 시는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 자라났던 것 같다.     가끔 학교에서는[…]

어린 사람
서윤호 / 2017-06-01
흘러내리는 외 1편 / 이다희

[신작시]     흘러내리는     이다희             구석구석 방청소를 한다. 청소는 빼기에 가깝다. 빼기는 청소와 다르지만. 청소를 하는 사람은 무언가를 빼고 있는 사람이다. 방에 없던 먼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누워 있는 책들을 세워놓고 쌓인 책들은 바닥에 내려놓았다. 바닥은 사각형이다. 정확히 사각형이라 할 수 없지만 사각형이라 말할 수 있다. 먼지는 어디에나 있지만 쓸어내리는 순간 자잘한 검은 구름처럼 보인다. 구석에는 어김없이 구름이 보인다.       책의 모든 면에 먼지는 달라붙는다. 수평과 수직이 없다. 책의 모든 페이지를 이어붙인다면 먼지로 가장 긴 구름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흘러내리는 외 1편
이다희 / 2017-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