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기
[시]거울 외 6편 /

      거울   양해기       철거를 기다리는 빈집에는   먼지를 뒤집어쓴 거울이 있다   거울은   꽃들의 슬픈 표정을 보관하고 있다               동굴       그녀와 헤어지고 동굴만 남은 사진을 들여다본다   폐광처럼 버려진 동굴 한때 기차가 다녔다던 동굴 서늘한 바람이 새나오는 동굴   사진 찍을 때 그녀가 잠시 들어가 있겠다던 동굴             항아리         식당 앞에 뒤집힌 항아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항아리 안엔 그늘이 있고   그늘 안에는 아직[…]

[시]거울 외 6편
/ 2014-05-22
[특집인터뷰_고은 시인과 함께]내 모국어의 명예는 시다 / 김경주

우리 문학에서는 시인들이 자주 새를 노래해 왔습니다. 또 그 새를 어떤 시인은 한 번 이상, 어느 시인은 백 번 이상 노래한 경우도 있었겠죠. 집에서 같이 사는 짐승뿐 아니라 집 밖의 모든 자연환경 속에 있는 자기 삶을 유지하는 짐승들도 많은데, 그 짐승에 대한 것도 노래한 경우가 적지 않죠.

[특집인터뷰_고은 시인과 함께]내 모국어의 명예는 시다
김경주 / 2014-05-21
[문학카페 유랑극장 후기]문학과 사람, 이야기와 끄덕임의 여정 /

1월 23일, 원주 토지문화관은 청소년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전상국 선생님이 계셨다. 수많은 눈동자를 마주한 채 ‘생애 마지막 작품’을 말씀 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나는 아직 또렷이 기억한다.충만한 열정에 숭고해졌고, 감히 용기를 얻었던 곳. 우리의 첫 번째 유랑은 그래서 ‘살아있음‘이다.

[문학카페 유랑극장 후기]문학과 사람, 이야기와 끄덕임의 여정
/ 2014-05-20
추하고 아름다운 추억에의 오마주,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

건물마다 수많은 소극장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주변, 일명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은 가장 많은 소극장들이 밀집해 있는 곳과는 조금 떨어진 혜화 로터리 부근에 위치해 있었다. 지도를 보면서도 ‘여기에 과연 극장이 있을까?’라고 반신반의하며 걸어가다 보면 보이는 건 공연 중인 극의 입간판.

추하고 아름다운 추억에의 오마주,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 2014-05-20
[문학특!기자단 인터뷰]‘도저히 못 빠져나가는’ 엽서시문학공모 사이트, 정보통 주인을 만나다 /

공모사이트의 일은 지금껏 혼자 하다 보니 가끔 ‘조금 늦었다’, ‘정보를 빠뜨렸다’는 등의 불만을 듣곤 하지만 “여기서 도저히 못 빠져나가게, 다른 포털을 뒤져봐야 여기만 못하다”는 모토를 가지고 운영한다.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 스스로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래도 정보만은 뒤처지지 않겠단 목표가 강하다.

[문학특!기자단 인터뷰]‘도저히 못 빠져나가는’ 엽서시문학공모 사이트, 정보통 주인을 만나다
/ 2014-05-20
정지아
도덕의 구조_제5회 / 정지아

그녀는 전도유망했다.
모두들 그렇게 말했다. 그녀 스스로 전도유망한 미래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딱히 의심하지도 않았다.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것일까? 지금은 그런 고민조차 사치스러웠다. 오늘도 오 분이나 늦었다. 이 달 들어 벌써 세 번째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현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도덕의 구조_제5회
정지아 / 2014-05-15
유희경 시인(2013)
매혹魅惑에 이르는 시간 외 1편 / 유희경

    매혹魅惑에 이르는 시간     유희경               담요, 라고 말할 때마다 주저, 주저하며 내려오는 밤하늘 곳곳 남아 있는 온기가 내놓지도 들이지도 못하는 손길로 얼굴을 만지고 따뜻하고 뜨거워 말도 숨도 감추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여태도 없는 우리를 덮어 음악은 잔에 담아 건네는 물처럼 흔들려, 가고 흔들리듯, 오고 그러다 가라앉으며 눈을 떠 지금을 기억하고 살짝 그리고 슬쩍 곁을 내주고 곁을 가져오고 따뜻하고 뜨거워 의미도 감정도 감추지 못하는 나는 담요의 고요를 매만지고 생애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 빛이 내려와 떨리는 기척 심장에 맺히는 그림자를 그려 봐 네가,[…]

매혹魅惑에 이르는 시간 외 1편
유희경 / 2014-05-15
조우리
[5월 소설_못] 나사 / 조우리

J는 언제부터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잠들었을까.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고 곤한 잠을 자고 있는 J의 등은 태아처럼 웅크려 자는 버릇 탓에 고래처럼 둥글었다. 손을 뻗어 J의 등에 손바닥을 붙였다. 검지로 척추의 뼈들을 천천히 더듬어보았다. J는 깨지 않는다. 뒤척이지도 않는다.

[5월 소설_못] 나사
조우리 / 201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