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 이후경

이 에세이는 [2016년 문학집필공간운영지원사업]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각 집필공간의 추천을 받아 해당 공간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작가의 에세이를 게재합니다.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이후경        오늘 아침엔 서리가 내렸다. 어느새 이곳에서 지낸 시간이 깊어져 겨울이 스며들고 있다. 이 방에 머무르게 되면서 책상을 두 번 옮겼다. 원래 놓인 책상은 벽을 향해 있었지만 밖을 내다보며 작업하기 좋아하는 나는 바깥 풍경이 보이는 창 쪽으로 책상을 돌려놓았다. 처음에 그것은 오롯하게 솟은 작은 산을 향했다. 노트북을 들여다보다 눈을 들면 물결치듯 굴곡진 산등이 보였다. 작은 산은 면소재지를 감싸고 있었다. 이 부근의 중심지인 그곳까지는[…]

[에세이]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이후경 / 2016-12-26
[에세이] ‘흔적’이 아닌 ‘숨결’을 느끼다. – 이문열의 부악문원 / 김개영

이 에세이는 [2016년 문학집필공간운영지원사업]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각 집필공간의 추천을 받아 해당 공간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작가의 에세이를 게재합니다.     ‘흔적’이 아닌 ‘숨결’을 느끼다. – 이문열의 부악문원     김개영         부악문원은 이천의 대표적인 산 중에 하나인 설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등산객들에게는 꽤 이름난 도드람산을 마주보고 있는데,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산 정상의 암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낮은 탄성을 지르게 한다. 문원이 자리한 설봉산과 도드람산 사이의 공간은 움푹 팬 지형을 이룬다. 덕분에 안개가 자주 끼고 눈이 두텁게 쌓여 외부와 단절된 듯한, 묘한 유적감(流謫感)을 느끼게 해준다.     규모는[…]

[에세이] ‘흔적’이 아닌 ‘숨결’을 느끼다. – 이문열의 부악문원
김개영 / 2016-12-26
[에세이] 글을 낳는 ‘집’ / 최은숙

이 에세이는 [2016년 문학집필공간운영지원사업]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습니다. 각 집필공간의 추천을 받아 해당 공간에서 창작활동을 했던 작가의 에세이를 게재합니다.     글을 낳는 ‘집’     최은숙         메모를 보지 않고 외울 수 있는 주소가 두 개 있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 영대리 185번지, 그리고 전남 담양군 대덕면 용대리 555번지. 앞의 주소에 있는 집은 이제 집이 아니다. 식구들이 도시로 떠난 뒤, 뒤따라 아궁이의 솥들도 어딘가로 빠져나가고 장독의 항아리며 마당의 돌절구가 하나하나 사라지더니 마침내는 수수깡이 앙상하게 드러난 흙벽이 지붕을 떠안고 함께 무너지는 중이다. 언젠가는 살림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이삿짐을[…]

[에세이] 글을 낳는 ‘집’
최은숙 / 2016-12-26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서울편”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 전인철

[글틴스페셜]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서울편”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1)     전인철             나는 이번 ‘글틴 문학당’ 행사의 스태프로 가게 되었을 때 기분이 참 묘했다. 나는 성인이라는 개념을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실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복을 벗을 때보다 생일이 지나 더 이상 글틴으로 글을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이 내게 십대를 지나왔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번 ‘글틴 문학당’의 진행을 도와 가면서, ‘문학청소년’들을 만난다는 게 너무 반갑게 느껴졌다. 문학을 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문학을 좋아하기 시작한 학생들을 만나면서 몇 년 전에 내가 문학을 처음[…]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서울편”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전인철 / 2016-12-19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부산편” 열여덟에게 / 윤이삭

[글틴스페셜]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부산편”     열여덟에게     윤이삭             돌이켜보면 참 이상한 시간들이었다. 동이 트면 등교를 하고, 종일 갇혀 있다가, 밤이 깊어서야 하교를 하던 나날. 3년을, 오가는 시계추처럼 등하교를 반복했다. 견뎠고, 내 옆의 얼굴들도 견뎌냈으며, 지금도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있을 것이다. 역시나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어증을 감기처럼 앓던 나는 기침하듯 손목을 내려다봤다. 죽음을 내내 생각했지만, 누구나 겪는 시간이라 여기며 아픈 줄도 몰랐다. 아픔을 말하지 못해 차라리 침묵을 택했다. 하지 못한 말들이 쌓여 갔다. 말들을 참고 달래던[…]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부산편” 열여덟에게
윤이삭 / 2016-12-19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 김도경

