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순
[차세대 4차 동화] 헬로우, 럭키백 / 오미순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고함소리가 내 귀에 꽂힌다. 팡, 머릿속에 있는 화산이 터진다. 시뻘건 용암이 얼굴에 마구 흘러내린다. 안 그래도 햇볕이 뜨거운데 저 녀석 때문에 온몸이 탈 것 같다. 나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우리 학교에 딱 한 명뿐이다. 나랑 같은 반인 삼학년 이반 똥황규! 찌그러진 코딱지같이 생긴 녀석이 자꾸

[차세대 4차 동화] 헬로우, 럭키백
오미순 / 2016-01-11
조수경
[차세대 4차 소설] 할로윈 – 런런런 / 조수경

나에게 그 얘기를 해준 건 영수였다. 영수는 ‘좀비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친구다. 그때 우리는 바이킹 안에 있는 대기실에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셔츠를 바닥에 깔아 두기는 했지만 나는 등이 아파서 자꾸만 몸을 뒤척였다. 내 배꼽에 손가락을 하나씩 넣어 보다가 영수가 말했다.
“미래야, 너 그거 알아?”

[차세대 4차 소설] 할로윈 - 런런런
조수경 / 2016-01-09
조영한
[차세대 4차 소설] 오늘 / 조영한

아침에 일어나니 발등이 붓고 발톱이 부러져 있었다. 간밤에 벽과 책상을 때리고 잔 듯했다. 책상은 나무가 재질이라 멀쩡했지만 벽지는 발길에 차여서 조금 눌린 모습이었다. 나는 부어오른 발을 만지면서 방문 너머의 발소리를 들었다. 아침이 밝지 않았는데 장판을 디디는 소리는 무겁고 선명해서, 머리에 남은 잠기운을 지우고 가벼운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차세대 4차 소설] 오늘
조영한 / 2016-01-09
김지은
[차세대 4차 시] 아메링고 외 3편 / 김지은

  [2015년 AYAF 4차 시부문 선정작 ]     아메링고     김지은       밀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 갈라진 혀를 갖는다는 건 이런 기분일까 천개의 이야기를 만들게 갈빗대 하나만 내게 주어요 서툴게 뜨거워지던 공기 안에서 가만히 가만히 있었어 시키는대로 영화에서처럼 몸이 배운 일들은 잊혀지지 않는다더니 부푸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내가 울면 딱딱한 사탕을 물려줘요 시럽처럼 확실하고 표백제처럼 깨끗한 눈물의 중력을 존중합니다 첫 입맞춤을 기억하는 무릎과 어깨의 이빨 자국은 이 방에 어울리지 않아요 그러니 엎드리라고 하지 말아요 머리채를 잡지 않아도 당신의 과실은 뿌리내릴 거에요 시트 위에서[…]

[차세대 4차 시] 아메링고 외 3편
김지은 / 2016-01-09
김관민
[차세대 4차 시] 극단 외 3편 /

  [2015년 AYAF 4차 시부문 선정작 ]     극단     김관민           너는 나의 극단이다, 너는 나의 규칙이고, 나는 너를 반복한다, 나는 너와 팽창하고는 싶다, 나는 너와 수축하고는 싶고, 나는 너에게 나의 작고 귀여운 원주율은 주고만 싶다, 나는 너와 함께 오랫동안 무언가는 구축하고 싶은데, 너와 함께 관념들은 하나씩 지워나가고는 싶고, 너는 나의 두께, 너는 나의 질량, 너는 나의 서사, 나는 너에게 새들의 이름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주고는 싶다, 새울방금황, 새이쟁멋, 새총물, 리구따딱, 일게팅이나, 미빼올눈금기애, 기레르찌, 새고자, 리가외, 귄펭, 투카코, 리수독리머대, 기둘비, 리오, 조타, 학홍, 새벌, 닭,[…]

[차세대 4차 시] 극단 외 3편
/ 2016-01-09
김종연
[차세대 4차 시] 가능성 외 3편 / 김종연

  [2015년 AYAF 4차 시부문 선정작 ]     가능성     김종연           어린 시절 나는 욕을 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지금도 나의 욕은 반성에 가깝다 내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내가 저지르지 않은 잘못도 인정하며 자라는 것이 내가 배운 교양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잘못을 하면 아무도 없는 곳에 데려가 조용히 혼을 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나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는 버릇이 있다 혼자 반성을 하다가 혼자 있는 것이 잘못이라 믿게 되었다       내게 이름만 물어보고 사랑한다 말하며 삼만 원에 자기를 사주길 바라던 스무 살[…]

[차세대 4차 시] 가능성 외 3편
김종연 / 2016-01-09
최백규
[차세대 4차 시] we all die alone 외 3편 / 최백규

  [2015년 AYAF 4차 시부문 선정작 ]     we all die alone     최백규       가난한 애인이 장마를 삼켜서 어지러웠다   여위어 가던 숲 속에서 망가진 나무를 되감을 때마다 세상엔 일기예보가 너무 많고 내가 만든 날씨는 봄을 웃을 수도, 떨어뜨릴 수도 없어서 걷지 못하더라도 시들겠다는 비근함을 믿고 싶어졌다   마른 손목과 외로운 눈동자도 썩 어울렸다 거룩한 꽃을 오래 밟다가 잠들면 바람이 다 자살할 때까지 망가져 내리는 유성우   내일 밤 현실에 따뜻한 천사를 보면서 그곳이 천국이라 생각할 텐데 지금은 이대로 사라지면 어쩌지 걱정하는 내가 있고 어제[…]

[차세대 4차 시] we all die alone 외 3편
최백규 / 201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