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
[10주년 특집_신작시] 버지니아 외 1편 / 김별

  [10주년 특집_신작시]     버지니아     김별         사람의 마음과 맷돌은 과연 무슨 선착일까   여자가 머리를 끄집어냈다 여자가 갓난아기의 머리통을 끄집어냈을 때   맷돌은 왜 먼 길을 돌아갈까   달래놓았던 애가 다시 울고 여자는 아기를 달래고 여자는 손가락을 두어 개 잘라 가루를 마련할 것이고 우는 아기의 머리통을 돌려가며 멀리 돌아가며 달래고 달래는 여자 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애   나는 딱딱하다 나는 희고 붉다 나는 엇갈려서 중복으로 돌아간다   맷돌은 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숨구멍으로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메주를 조금 떠먹는 여자의 목마른 숟가락은[…]

[10주년 특집_신작시] 버지니아 외 1편
김별 / 2015-06-15
김희정
편지를 전하러 왔어요 외 1편 / 김희정

    편지를 전하러 왔어요       김희정             무섭지 않아요 골목 끝 고수머리 여학생은 아직도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으니까요     골목 속은 또 다른 골목이에요 끝없이 이어진 담장을 종이비행기처럼 넘어 다닙니다 그저 편지를 전하러 왔을 뿐인데     아무도 나를 보고 웃어 주지 않으니 혼자 웃기로 해요     어제 배달한 러브레터는 발기발기 찢겨 허공으로 흩어졌지만 순식간에 담장과 담장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렸지만     무섭지 않아요 찢어진 편지를 이어붙이면 골목은 금세 재구성되니까요 그 안으로 두근대는 대낮이 다시 들어서고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니 혼자 웃기로 해요     막다른[…]

편지를 전하러 왔어요 외 1편
김희정 / 201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