[글틴스페셜]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김도경             인간은 한 집단에 소속될 때 만족감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 문학을 하는 집단은 소수의 집단이다. 그래서인지 만날 기회는 적고,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공간은 부족하다. 아마 작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불안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일은 소수에 속하는 일인데, 이 작은 소속감마저 느낄 장소가 없으니 말이다. 이번 글틴 행사에서 학생들이 어느 공간보다도 활발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글 쓰는 사람이 글 쓰는 사람을 만난다는 설렘이, 어떤 소속감이 자유롭게[…]

글틴 문학당 참여 후기 에세이 “광주편” 문학이라는 공동체
김도경 / 2016-12-19
끝의 시작 / 김태선

[비평in문학]   비평 기획– 한국 문학에 불만 있다?       2016년 한국 문학은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문학을 둘러싼 최근의 담론들 그리고 2010년대 중반 현재의 한국 사회 문화의 종합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한국 문학은 어떻게 생각되고 이야기될 수 있을까요. 그보다 먼저, 현재의 복합 다층적인 사회 문화적 조건과 더불어 한국 문학은 어떤 형태와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문학에 대한 불만은 기실 개별 텍스트, 즉 어떤 소설, 어떤 시, 어떤 산문, 어떤 글쓰기에 바로 드러나 있는 요소들로만 환원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한국 문학을 구성하는 개별 텍스트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이야기될 수[…]

끝의 시작
김태선 / 2016-12-12
렘브란트 대신 고양이 / 진연주

[단편소설]     렘브란트 대신 고양이     진연주         불이 나면 나는 렘브란트 대신 고양이를 먼저 내보낼 거야.     그 말은 꽤 근사하게 들렸다. 단호하고 거칠 것 없는 믿음에서 비롯된 아홉 개의 어절은 남자의 낮고 부드럽고 섬세하면서도 짐짓 별거 아니라는 듯 툭 뱉어내는 말투 때문에 더욱 호감을 주었다. 아이가 그 말을 처음 들은 건 네 살 무렵이었다. 빛을 등지고 선 남자의 얼굴이 너무도 숙연해서 아이는 차마 남자를 똑바로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 아이는 눈을 내리깔고 남자의 손을 바라보았다. 마디 하나 없이 매끈하고, 길고, 하얀 손가락들이 서로를 어루만지고 문지르며[…]

렘브란트 대신 고양이
진연주 / 2016-12-12
2016 한국 문학, 다시 배워나가는 운동 / 강지희 외 6인

[비평in문학] 비평 기획– 한국 문학에 불만 있다?       2016년 한국 문학은 어느 위치에 자리하고 있을까요. 문학을 둘러싼 최근의 담론들 그리고 2010년대 중반 현재의 한국 사회 문화의 종합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한국 문학은 어떻게 생각되고 이야기될 수 있을까요. 그보다 먼저, 현재의 복합 다층적인 사회 문화적 조건과 더불어 한국 문학은 어떤 형태와 어떤 맥락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문학에 대한 불만은 기실 개별 텍스트, 즉 어떤 소설, 어떤 시, 어떤 산문, 어떤 글쓰기에 바로 드러나 있는 요소들로만 환원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한국 문학을 구성하는 개별 텍스트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이야기될 수 없는[…]

2016 한국 문학, 다시 배워나가는 운동
강지희 외 6인 / 2016-12-07
뷔통 / 김개영

  [단편소설]     뷔통     김개영         아직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맥도날드 매장 2층, 바 테이블에 앉아 K는 귀를 기울인다. 어제 K는 같은 자리에 앉았다가 소리를 들었다. 지하 깊은 곳을 맴돌던 소리는 순간, 사정권에 든 먹잇감을 덮치듯 지상으로 솟구쳤다. 땅이 꺼지며 도시의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삼켜버릴 것 같은 소리였다. 매장을 울리던 팝음악과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의 음성은 싹 지워졌다. K는 오늘 그 소리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 매장에 들어온 지는 20분 정도 지났다. K는 차갑게 식은 햄버거의 포장을 벗긴다. 속을 조금이라도 채워 놔야 한다. 소고기 패티와[…]

뷔통
김개영 / 201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