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의 뙤약볕이 뜨겁던 지난 8월 29일,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안양예술고등학교(교장 최은희·이하 안양예고)를 찾았다.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시극 경연대회인 ‘눈과 시의 울림’(이하 ‘눈시울’)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잰걸음으로 달려간 것이다. 운동장 공사 관계로 학교 밖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야말로 ‘헐떡고개’를 낑낑대며 걸어 올라갔다.
2014년 10월
조진주의 「태양이 마르지 않는 한」은 근래 보기 드문 성격의 희곡이다. 극의 배경이 1960년대 미국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심리스릴러에 근접한 장르적 특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 두 가지 특성은 「태양이 마르지 않는 한」의 핵심적인 독법을 생성하는 기제는 아니지만 극의 기본 설정이라는 점에서 중요
서동찬의 「A Stranger」는 치밀하게 설계된 스릴러 단편소설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이 작은 서사세계는 오로지 독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독자가 다른 어떤 잡념도 틈입시키지 못할 만큼, 소설은 두 사람의 작중인물이 빚어내는 하나의 이야기에 철저히 집중한다.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노래」라는 시를 보면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라는 구절이 있다. 그 시의 운을 빌려 말하자면 ‘어리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다. 사랑조차도 돈에 휘둘려야 하는 자본주의 세상의 어두운 면을 노래한 시이기에, 사랑의 순수 감정이 더 절실하게 여겨지는 시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은 복수의 고사다. 춘추시대 오 왕 부차의 아버지는 월 왕 구천에게 패해 죽고, 아들인 부차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복수의 화신이 된다. 그는 섶 위에서 불편하게 잠을 자면서 복수를 다짐했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구천을 굴복시킨다.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편리함이 는다 해도 삶의 행복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람은 불행과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바꾸려는 움직임은 작은 글에서 시작된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점은 깨닫는 것에서 시작된다.
『허삼관 매혈기』는 1996년 중국 작가 위화가 쓴 소설이다. 소설 자체도 유명하지만, 소설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바로 작가 위화다. 그는 세계인이 존경하는 중국 최고의 작가다. 그의 작품 『인생』을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로 찍으면서 전 세계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러분들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요. 좀 어렵고 힘든 일을 해내고 났을 때의 행복감과 아주 쉬운 일들을 해내고 난 후의 행복감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했던가요? 당연히 전자일 것입니다. 책을 선택해 읽을 때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누군가 詩가 어렵다고 말한다. 나도 어렵다고 말한다. 읽어도 전해지지 않는 시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모두 해석하려 하지 않는다. 오래 잡고 있지도 않는다.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읽어 넘기는 것이 나의 시독법이다.
할머니는 개를 기르셨다. 개들은 주로 누르스름했고 가끔은 하얬다. 뽀얗고 예쁜 놈도 있었고 지저분하고 미운 놈도 있었다. 어떤 놈은 다가가면 목줄이 팽팽해지도록 마중을 나와 벌떡 일어서서는 앞발을 허우적거리며 놀아달라고 졸랐고, 어떤 놈은 제 집으로 쏙 들어가 구석에 몸을 밀착시킨 채 어두컴컴한 곳에서 힐끗힐끗 눈치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