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숨겨진 보물 같은 책 이야기]당신들이 알고 있는 당신들이 궁금해! / 이소연

내가 처음 『안네의 일기』를 읽은 것은 중학교 1학년 겨울이었다. 그래서인지 『안네의 일기』를 생각하면 붉은색 잔 꽃무늬 이불과 뜨듯한 방바닥, 그리고 무엇보다 삐드득거리며 속수무책으로 내 가슴을 비집고 들어오던 옥상의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차례로 떠오른다.

[숨겨진 보물 같은 책 이야기]당신들이 알고 있는 당신들이 궁금해!
이소연 / 2014-11-30
[공개인터뷰_나는 왜 대담]자, 이제 하나씩 진실을 이야기할 시간 / 안희연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불쑥 이런 인사를 건네는 시집이 있습니다. “우리, 언젠가 만난 적 있지? 이 무덤 속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눈을 끔뻑거리면서,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이 목소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 그리고 ‘이 무덤’이란 대체 어떤 곳일까 하고요.

[공개인터뷰_나는 왜 대담]자, 이제 하나씩 진실을 이야기할 시간
안희연 / 2014-11-15
조영한
[11월_단편소설_망] S대 / 조영한

윤오는 천막에 쓰인 글씨들을 읽었다. ‘폐과’, ‘반대’, ‘결사’와 같은 글자들이 가로로 또는 세로로 쓰여 있었다. 글씨는 갓 링에 올라온 레슬러 같은 느낌을 자아내면서도 어딘지 글 모르는 아이가 쓴 낙서처럼 보였다. 바람이 불 때면 천막이 부풀면서 글씨들도 바람에 쓸려 어디론가 날아갈 듯했다.

[11월_단편소설_망] S대
조영한 / 2014-11-15
김현
[11월_시_망] 조선 마음 3 / 김현

  [11월_시_망]     * 조선 마음 3     김현              *   조선은 마사키와 코오우의 명복을 빌었다. 망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그림이었다. 빛이 들었다. 빛은 어디에나 있으므로 그림자는 밝았다. 그게 조선의 마음을 작아지게 했고, 작아진 마음 때문에 조선은 작은 것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명복이란 죽은 뒤에 저승에서 받는 복이다.       꿈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만이 와타루를 검은 빛이라고 불렀다. 검은 빛은 배우였고 죽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검은 빛 영화를 보았다. 어려서는 몰래 자라서는 앞과 뒤로 돌려 보았다. 검은 빛은 오랫동안 빛을[…]

[11월_시_망] 조선 마음 3
김현 / 2014-11-15
오선영
[2014_차세대3차_소설] 부고들 / 오선영

전화기는 또 꺼져 있었다. 나는 손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3년 된 휴대전화기는 기력이 쇠한 노파처럼 종종 까무러졌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액정을 잘 닦아주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기기를 감싸고 있는 낡은 케이스를 벗기고, 다시 전원 버튼을 눌렀다.

[2014_차세대3차_소설] 부고들
오선영 / 2014-11-14
김연희
[2014_차세대3차_소설] 너의 봄은 맛있니 / 김연희

나는 다른 사람이 곁에 있으면 잠을 못 잤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잠들 수 있을 줄 알았다. 친구인 여경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종종 남자 친구 도현과 함께 침대에 누웠다. 그의 품은 자취방의 추위를 잊을 수 있을 만큼 따스하고, 어렸을 적 할머니 품에서 맡았던 눅진한 설탕 냄새가 났다.

[2014_차세대3차_소설] 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 2014-11-12
양선형
[2014_차세대3차_소설] 해변생활자 / 양선형

세상의 모든 해변에는 그와 같이 파견을 나온 사원들이 많았다. 해변은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었다. 그는 물결 아래서 그가 임의대로 분할해 놓은 해변의 구획들을 투시할 수 있었다. 그래야만 했다. 해변을 교차하는 선들이 그물처럼 바다 밑에서 술렁거린다. 그물이 바다를 감금한다. 그때 해안은 유실물을 기르는 양식장 같았다.

[2014_차세대3차_소설] 해변생활자
양선형 / 2014-11-12
강화길
[2014_차세대3차_소설] 당신을 닮은 노래 / 강화길

생각해보면 엄마는 늘 그렇게 애썼다. 그녀는 열한 살 여자아이를 혼자 키워야 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엄마가 경험했을 어떤 것들에 대해 함부로 추측하고 싶지 않다. 내가 그녀의 일부였던 것은 자궁 속에 웅크리고 있던 열 달에 불과하다. 이해나 공감은 어디까지나 나라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가능하다.

[2014_차세대3차_소설] 당신을 닮은 노래
강화길 / 201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