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인터뷰_박솔뫼 작가편] 나는 왜 중심 없는 세상을 꿈꾸는가 /

박솔뫼 작가와 함께한 시간은 생각보다 이상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수많은 질문에 대해 작가님은, 대체로 모르겠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닐지도 모른다 등등의 말을 반복하셨습니다. 말이 말을 만드는 일, 그래서 진심이 오해되거나 왜곡되는 일을 무척 경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공개인터뷰_박솔뫼 작가편] 나는 왜 중심 없는 세상을 꿈꾸는가
/ 2015-06-13
권민자
목 외 1편 / 권민자

    목       권민자     목요일마다 목이 없는 비둘기가 발견되었지. 피로 목욕을 하면 당신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 짓이었지.   목을 주목해서 보는 습관이 생긴 건 언제부터일까? 목요일의 사람은 떠나는 사람이라는 속설은 언제부터 생긴 걸까? 여자는 이번이 마지막 질문인 듯 물었지. 왜 목요일마다 발견되는 비둘기는 목이 없는 걸까?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 그럴 때마다 또 내 얼굴은 모르는 척하지. 거울은 잎과 가시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장미. 장미는 예쁘기도 하고 시들어버리기도 하는 거울. 나는 장미가 될 수[…]

목 외 1편
권민자 / 2015-06-04
오성인
고등어 외 1편 / 오성인

    고등어       오성인         오일마다 열리는 영산포 풍물시장 수산물 장터 블록을 쌓은 듯 켜켜이 놓인 스티로폼 박스, 그 안에 자갈처럼 깔린 얼음 위로 나란히 누운 고등어들 살아 있을 적보다 더 맑고 또렷하게 허공을 꿰뚫는 눈, 죽어서도 쉬이 바다를 잊지 못하는 모습에 감탄하다가 몇 마리 주문한다 싱싱한 놈으로 골라 주겠다며 자존심처럼 부푼 배를 가르는 상인의 손 위로 한때 그들을 바다만큼 정열적으로 살게 했던 태양의 붉은 속살인 듯한 것들이 흐물거린다 검은 봉지 속에서도 여전히 기개를 잃지 않는 눈과 푸른 등에서 불현듯 읽히는 생의 기록 요동치는[…]

고등어 외 1편
오성인 / 2015-06-04
김은주
스티로폼 외 1편 / 김은주

    스티로폼       김은주         아이를 버린 적이 있어 천변에서 인형상자와 함께 내가 고백한 어느 날 우리는 함께 키우던 것을 물들여 죽였다 더 이상 뛰어놀지 못하게 아마도 수요일, 오늘 같은, 여름 태양 아래 한낮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목요일의 사람들이니까 여기까지 쓰다 말고 나는 너를 마구 때리고 싶다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파프리카를 먹고 파프리카가 섞인 좋은 피로 붉은 오줌을 마저 누지 못하게 억지로 삔 손목 같은 자세로 죽어버린 것의 성별 내기가 문제였다 자신의 내막을 드러내면서 피어나는 꽃양배추처럼 양배추의 성별은 여자입니까? 잎과 잎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스티로폼 외 1편
김은주 / 201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