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사람이 있어요 외 1편 / 이원

  [신작시]     안에 사람이 있어요     이원     산 아이 죽은 아이 손을 잡고 뛰어나온다 벌렸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엄마 부르는 뒤가 길어진다 끊어지지 않는다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다닌다 엄마 알처럼 낳는다 엄마 한발이 놓친 한발처럼 기우뚱거린다 빛들이 모여 골목을 만든다 엄마들이 너머에서 뛰어온다 엄마들은 엉키지 않는다 심장은 나눠가질 수 없는 것 골목이 엄마를 먹으면서 해가 진다 뱉어내는 눈동자들이 벽에 박힌다 산 아이 죽은 아이 울지 않고 눈동자를 따라 들어간다 눈동자들이 모여 오돌도돌 떨고 있는 곳을 창이라고 부른다                […]

안에 사람이 있어요 외 1편
이원 / 2016-09-01
[단편소설] 말과 키스 / 김세희

  [단편소설]     말과 키스     김세희         고현진은 대학을 졸업하고 보험회사의 팀 비서로 근무하다 결혼했다. 상대는 계리사였다. 현진이 담당한 부서 소속은 아니지만 같은 층을 써서 자주 마주치던 남자였다. 그녀의 부모님은 보험계리사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앞에 ‘보험’이라는 말이 붙지 않았다면 아마 닭과 관련된 일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녀 인생의 첫 번째 사회생활은 그렇게 사내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면서 막을 내렸다. 결혼을 앞두고 회사를 그만둘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봉 잡았다거나, 얼마 못 갈 거라는. 그때 현진은 스물여섯이었다. 어깨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깔깔대며 말했다. “살아 보고[…]

[단편소설] 말과 키스
김세희 / 2016-09-01
저녁으로 가야겠다 외 1편 / 이성미

  [신작시]     저녁으로 가야겠다     이성미     보랏빛 포도를 먹다가 나는 저녁으로 가야겠다. 그게 좋겠다. 낮은 덥고 빛이 너무 많아서 시끄러워. 작은 소리들이 들리지 않고 어두운 동그라미도 없지.   보랏빛 포도알을 입에 물고 나는 저녁으로 가야겠다. 날갯짓을 하자. 펄럭펄럭 공기 가르는 소리가 들렸고. 저녁이 보이지 않아서. 나는 계속 펄럭펄럭. 바람도 만났는데. 머리칼도 흩날렸는데. 저녁에 닿지 않았고.   아, 참, 나는 날개가 없지. 그렇게 내일로 떨어졌다. 깃털이 나보다 천천히 바닥에 닿았다.   햐얀 깃털은 햇빛 속으로 들어가버렸고. 나는 빛나고 시끄러운 낮을 향해 내일을 반복하게 되었다.   나는[…]

저녁으로 가야겠다 외 1편
이성미 / 201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