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2015_차세대1차_시] 여름은 무색무취 외 3편 / 이병철

  [2015년 AYAF 1차 시부문 선정작 ]     여름은 무색무취     이병철       여름은 우리의 대화를 버터처럼 녹이고 있다   우리는 여름의 일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맥주를 서툴게 따라 거품이 넘쳐흐르던 장면과   그것을 보며 나를 놀리던 네 웃음소리 같은 거   아무 색도 칠하지 않은 여름은 다 여름이 된다   김치를 찢는 방식의 다름이 우리의 다름이라고   일요일과 월요일만큼 가까우면서 아득한 우리가   한참을 싸우는 동안 김치찌개는 더 맛있어졌고   여름은 이제 빨간 국물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간신히 색채를 빼앗기지 않은 여름들만 남아서  […]

[2015_차세대1차_시] 여름은 무색무취 외 3편
이병철 / 2015-08-03
안미린
[2015_차세대1차_시]거의 전부의 흔들리는 중심 외 3편 / 안미린

  [2015년 AYAF 1차 시부문 선정작 ]     거의 전부의 흔들리는 중심     안미린       천사에 열을 가하면 네가 된다니   악마에 빛을 비추면 내가 된다니   천사들은 겨울에 빛보다 열을 갖추지 소년의 시작처럼 가볍게 이불 동굴을 만들고 처음의 악마처럼 공중 돌기 하면서   부드러운 사건으로 쌍둥이를 붙여놓는 일 흰 슬리퍼를 신고 천사처럼 있는 일 물결을 밟고 연습하는 체조 선수들처럼 빛의 일을 하고 빛의 중심이 되는 균형,   천사들의 겹눈이 흔들렸을 때 우리는 눈부신 일들을 완성하는 중이었는데   깊은 악수처럼 단단한 목질의 언어를 믿고 갓난애가 붙잡은[…]

[2015_차세대1차_시]거의 전부의 흔들리는 중심 외 3편
안미린 / 2015-08-03
강지혜
[2015_차세대1차_시] 벽으로 외 3편 / 강지혜

  [2015년 AYAF 1차 시부문 선정작 ]     벽으로     강지혜           입성하지 못한 자들이     일몰에 맞춰 벽을 핥으러 간다       “봄이 되면 우리 담벼락에 수만 마리 무당벌레가 날아와, 걔들을 터트리느라 똑똑해질 시간이 부족했는지도 몰라”       그들은 매일 인도가 없는 아스팔트를 걸었다       대형 트럭이 지나가면     철조각과 모래 섞인 바람이     그들을 할퀴었다     오른 뺨과 귀, 손, 목덜미에     예리하고 붉은 상처가     지워지지 않았다       하늘마저 마른 날이 잦았다       길바닥에는 점액을 잃은     달팽이들    […]

[2015_차세대1차_시] 벽으로 외 3편
강지혜 / 2015-08-02
[공개인터뷰_민구 시인편] 나는 왜 ‘너에게 바치는 유일한 시’를 쓰는가 /

[나는 왜] 행사가 7시에 시작될 예정이니 5분 10분 전에 도착하게 와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행사 당일, 민구 시인은 5시 10분에 전화를 걸어와 어디로 가면 되느냐고 물었다. 이른 도착이 의아해서 왜 벌써 왔느냐고 묻자 약속시간이 5시 10분 아니었느냐고 되묻는다. 민구 시인은 멋쩍게 웃었다.

[공개인터뷰_민구 시인편] 나는 왜 ‘너에게 바치는 유일한 시’를 쓰는가
/ 2015-08-01
김소형
[2015_차세대1차_시]아까시, 과일, 별의 줄무늬 외 3편 / 김소형

  [2015년 AYAF 1차 시부문 선정작 ]     아까시, 과일, 별의 줄무늬     김소형           울타리가 있어요 푸른 저택과 아까시나무, 낮은 십자가를 감싸는     까마득한 구름을 보는 맹인이 살고 떨어진 과일을 주워 먹는 아이들,     장작으로 만든 피아노를 치는 소년이 뛰어다녀요 저곳에서     당신을 위한 맹인이 되고 귀머거리가 되고     벙어리가 되어     같이 게임을 해도 좋겠죠     별의 줄무늬와 지붕 한 칸,     그것을 나누거나     발목을 태워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     우울과 광기를 자랑으로 여기고     기꺼이 뛰어내릴 수 있는 그들을    […]

[2015_차세대1차_시]아까시, 과일, 별의 줄무늬 외 3편
김소형 / 2015-08-01
정용준
나이트버스 / 정용준

용인행 광역버스가 종점까지 다섯 정거장을 남겨 놓고 국도변에 정지한 시각은 새벽 열두 시 삼십 분이었다. 비상등을 깜박이고 정차한 빨간색 버스의 배기구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운전기사 P는 버스 내부를 돌아봤다.

나이트버스
정용준 / 201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