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2014_차세대3차_시] 시에스타 외 3편 / 김준현

  [2014년 3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시에스타     김준현           1       방 안에서 웅덩이가 자랐다     그곳으로 이끼가 옮았다     불면이 숨소리를 듣는 습관이라면     지금은 모든 펜이 곤두선 안테나가 되는 순간     불청객들의 귀 움직임을 중계했다       2       편지지와 허공을 몇 번이나 해부했지 혼잣말로 못 쓰게 된 몸과 몸들에서 땀 냄새가 나고 인도인 친구는 방을 옮겼어 없어도 되는 장기와 없어도 되는 신앙 같은 거, 있다면 숨기지 마 어둠에 가까운 피부색으로 나는 가끔씩 없는 사람 동양 남자가 내[…]

[2014_차세대3차_시] 시에스타 외 3편
김준현 / 2014-11-05
김연필
[2014_차세대3차_시] 서정 외 1편 / 김연필

  [2014년 3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서정     김연필           무언가가 팔락인다     큰 나무 아래서 팔락인다       팔락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말했다 저것은 꽃이야 아니 보자기야 아니 새야 새의 날개야 아니 비닐봉지야 아니 귀신이야 도깨비야 나뭇잎이야 나뭇가지야 아니 우리를 보고 웃고 있는 어떤 사람이야       어떤 사람이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다 얼굴이 희고 그림자가 흐리다 그 사람을 보며 우리는 말했다 귀신이야 도깨비야 아냐 나뭇가지야 아냐 비닐봉지야 그래도 그 사람은 우리를 보며 웃고 있었고 우리는 계속 그[…]

[2014_차세대3차_시] 서정 외 1편
김연필 / 2014-11-05
권민자
[2014_차세대3차_시] 서른이 되어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밥 먹고 웃고 수다 떠는 것 외 3편 / 권민자

  [2014년 3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서른이 되어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밥 먹고 웃고 수다 떠는 것     권민자       처음은 육하원칙으로. 놀이 같은 것으로.   어떤 날은 담아 두고 싶지 않는 것을 말하는 방식으로. 가령, 바람이 불지 않는 동안 바람을 생각했던 것. 가령, 멍들지 않는 플라스틱 같은 것.   이름은 굴림체처럼 생일은 얼음처럼 성별은 트럭 같은 것으로 장소는 주저앉은 낙오자로 행동은 에필로그에 중독되어 왜? 자꾸 파고드는 거니?   계속되는 충고는 이국적이다. 치즈처럼 녹여 먹기 좋다. 목각처럼 깎인 혓바닥이다. 잘리다[…]

[2014_차세대3차_시] 서른이 되어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밥 먹고 웃고 수다 떠는 것 외 3편
권민자 / 2014-11-05
백은선
[2014_차세대3차_시] 백색증 외 3편 / 백은선

  [2014년 3차 차세대예술인력육성 문학분야 선정작 ]     백색증     백은선       어떤 바람도 나를 통과하지 못한다 겨울, 입술이 입술을 향해 가지를 뻗는 동안 혀뿌리가 깊어진다   너는 내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다 긴 휘파람 소리가 창틀에 걸려 흔들린다   지독한 냄새 허공을 더듬는 투명한 매듭들 빛을 포기한 계단에도 각도는 존재한다 눈동자 위로 떠오르는 야윈 뼈들의 숲   그림자를 가로지르는 자정의 종소리 바람의 헛구역질 첫 번째 계단과 두 번째 계단 두 번째 계단과 세 번째 계단 세 번째 계단과……   열두 마디의 침묵을 끌고 가라앉는 꼬리[…]

[2014_차세대3차_시] 백색증 외 3편
백은선 / 2014-11-05
웹진 공개인터뷰 <나는 왜> 11월_황정은 소설가와의 만남 /

  《문장웹진》 연중기획 인터뷰 프로젝트 [나는 왜?] 11월 행사 안내   모두 잠들었습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과의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데이트       ● 11월 19일 수요일 오후 7시   ● 장소 :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 1층 스페이스 필룩스   ● 진행 및 참여 : 오창은 문학평론가와 10인의 열혈독자 여러분   *** 댓글로 참여 신청해주시면 추첨을 통해 알려드립니다.         ● 행사 소개       《문장웹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 [나는 왜?] 프로젝트는 2000년대 이후의 한국 문학을 주도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신 시인 혹은 작가를 매달 한 분씩 모시고,[…]

웹진 공개인터뷰 <나는 왜> 11월_황정은 소설가와의 만남
/ 2014-11-05
금은돌
여태 살았지만 정말 살았다는 느낌 한 번 들었던가 / 금은돌

민들레문학 특강에 지원하게 된 이유에 그가 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짝사랑하던 그. 그는 과학 선생님이었다. 어슬렁어슬렁, 한마디로 느릿느릿 콧노래 부르며 울림이 큰 복도 사이를 뒷짐 지고 걸어 다니는 분이었다. 그가 무슨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태 살았지만 정말 살았다는 느낌 한 번 들었던가
금은돌 / 2014-11-01
김민효
중매 그리고 애프터서비스 / 김민효

객실로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부터 확인했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면서 옷을 벗었다. 핸드폰을 번갈아 쥐며 모자, 스카프, 재킷, 스커트,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었다. 브래지어 훅을 풀 때는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 내가 훅을 풀어 주자 그녀는 한쪽씩 번갈아가며 어깨끈을 벗어냈다.

중매 그리고 애프터서비스
김민효 / 2014-11-01
조재룡
사랑, 같은 소리 (2) / 조재룡

당신은 살짝 스쳐도 온몸이 나른해지고 긴장이 풀려버리는, 황홀한 마사지 같은 걸 받은 것과도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 바라보는 것만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순간도 몇 번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마주 앉아 한없이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지껄이는, 그러나 정신이 좀 멀쩡한 사람이라면, 채 일 분이 지나기 전에 그의 말이나 몸짓이 터무니없고 허무맹랑하며 과장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사랑, 같은 소리 (2)
조재룡 / 2014-11-01
[연속기획 공개인터뷰_나는 왜 :자선시]찰흙 놀이 외 3편 / 손미

  [공개인터뷰_나는 왜] ● 손미 시인의 자선시 3편     찰흙 놀이       손미             흙을 만집니다 겨드랑이가 떨어집니다 엉덩이 옆에 겨드랑이가 있어도 됩니까 모든 것은 불확실합니다 좆도 모르는 것들에게 나는 악을 씁니다 귀가 없어집니다       심장을 파먹고 남은 건 떼어 창문을 틀어막았습니다 창문에 귀가 생깁니다 심장이 갈라지며 말라갑니다       흙을 두드립니다 맥박 같습니다 발이 하얘지면서 나는 다시 흙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눈과 귀가 떨어지고 입이 떨어지고 너는 내 말을 안 듣고 아무도 안 듣고       살에 대해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연속기획 공개인터뷰_나는 왜 :자선시]찰흙 놀이 외 3편
손미 / 2014-11-01
황시운
돌연히 찾아오는 것들 / 황시운

골목 초입부터 악취가 진동했다. 좁고 긴 골목을 따라 조심스레 차를 몰았다. 오늘 작업할 현장은 낡은 빌라 건물의 4층 1호였다. 김 과장과 상만이 트럭에서 이삿짐 상자와 장비를 내리는 동안 1층부터 작업 장소인 4층 계단까지 분무 소독을 했다. 내려와 보니 두 사람은 이미 짐을 다 내린 상태였다.

돌연히 찾아오는 것들
황시운 / 201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