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축제 특집] 영국 에든버러, 찬란한 문학 도시로의 초대 / 백교희

[세계 문학축제 특집]     영국 에든버러, 찬란한 문학 도시로의 초대     백교희           매년 여름이 되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는 에든버러 프린지,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밀리터리 타투 등 여섯 개의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다. 총 열두 개의 축제로 이루어진 에든버러 축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이래 매년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수백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1983년 격년제로 시작된 에든버러 국제 책 축제는 에든버러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책 축제로 성장하였다.     에든버러의 문학적 자산     에든버러는 수많은 문인을 배출해[…]

[세계 문학축제 특집] 영국 에든버러, 찬란한 문학 도시로의 초대
백교희 / 2016-07-05
옐로우 카드 외 1편 / 기혁

[신작시]     옐로우 카드     기혁         해변에서 공을 차는 이유를     묻지 말자.       퍼엉, 퍼엉     발끝에서 발끝으로     이름 모를 브라질의 해변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돌아     갈라파고스 군도까지 늘어선     새까만 맨발들.       어째서 골대도 없는 모래밭으로     돌진하는가?     골대를 대신한 막대기 너머     광적인 훌리건이라도 기다리고 있는가?       세계의 아침은 언제나 아플 뿐,     코피를 쏟아가며 뛰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를     묻지는 말자.       퍼엉, 퍼엉     태양을 차고 놀던 아이들이     각자의[…]

옐로우 카드 외 1편
기혁 / 2016-07-01
[단편소설] 지평선에 닿기 / 정영수

[단편소설]     지평선에 닿기     정영수         나는 그 시기에 일어난 모든 일이 서지연이 보낸 메일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상 그 메일과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일에는 그 어떤 연관 관계도 없었다. 그저 우연하게도 일이 일어난 기간이 정확히 겹쳤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뿐일 테다. 어쨌거나 서지연이 그때 내게 메일로 들려준 이야기는 내가 들어 본 중 가장 이상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내가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사귄 여자였다. 같은 학교를 다닌 건 아니었고,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 된 사이였는데 처음에는 멘션이나 종종 주고받으며 지내다가 갑자기 오프라인[…]

[단편소설] 지평선에 닿기
정영수 / 2016-07-01
[커버스토리] 지훈문학관과 지훈 선생 / 유종인

[커버스토리]     지훈문학관과 지훈 선생     유종인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222 http://jihun.yyg.go.kr/ 054-682-7763   그림 | 소공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모임 삼박자 멤버. 지은 책으로 『철학고양이 요루바 1, 2, 3』 『뜨거운 물고기』 『굿모닝 디지털 굿모닝 카툰』 등이 있다.         어디서 낡은 피리 하나를 주워왔는데, 그것을 불 줄 모르는 나는, 괜히 겉만 어르고 달래듯 매만지다 책장 한켠에 두었다. 그것은 마치 좋아하는 고풍(古風)의 시편(詩篇) 마주하듯 곁에 두고 소란스레 떠들다가 가만히 침묵으로 매만지는 버릇과 같다. 나중에는 적막과 한 입술로 나지막하게 겨우 읊조리게 되는 시편이 지훈 선생의 시운(詩韻)이다.[…]

[커버스토리] 지훈문학관과 지훈 선생
유종인 / 2016-07-01
미메시스 외 1편 / 조연호

[신작시]     미메시스     조연호         개 흉내       꿈의 원주(圓周)를 따라 돌던 해시계가 나에게     세상은 염소가 사과를 줍는 경탄이라고 말한다.     나의 수드라가 도살한 생물을 살리느라 뺨을 치며     나의 브라만이 애달프게 지능을 잃어가는 밤에       진주를 품은 자식을 팔아 인간의 벌판에 흩어놓은 품꾼은     배 아래쪽이 거대한 새떼로 덮여 있었다. ‘높은 능력 아니,     사람 아닌 솜씨를 주십시오’ 길손은 헛되어지는 그녀들을 생각한다.     지평선이 염색되어 가는 것은 쓸모없이 저녁에 내버려두는 우리가     회고에 젖는 첫 점토이자 유일한 손 반죽이기 때문이다.  […]

미메시스 외 1편
조연호 / 2016-07-01
[단편소설] 보이지 않는 학교 / 김솔

[단편소설]     보이지 않는 학교     김 솔         그 아이가 입학하기도 전에 이미 괴이한 소문이 학부모들 사이에 퍼졌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한때 소비에트 연방에 속해 있다가 가장 마지막에 독립한 국가의 고위관료인데 젊은 시절 비밀경찰에 가담한 이력이 들통 나자 권력의 상부에 뇌물을 바치고 간신히 해외 대사관으로 발령받았다고 하고, 아이의 어머니는 남편보다 서른 살 어린 슬라브계 미인으로서 화려한 남성 편력 때문에 고급 사교계에선 제법 유명했다는 것이다. 남편의 전처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의 실패한 결혼을 매순간 고통스럽게 상기시킬 만큼 추한 외모와 작은 키에 폭력적 성향까지 지니고 있어서 3년 동안[…]

[단편소설] 보이지 않는 학교
김솔 / 2016-07-01
가제 외 1편 / 김성대

[신작시]     가제     김성대     네가 소리 없는 음악을 들을 때면 나는 엎드려서 네가 듣는 음악을 떠올린다   비가 내리는 거였어도 좋았다 비를 나누어 듣는 거라도   나는 바닥에 엎드려서 엎드린 나를 생각한다 가라앉는 것은 소리일까 어둠일까   소리 없는 미로가 떠돈다 머릿속에서 빗소리가 난다   바닥을 두려워하며 떨어지는 비 나는 등을 돌리고 심장을 듣는다   심장이 하얗다 나의 환청에는 소리가 없다   나는 내가 보이지 않는데 너는 나를 보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머리카락이 쏟아진다                     seesaw  […]

가제 외 1편
김성대 / 2016-07-01
[단편소설] 정점 관측 / 민병훈

[단편소설]     정점 관측     민병훈         정문 앞에 모였어. 다 같이 박물관에 들어갔지. 우리는 초면이었고 누군가 탁의 가방을 대신 들었는데 무게가 꽤 나가는 탓에 낑낑 소리를 냈다. 유물들 앞에서 각자 시간을 보냈고 사진이나 찍자는 탁의 부탁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어 거대한 비석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누군가 비석에 적힌 문장들을 큰 소리로 읽었다. “이곳에 묻힌 것을 다시는 꺼내지 말아야 할 것이며 돌아가려는 이들은 이보다 더한 숨과 땀과 기억의 국물을 삼켜라. 제가 해석한 뜻이 맞나요.” 모두 고개를 저었다. 학회가 시작하기까지는 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단편소설] 정점 관측
민병훈 / 201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