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 고광헌

  겨울산   고광헌         문득, 나무들 말랐다   홑겹 차림 눈 이고 선 철없는 어린것들 아랫도리 시리다   바람에 길 내준 등고선 길 없는 비탈에 가부좌 틀고 석 달째 동안거 중이다   《문장웹진 2월호》      

겨울산
고광헌 / 2012-01-26
[제3회] 신성한 시간이 그립다 / 조광제

  [철학, 삶을 탐하다_제3회]     신성한 시간이 그립다   조광제(철학아카데미)           해가 바뀌니 지인들로부터 새해 인사가 오고 간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가장 일반적인 인사다. 개중에는 ‘올해에는 더욱 힘내어 잘살아 봅시다.’라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특히 연세가 많이 드신 분들에게는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고.”라는 인사말을 곁들인다.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 비해 죽음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있는 그분들에게 ‘더욱 건강하시고’라는 말을 곁들이고자 하면 왠지 쑥스럽기까지 하다. 연세가 많이 들다 보면 건강할 리 만무한데도, ‘더욱 건강하시고’라고 하니 일종의 거짓부렁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인사를 받는 쪽에서는 ‘고마워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제3회] 신성한 시간이 그립다
조광제 / 2012-01-17
모두에게 복된 새해! / 고봉준

  모두에게 복된 새해!   고봉준(문학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간의 연속성이라는 것이 허구적인 감각에 불과하다는 걸 일찍이 알아버렸지만, 그럼에도 달력상의 해가 바뀌고 신년의 첫날을 맞이하는 일이 마냥 무덤덤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 적에는 일 년에 두 번 찾아오는 설날이 마냥 좋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에는 가계의 지출과 이러저러한 모임들이 두 번씩 있어서 몸도 마음도, 더불어 지갑 사정도 어렵기만 합니다.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는 또다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나름의 계획을 성실하게 세웁니다. 금연, 금주, 저축 등이 그런 공약(空約)의 대표적인 사례들이 아닐까요. 매스컴은 연일[…]

모두에게 복된 새해!
고봉준 / 2012-01-09
끝없이 이어지는 서사의 괴물성, 최제훈 소설가 / 고봉준

  [고봉준의 젊은 작가 인터뷰_04]     끝없이 이어지는 서사의 괴물성 ─ 최제훈 작가 인터뷰   고봉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오는 길목, 나는 많이 아팠다. 특히 목이. 언제부턴가 유행성 감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게 월동준비가 되어버려 겨울이 깊어지기도 전에, 그러니까 남들이 감기 증세로 병원 문턱을 넘나들기도 전부터 일찌감치 한바탕 감기와의 일전을 치르는 것이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특히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6주간 이어지는 ‘소설 이론’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던 터라 인터뷰를 세심하게 준비할 시간도 턱없이 모자랐는데, 목과 코, 그리고 천식환자의 그것처럼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발작성 기침[…]

끝없이 이어지는 서사의 괴물성, 최제훈 소설가
고봉준 / 2012-01-02
봉우리 / 정승희

  [청소년 테마소설] 몸과 욕망_여섯번째     봉우리   정승희            알맞게 살이 붙은 허벅지에, 알맞은 키에, 알맞은 눈에, 알맞은 입술에, 알맞은 팔뚝에, 알맞은 허리에, 알맞은 가슴에, 알맞지 않은 게 어디 하나라도 있는가 말이다. 성격까지도 알맞게 착하다.    어제 체육시간에 매달리기를 하는데, 선해의 체육복 윗도리가 살짝 올라가 배꼽이 보였다. 어쩌면 배꼽도 저리 알맞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봉긋 솟아 오른 가슴도 어찌 그리 알맞게 탱글탱글하게 보이는지.      신선해       엄마의 작은 눈이 퉁퉁 부어 있다.    엄마는 어제 몇 달 만에 미용실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봉우리
정승희 / 201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