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열정이 넘치는 스무 살. 코드네임을 붙여주자면, ‘뉴클리어’. 기자단 활동의 핵과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 자리에 앉아 있었던 선배 기자단과 모두 구면일 정도로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2015년 4월
[2014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우수상 _시] 주말 김밥집 심영해(필명 : 해영) 주말마다 우리 가족은 등산을 갔다 계절 가리지 않고 항상 같은 산을 올랐다 엄마는 순두부찌개를, 아빠는 양푼비빔밥을 나와 동생은 떡볶이와 돈가스를 좋아했다 산에서 내려와 도로 하나 건너면 있던 김밥집은 항상 참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났다 작은 텔레비전에서는 연속극이 나왔다 단무지를 집어먹으며 산에서 봤던 청설모 이야기를 나눴다 몇 년을 교복을 입기 시작하고 김밥집이 문을 닫고 우리는 다 같이 오르던 그 산 아래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모처럼 현금이 생겨 처음 찾아간 집 건너 좁고 어수선한 김밥집에서는[…]
[2014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최우수상 _시] 머리카락 성하영(필명 : 흐린) 흔드는 대로 흔들린다 나의 몸에서 가장 힘없는 미미한 향과 햇볕으로 사는 머리카락 그러나 머리카락은 자란다 계속 내려와 손을 잡으려 한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몇 올은 처음 보는 곡식의 색이다 한 올 한 올 끊어질 듯 이어지며 무언가를 품고 있다 목을 꺼슬하게 감싼다 부드러울 겨를 없어도 온기는 머금었다 머리카락이 펜 끝에 물들도록 말을 건다 아 그렇게 견뎠던 걸까 부는 바람 따라서 일 년에 반 뼘씩 자라났던 걸까 가위가 다가온다 반색하며 말을 걸면 그는[…]
내 목과 가슴, 팔, 다리는 차례로 점점 투명해지는가 싶더니 완전히 사라져버린다. 공중에 둥실 떠오른 내 머리만이 수박처럼 크게 부풀어 오른다. 살구색의 피부가 빠르게 보랏빛으로 물들고, 얼굴에 난 여드름은 분화구처럼 울퉁불퉁하게 돋아난다. 나는 또도가스, 독가스를 뿜어내는 몬스터다.
사막에서 길을 잃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살인적인 열기의 낮과 극심한 추위의 밤. 인적 하나 없는 광대한 공간 속의 외로움. 그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메워지지 않는 목마름일 것이다.
시인의 안내를 받으며 인사동 골목을 걸었다. 한식 음식점의 문을 열자 세 명의 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렸다. 재수생 시인 권택석 기자와 예비 재수생 박지영 기자는 음식을 기다리며 입시에 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가슴 벅찬 순간 중에 순도와 강도로 으뜸을 꼽자면 자연 속의 동물을 마주할 때이다. 제가 나고 자란 혹은 나고 자랐어야 할 환경과 동떨어진 이역만리 낯선 땅도 아니고, 교육적 목적이든 오락적 목적이든 다른 뭐든 간에 인간의 ‘목적’을 위해 봉사하지도 않는 공간
현철 씨가 딸의 지갑을 열어본 것은 딸이 죽기 나흘 전의 일이었다. 딸은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후 면접용 구두를 사기 위해 다니던 대학교 인근의 백화점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엘리베이터 안에는 딸 말고도 두 명의 여자가 더 있었지만 느닷없이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달려든 괴한
[4월_테마시_운] 블랙박스 최호빈 1 비질하고 보니 빨간 돌 부스러기들이 꽤 많다 누가 가져온 걸까 어디서 묻어온 걸까 보이지 않던 부스러기가 자라고 자라서 네모반듯한 돌이 되고 돌은 계속 쌓여 이리저리 골목을 만들어 내는데 담배연기 찌든 방에 앉아 우리는 각자 형편에 맞는 불행에 대해 지껄이며 언제쯤 골목을 벗어날지 생각한다 헐값의 얼굴들로 범벅이 된 창 하나 부스러기에 뚫을 때까지 2 비를 맞고 서 있다 네 개의 바퀴가 여행가방에 달려 있다 제자리를 걷는 사람과 서 있는 사람을 신호등처럼 분명하게[…]
[2014년 AYAF (문학 분야) 선정작가 좌담회] 젊은 작가, 그들이 사는 세상 ● 일시 : 2015년 1월 24일 토 오후 7시 ● 장소 : 강원도 원주시 토지문화관 세미나실 ● 참석자 : – 사회_신철규, 도움_박찬세 – 참여작가_권민자, 김연필, 김준현, 박성준, 최백규(이상 시), 임재영(소설), 박신수진(희곡) – 대담 정리 및 사_권민경(시인) ▶ 신철규 : 지금부터 차세대신진작가지원(AYAF) 선정 작가들과 좌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행사는 글틴 10주년 행사와 겹쳐서 풍성한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