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목적 /

[기획]     ‘문장의 목적’ – 문학주간 2017과 함께하는 문장웹진 기획행사           문학주간 2017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학단체가 공동 주관하여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전국 지역문학관, 도서관, 문학전문서점에서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한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문학인과 독자뿐 아니라 평소 문학작품을 가까이 접하기 어려웠던 시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축제가 지난 9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문학주간 2017 ‘문학, 감각을 깨우다’ 2017. 9. 1(금)~9. 7(목)     당신은 문학을 어떻게 만나십니까? 때로 어떤 문장은 눈으로 보지만, 어떤 문장은 소리가 되어 들리기도 합니다. 어떤 싯귀는 조심스레[…]

문장의 목적
/ 2017-12-01
봄이 온다 / 김보배

[글틴스페셜-에세이] 2017년 아르코 청소년 창작시대회 ‘너의 시를 보여줘’     봄이 온다     김보배           2017 아르코 청소년 창시대회 '너의 시를 보여줘' 예선     2017 아르코 청소년 창작시대회 '너의 시를 보여줘' 본선         푸른 조명이 홀을 훑는다. 긴장한 얼굴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땅속에 갇힌 씨앗처럼 불완전하고도 투명한 모습으로. 그러나 언제든 튀어나가 잎을 틔울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허희 평론가의 사회로 ‘너의 시를 보여줘’ 본선 무대가 시작 되었다. 열다섯 팀이 본선에 올랐고 모두가 수상의 기회를 얻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기 위해[…]

봄이 온다
김보배 / 2017-12-01
겨울의 왕 외 1편 / 김은주

[신작시]     겨울의 왕     김은주       날이 쨍하다. 독재자의 햇빛을 성기게 찢어 공원에 버린다.   날이 쨍하다. 유물론자의 부스러기들이 벤치를 차지하고 있다.   날이 쨍하다. 녹슨 신문과 어려운 책을 눈싸움시키는 노력이 있다.   날이 쨍하다. 나무를 갉아먹는 곤충의 속도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   날이 쨍하다. 오래전에 죽은 사람들이 모래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중이다.   날이 쨍하다. 카페 창을 등지고 턱을 괸 저 남자는 의욕 없이도 공간을 절약할 줄 안다.   날이 쨍하다. 공복의 식탁에서 올리브와 사과는 실망과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다.   날이 쨍하다. 종말론자는 이[…]

겨울의 왕 외 1편
김은주 / 2017-12-01
一人詩爲(일인시위) ‘디지털증후군’ / Poetic Justice

[기획]   포에트리 슬램이란?   시를 쓴 후 이를 슬램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 2차 대전 이후 시인과 래퍼들이 이를 세상을 향한 발화형태로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一人詩爲(일인시위) ‘ㄷㅣㅈㅣㅌㅓㄹㅈㅡㅇㅎㅜㄱㅜㄴ’ – Poetic Justice             픽셀이 죽었어    디지털 조현병에 대해   제이크   가짜 계정을 만들고 진짜 계정으로 만든 것 같은 비밀 채팅방 초대를 수락한 적 있어? 너의 내면 세계는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고개 들고 감상하는 시늉조차 못하는 도시의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걸작을 그리고선 버린 스프레이 캔 더미 같지만, 네가 세일러문처럼 눈을 크게 뜨고[…]

一人詩爲(일인시위) ‘디지털증후군’
Poetic Justice / 2017-12-01
독자모임 – 한국 소설의 새로운 생태계 / 정홍수 외

[기획]     독자모임 – 한국 소설의 새로운 생태계     참여 : 정홍수(사회, 문학평론가), 장수라, 이영순, 김보배, 김지윤         정홍수 : 오늘 다룰 작품은 여성민 씨의 「하루」(『문장웹진』 11월호), 김태용 씨의 「안개와 잡담ㅡ사운드 에세이0」(『문장웹진』 11월호), 구병모 씨의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창작과비평』 2017년 여름호)입니다. 먼저 구병모 씨의 작품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이 작품은 최근 한국문학을 둘러싸고 SNS라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들을 흥미롭게 포착하면서 문학, 혹은 글쓰기의 장에 도착한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죠. 자기 풍자의 아이러니가 착잡하면서도 만만찮은 깊이를 얻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지윤 : 맞아요. 한참 동안 SNS[…]

