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아신스 외 1편 / 성동혁

    히아신스     성동혁     1   네가 한 말이   지층 사이 사이에서 빼낸   고대의 구름이라면   어느 과거엔 땅과 하늘이 뒤바뀌었다면     2   극진한 사람은 악이 오른다   더 불행하고   덜 불행할 일만 남았다는 네게     3   우린 서로를 지켜주지 못할 거야   보호자는 어디 있냐는 사람에게   여기는 어디냐고 묻는 나에게   없는 사람에게     4   최선만으론 안 될 거야   보호자가 없는 밤은 우발적이고   사화산의 사면엔 안개가 성가대처럼 서 있다   누가 노래를 부르는지[…]

히아신스 외 1편
성동혁 / 2016-05-13
날개의 맛 외 1편 / 이혜미

          날개의 맛             이혜미         이건 평등한 두 혀끝에 대한 이야기     입술 위로 얹히는 흰 겹꽃들에 대한       어제는 비, 오늘은 눈. 희미해지는 잠 속으로 솟구치는 회백의 눈송이들. 너는 너의 어둠을 모른 채 나아간다. 내 것이 아닌 품 속으로. 얼음이 녹는 것은 접어두었던 날개를 조금씩 풀어놓는 일이라지. 기다린 듯 펼쳐지는 어깨. 피어나는 어깨. 두 손이 사라질 것 같아. 널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때문에. 눈가를 물들이다 저무는 색들 때문에.         사라져가는 결정들을 마지막까지 바라본다. 속눈썹이 모조리 흩어질 것[…]

날개의 맛 외 1편
이혜미 / 2016-05-12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7번째 눈사람 / 김지인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7번째 눈사람   투또우(김지인)         한국에 돌아온 뒤로 7번째 눈사람을 만들었다.     나는 눈이 오는 것이 언제나 즐겁고 좋다. 멍청하고 철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아직 그렇다. 딱히 동심이라거나,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어렸을 때 누리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정도랄까? 거의 5년 동안 눈을 못 보고 살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 싶다. 친구들은 언제나 눈에 대해 부정적이곤 한다. 특히 버스를 타고 오는 친구들은, 그저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 정도로 취급한다. 사실 얼어붙은 빙판길을 40분 내내 친구와 펭귄처럼 뒤뚱거리면서[…]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7번째 눈사람
김지인 / 2016-05-09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시] 스프린터 / 박준영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시]     스프린터   PoetryCentruy(박준영)     나 같은 스프린터에게 달리라고 하지 말아줘 오늘을 위해서 바람에 발목을 조이고 발등이 무너진 운동화를 신었어 총구가 어디를 향하든 나는 제자리 네가 뒷걸음질을 시작하는 곳에서 환호성이 스타트 라인처럼 경계를 만들고 있어 언제까지나 너는 응원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하지 뒤꿈치를 치켜세우고 사지로 분위기를 버티는 스프린터들 고개를 숙인 채 심장을 내려다보지 아킬레스건이 올라온 발목이 스프린터가 내세우는 유일한 날 너는 비장하다는 말로 돌아가려해 인파 속으로 머리칼이 뒤돌아서는 장면이 나의 정면과 오버랩 되고 있어 쫓아가는 건 쉬워도 따라가는 게 힘든,[…]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시] 스프린터
박준영 / 2016-05-09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이야기글] 수제비 / 노송휘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이야기글]     수제비   노송휘(노송휘)     1 어머니의 손은 푸르뎅뎅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벙어리장갑을 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부풀어 오른 만큼 손의 감각이 예민해졌는지, 어머니는 촉감 자체를 통증으로 느꼈다. 그래서 어머니는 항상 팔을 올리고 있었다. 잠을 잘 때는 고통을 줄여 주는 진통제에 매달려야 했다. 푸르뎅뎅하게 부어오른 손으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 종일 앉아 TV를 보는 것이 어머니의 일과였다. 그마저도 채널을 돌릴 때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어머니는 간단한 일조차 혼자 해내지 못했다.   동생은 이따금 발작을 했다. 발작이 처음 시작된[…]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이야기글] 수제비
노송휘 / 2016-05-09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_이야기글] 빨간 줄무늬 / 배유진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 이야기글]     빨간 줄무늬 유진과 유진 (배유진)         줄무늬에는 힘이 있다. 선의 경계 안에 아무것도 침범할 수 없는 견고함. 밋밋하고 얌전한 바탕 위로 곧게 뻗은 선들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그저 쭉 나아갈 뿐이다. 줄무늬보다 아름다운 무늬는 없다. 찔끔찔끔 뿌려진 듯한 물방울무늬나 정신없는 호피 무늬와는 다르다. 월리는 줄무늬를 좋아했다. 어렸을 적부터 줄무늬라면 사족을 못 썼다. 줄무늬 없는 옷은 입지 않았고 집 벽지나 물건도 온통 줄무늬였다. 월리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적당한 바탕이 보이면 선을 긋고 다녔다. 하지만 월리가 만든 줄무늬는 늘 어딘지 허술했다. 줄무늬에[…]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_이야기글] 빨간 줄무늬
배유진 / 2016-05-09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 김소정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세피아(김소정)         오랜만에 휴대폰을 손에 쥐어 보았다. 검은색 바탕 위로 내 얼굴이 살며시 비쳤다. 한 달 만에 재회한 휴대폰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내 손을 다 덮고도 남을 크기의 휴대폰을 손에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애써 전원을 눌렀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내 얼굴을 비추던 검은 화면 위로 하얀 바탕에 통신사 로그가 그려졌다. 그리고 몇 초 후 그동안 켜보지 않은 것을 원망하듯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밀려왔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읽고 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밀린 과제를 더 미루고픈 마음에 도망치듯[…]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생활글] 상처
김소정 / 2016-05-09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감상·비평글] life on mars – 직감과 증거, 선과 악,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 김지인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감상·비평글]     life on mars – 직감과 증거, 선과 악,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투또우(김지인)     화성에서의 삶, 이라는 제목을 보고 당신이 이 드라마에 대해서 무슨 상상을 할지 모르겠다.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드라마를 상상했다면 그것은 크나큰 오해다. 사실 이 드라마는 화성은커녕 외계인 한 명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판타지와는 거리가 먼, 1970년대의 영국의 작은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옛 시절의 폭력과 차별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당신은 그 시절에 대해 화성보다 더 멀다고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샘 타일러라는[…]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감상·비평글] life on mars - 직감과 증거, 선과 악,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김지인 / 201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