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 人 詩 爲 (일인시위) '계란파동' / Poetic Justice

[기획]   포에트리 슬램이란?   시를 쓴 후 이를 슬램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 2차 대전 이후 시인과 래퍼들이 이를 세상을 향한 발화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계란파동' – Poetic Justice           동물 전시회   Jake     (조류 독감에 관하여)   나는 내가 육체를 떠났던 적을 이야기 하고 싶다. 튜브를 통해 팔 안에 흰 세계가 발성했다. 병원에 있었다고 말 할 수도 있고 병원 밖에 있었다고 말 할 수도 있겠다. 몸짓 없는 내 몸통은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었지만[…]

一 人 詩 爲 (일인시위) '계란파동'
Poetic Justice / 2017-03-02
여기 없는 모든 것 / 기준영

[단편소설]     여기 없는 모든 것     기준영         주말 오후 네 시경이 되어 그들은 쇼핑몰 내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섰다. 인주는 맥주를, 이석은 무알콜 칵테일을 한 잔씩 주문해 받아들고는 빈자리를 찾아 실내를 둘러봤다. 폭이 좁은 공용 테이블의 가장자리 좌석만이 비어 있기에 그들은 그리로 갔다. 나란히 앉은 한 커플과 마주 보는 자리였다. 커플은 말끝마다 서로를 ‘여보’라고 불러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부인 듯했다. 남편은 졸음에 겨운 표정으로 손등에 턱을 괴었고, 아내는 그런 남편의 앞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팬지와 오로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인주는 그게 이 부부가 기르는[…]

여기 없는 모든 것
기준영 / 2017-03-01
연금생활자와 그의 아들 / 오현종

[단편소설]     연금생활자와 그의 아들     오현종     1     무대 위에서 햄릿을 연기하다 객석에서 나를 닮은 얼굴을 보았다. 무대 위로 햄릿의 죽은 아버지가 등장한 직후였다. 좁은 객석을 짓누른 어둠 속에서 나를 닮은 얼굴을 목도한 순간 흠칫 목덜미를 떨었고, 외줄을 타면서도 줄줄 읊을 만큼 외운 대사를 몇 번이고 놓쳐버릴 뻔했다. 어둠에 감싸인 얼굴은 흐릿해서 불명료했지만, 그것이 내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았다. 꿈속에서 나를 보았을 때, 이목구비를 살피지 않고도 그게 나라는 걸, 어느 누구도 아닌 나일 수밖에 없다는 걸 자연스레 알듯이.     1막이 끝날 때까지는 객석을 바라보지 않으려[…]

연금생활자와 그의 아들
오현종 / 2017-03-01
[에세이] 모두의 방, 모두의 봄 / 전석순

[기획 에세이]     모두의 방, 모두의 봄     전석순         2월 15일에는 며칠간 온몸을 단단히 움켜쥐던 추위가 다소 느슨해졌다. 기지개를 켜는 사람도 있었고 미뤘던 외출을 서두르는 사람도 있었다. 누군가는 서둘러 올해의 봄을 짐작해 보기도 했다. 한껏 온화해진 날씨보다 조금 더 따뜻한 공간에서라면 짐작은 더 짙어졌다. 어쩌면 이날 서울 프린스 호텔 2층 프리미엄패스 라운지에 모인 사람들은 미리 봄을 엿본 기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일에 대한 나지막한 이야기와 나긋한 목소리로 이어지는 노래 그리고 그사이 내내 맴돌던 커피 향은 봄을 짐작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각자 떠올렸던 봄은 어느 순간[…]

[에세이] 모두의 방, 모두의 봄
전석순 / 2017-03-01
나무의 일 외 1편 / 오은

[신작시]     나무의 일     오은         나무가 책상이 되는 일     잘리고 구멍이 뚫리고 못이 박히고     낯선 부위와 마주하는 일     모서리를 갖는 일       나무가 침대가 되는 일     나를 지우면서 너를 드러내는 일     나를 비우면서 너를 채우는 일     부피를 갖는 일       나무가 합판이 되는 일     나무가 종이가 되는 일     점점 얇아지는 일       나무가 연필이 되는 일     더 날카로워지는 일       종이가 된 나무가     연필이 된 나무와 만나는 일     밤새[…]