독자모임 - 한국 소설의 새로운 생태계
정홍수 외 / 2017-12-01
미투 / 김미수

[단편소설]     미 투     김미수       1           7월 마지막 날의 정오, 햇볕이 뜨거웠다.     기차역에서 내린 나는 역 광장을 지나 큰 길 쪽으로 걸었다. 한참을 걷자 다리 아래로 개천이 흐르는 것이 보였다. 나는 개천으로 연결된 계단을 찾아 내려갔다.     다리 아래 그늘진 곳에서 한 남자가 원반을 던졌다. 골드리트리버가 원반을 찾아 개천을 첨벙거리고 달렸다. 개가 원반을 물고 오자 남자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또다시 원반을 허공으로 던졌다.     이렇게 매일 한 시간씩 운동시켜야 얘가, 관절이 튼튼해져요.     남자는 개를 ‘얘’라고 불렀다. 나는[…]

미투
김미수 / 2017-12-01
우리는 게임을 한다 7 – 나의 게임 이야기 / 염성진

[serialization]     우리는 게임을 한다7 – 나의 게임 이야기     염성진         재미를 찾아서       나는 게임을 한다는 일에 애정이 가득해서, 해오던 게임이 익숙해지면 늘 새로운 게임을 찾고 싶어진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요즘에는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게임이 없다. 애정을 쏟을 게임을 찾기 위해서는 책을 읽을 때처럼 닥치는 대로 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인터넷을 켜고 게임을 찾으려 하면 돌연 머릿속이 멍해진다고 할까. 세상에 게임은 너무나도 많고 재미있는 게임 역시 많을 것이지만 그것을 찾는데 드는 에너지를 소비할 용기가 지금 내게 없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게임을 한다 7 - 나의 게임 이야기
염성진 / 2017-12-01
계몽주의자의 꿈 외 1편 / 우대식

[신작시]     계몽주의자의 꿈     우대식           덩치가 조금은 큰 흑인 레프리가 되어 사각의 링에서 한 세상을 살고 싶다. 푸른색 와이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왼손 검지를 흔들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인자하면서도 근엄하게 타일러 주고 싶다. 링을 어슬렁거리다 표범처럼 날아가 두 선수를 떼어 놓고 좌우 앞뒤 스텝을 바꾸어 가며 싸움을 살피겠다. 사각에 쓰러진 선수에게는 머리를 감싸 안으며 위로를 전하고 싶다. 경기가 끝난 뒤 두 선수의 등을 툭 치며 인사를 건네고 콧수염을 매만지면서 링에 남은 삶과 죽음의 열기를 킁킁대다가 집으로 돌아가겠다. 어느 골목길에서 어깨를 부딪는 소년들에게 고개를[…]

계몽주의자의 꿈 외 1편
우대식 / 2017-12-01
베케이션 빛 외 1편 / 주하림

[신작시]     베케이션 빛     주하림           깨진 글라스가 모래사장에 흩어져있어     타버린 깃털 태양은 탈주하기 좋은 벌판     넘어지면 몸은 어디에 숨길까     다쳤어? 지옥이라는 건 그런 게 아니니까     자고 일어나면 모르는 상처들이 생겨나 꿈속에서는 걷기만 했다     요즘 같은 때는 호수에서 나오기 힘들어     그의 태도 그가 떠난 후 해변으로 도시로 맴도는 패턴       위험하다고 생각 안 해봤어요? 나 위험할 수도 있어요 너 정도는 이길 수 있어 그것은 다른 나를 의미하는 것이겠지 동지가 필요해지면 사랑한다는 말은 얼룩이 된다 너의 시선을 외면할[…]

베케이션 빛 외 1편
주하림 / 2017-12-01
가을의 곡선 / 최민우

[단편소설]     가을의 곡선     최민우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회색 캐리어를 끌고 입국장에 나타난 피아니스트의 검은색 고수머리와 녹색 눈동자에서 술 냄새가 희미하게 풍겼다. 그는 진송이 건넨 명함을 보며 두세 번 더듬거리더니 송, 송, 송, 이라고 노래하듯 중얼거리고는 자기를 크리스티안이라 불러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합니다, 송.”     진송이 크리스티안과 악수하며 여행은 어땠는지 물었다. 그는 주사위처럼 각진 억양의 영어로 좋았다고, 한국 항공사 승무원들이 무척 친절했다고 대답했다.     크리스티안은 40대 중반의 여위고 껑충한 남자로, 에이전시를 통해[…]

가을의 곡선
최민우 / 2017-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