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채집 체험학습 / 김숨

  [단편소설]     곤충채집 체험학습     김숨     *       전체적으로 검은빛에, 뒷날개 부분은 야광의 푸른빛이 살짝 도는 제비나비이다. 그가 휘두르는 포충망은 번번이 목표물인 제비나비를 벗어난다. 폭염인 데다 근처에 늪이 있어서 습도마저 높다. 사타구니와 겨드랑이는 짓무르도록 땀에 흥건히 젖었다. 그는 제비나비 잡는 걸 포기하고 숲을 둘러본다. 숲 여기저기 허공에 대고 포충망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그의 시야에 들어온다. 다들 한낮의 몽유병자들 같다. 저마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에 홀려 찾아든 숲 속을 혼몽 중 헤매는 듯하다.     키가 훌쩍한 청년이 포충망을 어깨에 사선으로 걸치고, 그의 아들 옆을 조용히 지나간다.[…]

곤충채집 체험학습
김숨 / 2016-09-07
한국문학과 페티시즘 / 양윤의

[비평 in 문학]   비평 기획– 한국 문학에 불만 있다?       2016년 한국 문학은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문학을 둘러싼 최근의 담론들 그리고 2010년대 중반 현재의 한국 사회 문화의 종합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한국 문학은 어떻게 생각되고 이야기될 수 있을까요. 그보다 먼저, 현재의 복합 다층적인 사회 문화적 조건과 더불어 한국 문학은 어떤 형태와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문학에 대한 불만은 기실 개별 텍스트, 즉 어떤 소설, 어떤 시, 어떤 산문, 어떤 글쓰기에 바로 드러나 있는 요소들로만 환원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한국 문학을 구성하는 개별 텍스트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한국문학과 페티시즘
양윤의 / 2016-09-05
세목이 사라진 자리 / 서희원

[비평 in 문학]   비평 기획– 한국 문학에 불만 있다?       2016년 한국 문학은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문학을 둘러싼 최근의 담론들 그리고 2010년대 중반 현재의 한국 사회 문화의 종합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한국 문학은 어떻게 생각되고 이야기될 수 있을까요. 그보다 먼저, 현재의 복합 다층적인 사회 문화적 조건과 더불어 한국 문학은 어떤 형태와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문학에 대한 불만은 기실 개별 텍스트, 즉 어떤 소설, 어떤 시, 어떤 산문, 어떤 글쓰기에 바로 드러나 있는 요소들로만 환원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한국 문학을 구성하는 개별 텍스트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세목이 사라진 자리
서희원 / 2016-09-05
적선동 외 1편 / 김선재

  [신작시]     적선동     김선재     어제를 밀어내며 나는 걷고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곳으로, 잎들이 점멸하는 정오에서 숨을 멈추는 자정까지, 어깨가 무너지는 줄도 모르고, 얼굴이 지워지는 것도 모르고   이 길은 언젠가 네가 아닌 너와 걸었던 길 골목에서 불어온 바람이 타래처럼 몸을 감던 길 무성해지면 소문이 된다는 것도 모르고 그늘을 골라 나무를 그리며 내가 아닌 나와 네가 아닌 네가 서 있던 곳   내가 아닌 나는 바라던 사람 네가 아닌 너는 모르는 사람   이 교차로를 지나면 이 길의 끝, 끝과 끝이 만나는 곳에 서[…]

적선동 외 1편
김선재 / 2016-09-01
[세계 문학축제 특집] 서울국제작가축제 / 유우현

  [세계 문학축제 특집]     2016 서울국제작가축제, 주목받는 국내외 28인의 작가가 한 자리에!         국내외 작가들에게는 문학적 영감을, 국내 독자들에게는 저명한 작가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는 더없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올 9월의 마지막 주를 문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한국 작가와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과 만나는 지점을 확장하기 위해, 한국 문학 세계화의 중심 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이 축제는 2006년 제1회를 시작으로 격년제로 개최되어, 올해 제6회를 맞이한다.   서울국제작가축제 (SIWF, Seoul International Writers' Festival) 주최 : 한국문학번역원 일시 : 2016년 9월 25일(일) ~ 10월 1일(토) 장소 : 서울[…]