나무의 일 외 1편
오은 / 2017-03-01
시간이 멈춘 듯이 외 1편 / 이민하

[신작시]     시간이 멈춘 듯이     이 민 하     달리던 기차에서 와르르 얼굴들이 쏟아지듯이   저녁 길에 터져 버린 과일 봉지에서 굴러가 버린 동그란 것들을 어디선가 불쑥 알아볼 수 있을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손을 적신 단물이 빠질 때까지   새벽의 대합실에서 토요일의 거리에서 기다림이 꽉 찬 빈방에서   낡은 가방을 들고 벌을 받듯이 고자질을 한 입이 다물어지지 않듯이   끝난 겨울과 시작되는 겨울이 불을 끄고 마주 앉아서 일 년을 혀로 핥았는데 녹지 않는 케이크라면 그 위에 꽂혀 있는   플라스틱 꽃불들은 누구의 피켓일까 아니면[…]

시간이 멈춘 듯이 외 1편
이민하 / 2017-03-01
조의 방 / 박상영

[단편소설]     조의 방     박상영         일을 마친 후 창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검은 유리창에 바니의 얼굴이 비쳤다. 노란 가발이 땀에 젖어 이마에 엉겨 붙어 있었다. 붉은 눈, 토끼 머리띠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이제는 꽤 익숙했다. 콘솔 위에 올려놓았던 아이스커피를 들이켰다. 그래도 갈증이 가시지 않아 안에 있는 얼음까지 모조리 씹어 먹었다. 찬 커피를 마시고 나면 비로소 일이 끝났다는 기분이 들었다. 일을 마친 후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게 습관처럼 굳었다.     남자가 몸을 뒤척이며 신음소리를 냈다. 침대 머리에 걸어 놓은 수갑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가방에서 열쇠를[…]

조의 방
박상영 / 2017-03-01
돌의 기억 외 1편 / 최호빈

[신작시]     돌의 기억     최호빈         창문을 기웃거리는 사람처럼 돌을 본다     돌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를 본다     돌은 어쩌면 땅을 딛고 있는 딱딱한 물       물고기는     돌처럼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헤엄은 계속되고 있다     빛을 피해     조금씩 물고기가 얼굴의 위치를 옮기고 있다     그것은     물고기가 돌 속에서 숨 쉬는 이유       물고기는 돌의 주인     네가 돌에 구멍을 뚫자     한 방울의 물이 새어 나오고     물고기가 빠져나온다       물의 마법이 풀린다  […]

돌의 기억 외 1편
최호빈 / 2017-03-01
2016, 페미니즘 오디세이 / 박혜진

[비평in문학]   문장웹진 비평 기획       2017년 3월부터 [비평in문학]에서는 비평적 글쓰기 형식의 다양한 방법을 비평가 자신의 실험을 통해 직접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자유로운 주제로 비평 양식에 대한 이론을 실제 비평으로 실천하는 글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비평의 효용과 기능에 대한 회의를 멈추기 어렵지만, 비평을 읽지 않고 쓰지 않는 문화가 더 낫다 생각할 수 없습니다. 비평의 새로운 정동과 문제의식을 스스로 요청하지만, 그것이 기존의 모든 비평을 폐허로 만든 자리에서만 가능하리라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한국문학 비평의 고답성 혹은 무용함에 대한 비판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앞으로 [비평in문학]은 ‘비평가’로서 어떤 글쓰기를 창안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비평가의 고민을 구체화하는[…]

2016, 페미니즘 오디세이
박혜진 / 2017-03-01
그들의 이해관계 / 임현

[단편소설]     그들의 이해관계     임현     1    한번은 해주가 무얼 보았다고 해서 화를 낸 적이 있었다.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느냐. 보이긴 뭐가 보인다는 거냐. 봐라, 나도 지금 같이 보는데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는 없었는데 나름대로 나도 지쳤던 게 아닐까, 모르는 사이에 내가 해주를 많이 견디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그게 다 뭐였나 되짚어 가다 보면 별의별 게 다 떠오르고, 서운한 것들, 아쉽고 섭섭한 것들, 뭔지 모르게 해주가 마구 우기던 것들만 기억나서 더 화가 났다. 그러다가도 나중에는 좋았던 것, 괜찮았던 것, 해주가[…]

그들의 이해관계
임현 / 2017-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