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오르빌이라는 마을에서 한동안 뒹굴거렸던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공항에서는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출발했는데, 인도의 첸나이 공항에 도착하니 패딩 점퍼 안에 숨겨진 반팔 티셔츠가 빛을 발했던 날씨. 물론 인도도 겨울이었습니다.
2015년 7월
‘원미동’ 하고 발음하면 양귀자 작가의 『원미동 사람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주변인으로서 살아가는 소시민들. 골목골목 숨어 있는 슬픔과 아픔, 사랑과 희망이 떠오릅니다. 골목은 참 딱딱합니다. 툭, 툭, 잘 부러집니다. 골목이 부러진 곳에서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람들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주의 작은 산골 마을 산티야나 델 마르, 중세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며 가꿔온 석조 건물과 거리가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문학특!기자단_우리동네 소식] D-133 강나은(문학특!기자단 3기) 칠판 말고 지리산! 수험생 숨통 터주는 수능산신제 매년 지리산 찾는 진주제일여고 우리학교(진주제일여자고등학교)는 1986년 개교 이후 20년이 넘도록 한 해도 거르지 않는 행사가 있다. 바로 지리산 노고단에서 3학년 수험생들의 입시 대박을 다짐하는 지리산 산행 수련대회다. 이웃 학교의 경우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촛불을 들고 기도를 하기도 하고, 후배들이 쓴 편지와 찹쌀떡과 초콜릿을 받기도 하지만 우리학교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리산을 찾았다. 5일간 2차 고사를 치른 다음 날이었고, 수능이 133일이 남은 시점이었다. 학교까지 집결 시간은[…]
청소부 너의 진 밖에 변소를 베풀고 그리로 나가되 너의 기구에 작은 삽을 더하여 밖에 나가서 대변을 통할 때 그 것으로 땅을 팔 것이요 몸을 돌이켜 그 배설물을 덮을지니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구원하시고 적군을 네게 붙이시려고 네 진중에 행하심이라. 그러므로 네 진을 거룩히 하라. 신명기 23장 14절
[시극 특집] 부부의 식탁 유희경 < 기획 의도 > 시극은 침묵의 질을 표현하는 극운동이다. 시는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쓰는 것이다. 시극이란 시의 속성이 살아 움직이는 극이다. 침묵은 시극에 숨어 사는 이끼들이다. 시집 속엔 시인이 넣지도 않은 귀뚜라미가 들어가 울고 있기도 하고, 시극 속엔 연출과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보아 뱀이나 코끼리가 무대에 나와 어슬렁거리거나 어른거리기도 한다. 시와 극은 쌍생아처럼 한 몸이다. 시극은 시와 극이 함께 숨 쉬는 공존지다. 시극을 살리는 일은 시운동과 극운동의 더부살이 운동이다. 시극을 통해[…]
사막의 밤은 매일 다르다. 안나는 사막에 살기 시작할 때 그것부터 배웠다. 뜨거워진 공기가 차갑게 식어가며 낮의 사막은 모습을 바꾸었다. 차가움이 모래언덕을 덮고 낮의 열기가 꿈처럼 느껴질 때 안나는 비행기 안에서 나왔다.
나는 어머니에게 다토를 고발했다. 다토는 제 입술을 꾹꾹 깨물었다. 어머니는 다토를 용서하지 않았다. 혼비백산한 다토가 대문 앞에 서 있었다. 맨발로 말이다. 나는 대문을 닫았다. 때로 그는 제 주먹으로 대문을 두들겼다. 소리는 마치 포물선을 그리며 멀어지는 것처럼
오, 이런, 신인 추천에 응모했는데 또 떨어졌다. 작년엔 학사경고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해 수명이 줄었다. 엄마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졸업이 한 달 남았다. 영어 성적? 물론 없다.
이 이야기는 조선 초기 4대문과 도성 축성이 이루어지던 어느 여름의 시기를 다룬다. 왕은 대목장으로 하여금 4대문의 축성 감독을 맡긴다. 이 시기 백성들은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으나, 몇 년째 전국에서 민정들이 징발되어 도성 축조 공사에 부역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