[세계 문학축제 특집] 서울국제작가축제
유우현 / 2016-09-01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 김주성

  [커버스토리]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김주성            황순원문학관 탄생 과정       2009년 6월에 문을 연 소나기마을은 황순원 선생의 문학을 아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선생의 문학의 향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1만 4,000여 평의 문화 체험공간이다. 누구나의 가슴속에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첫사랑의 낙원을 재현해 놓은 정서적 힐링의 장소이다.       이 소나기마을 조성은 황순원 선생이 23년 반 동안 봉직했던 경희대학교 국문과의 김종회(한국평론가협회 회장) 교수를 비롯한 여러 제자들이 정성을 기울이고 양평군이 적극 협력하여 이루어졌다. 2003년 6월 경희대학교와 양평군이 자매결연을 맺음으로써 소나기마을[…]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김주성 / 2016-09-01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 문진영

  [단편소설]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문진영     1       일주일 전부터 아빠 집에 머물고 있다. 십사 년 전 엄마 아빠가 이혼한 뒤로 처음이다. 그때 나는 열두 살이었고, 엄마가 짐을 챙기라기에 여행을 가는 줄로만 생각했다. 나는 책가방에다 비옷, 주머니칼, 손전등, 전국지도, 그리고 비상식량으로 건빵까지 챙겨 넣었는데 그건 『모험도감』이라는 책에 나와 있던 대로였다.    그 책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아빠가 사준 것으로, 부제는 ‘야외생활의 모든 것’이었다. 거기에는 북극성 찾는 법, 불 피우는 법, 들짐승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법까지 나와 있었다. 그 책에서 배운 기술들은 아직까지 단[…]

엄마에게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문진영 / 2016-09-01
[단편소설] 초상화 이야기 / 김휘

  [단편소설]     초상화 이야기     김휘         초상화를 체포하란 말인가. 풀어 놓는 이야기가 하도 황당해서 듣는 내내 노파를 뜯어봤지만, 정신이 온전한지 아닌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다. 노파는 고령에도 발음이며 언어구사력은 어눌하지 않았다. 내가 손목시계에 눈을 주면서 "초상화를 체포하란 말인가요." 하고 웃자, 노파는 고개를 저었다.     "체포하란 소리는 아니고. 초상화가 범인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지금 형사 양반도 내 말을 믿지 못하니까 웃고 있는 거 아니오. 초상화가 범인인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은 해결 안 나. 결국 엄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리거나 미제사건으로 남겠지. 그렇다고 무턱대고 초상화가 범인이니까[…]

[단편소설] 초상화 이야기
김휘 / 2016-09-01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 최분임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최분임         저녁이면 무료하고 답답한 하루가 또 지나갔다는 느낌이 몸 어디선가 밀려 나왔다. 흔히들 늦었다, 라고 말하는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마흔을 훌쩍 넘어서 있었다. ‘삶이 이렇게 지루하고 무력해도 되는 걸까?’ 씁쓸한 혼잣말에 손을 놓고 멍해지는 날이 많아졌다. 알 수 없는 공허감에 스스로를 낭비했다. 주위를 둘러보거나 친구들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나면 나와는 전혀 다른 공기,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모두 삶의 방향을 잘 알고 있다는[…]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최분임 / 2016-09-01
[연재에세이1] 고민해서 뭐할 건데 /

  [연재에세이]     이야기를 통한 고민 해결 ‘고민해서 뭐 할 건데?’ – 목걸이를 풀어버리자.     김혜정         파티에 초대받은 여자는 남편의 기대와 달리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파티에 어울릴 만한 옷과 장신구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돈이 많은 여자들은 화려하고 예쁜 보석을 하고 올 텐데, 그 틈에 끼어 가난을 드러내는 것만큼 굴욕스런 일은 없으리라. 여자는 친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파티 날, 목걸이를 목에 건 여자는 누구보다 행복했다. 하지만 파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목걸이를 잃어버렸음을 알게 된다. 똑같은 목걸이를 구해서 돌려주는 방법밖에 없다고 여긴 부부는 부모에게[…]

[연재에세이1] 고민해서 뭐할 건데
/ 201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