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군의 맛」은 독(毒)이다 / 채현선

     [내가읽은 올해의 책]     「교군의 맛」은 독(毒)이다 ─ 명지현 장편소설 『교군의 맛』을 읽고   채현선             소설 「교군의 맛」은 독(毒)이다.    은밀하고 강하며 치명적이다. 모든 치명적인 것은 이면의 속성을 포함한다. 위험하면 위험한 만큼 빠져드는 매혹, 설명할 수 없는 그 매혹의 늪을 건너며 경험하게 되는 긴장과 카타르시스라는 달콤한 세계, 이것이 바로 교군의 맛이다.    교군의 주인인 이 여사(덕은)의 음식들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양가적 속성을 가진다. 검은 입술과 검은 혀로 풀어내는 매운맛의 레시피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끝내 살아내야 하는 삶의 과정과 닮아 있다.[…]

「교군의 맛」은 독(毒)이다
채현선 / 2012-12-11
비와 통, 뿔과 닭 / 한유주

     [내가 읽은 올해의 책]     비와 통, 뿔과 닭 ─ 『뿔바지』, 자끄 드뉘망(김태용), 2012   한유주              나의 이름은 안입니다. 본래는 한이지만 이곳에서는 누구나 안이라고 발음하더군요. 이 글은 여행자들을 위한 사무실과 우체국이 있는 광장에 있는 싸구려 카페테리아에서, 이곳의 모든 음식 값을 합한 것보다 몇 배쯤 비싼 만년필로 쓰고 있어요. 2012년이 가고 있군요. 2013년이 오고 있나요?    노란 형광색 작업복을 입은 청소부들 여럿이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있어요. 나의 뒤편에서. 나의 앞에는 커피 한 잔과 만년필, 노트, 당신의 책, 소금통과 후추통, 어둠,[…]

비와 통, 뿔과 닭
한유주 / 2012-12-11
작가인 동시에 독자인 사람의 노래 / 서유미

     [내가 읽은 올해의 책]     작가인 동시에 독자인 사람의 노래 ─ 이승우, 『지상의 노래』   서유미              소설을 쓸 때는 독서를 자제하는 편이다. 좋은 소설을 읽게 되면 쓰고 있던 글이 형편없이 느껴져서 의기소침해지기 때문이다. 또 독서의 달콤함에 빠지면 소설쓰기를 작파해 버리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피어올라서 의도적으로 멀리하기도 한다. 그렇게 단속하는데도 열심히 써야 할 때는 읽고 싶은 책이 넘쳐나고, 작정하고 독서를 시작하면 뭔가 써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은 반복되었다. 그래서 하루를 반으로 접어서 낮에는 읽고 밤에는 쓴다거나 일주일의 전반부는 읽고[…]

작가인 동시에 독자인 사람의 노래
서유미 / 2012-12-08
〈문장〉이라는 광장 / 이상협

     [새 문장에 바란다]   〈문장〉이라는 광장   이상협(시인, 아나운서)              틈나면 자주 둘러보는 곳이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이다. 문학 각계의 동향과 문청들의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나에겐 인터넷 세계에서, 다음이나 구글만큼 비중 있는 중요한 곳이다. 입맛에 맞게 다양하고 많은 정보들이 포진해 있는 바, 챙겨 갈 것들이 많다. 놀랄 만큼이나 많아서 한번 클릭을 시작하면 한 시간은 쉽게 지난다. 이렇게 유익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문장〉을 개편한다는 소식은 매우 반갑다.    〈문장〉은 국내에 가장 유력하고 유일한 문학 포털 사이트다. 일반적으로 포털의 역할은 검색[…]

〈문장〉이라는 광장
이상협 / 2012-12-08
낯선 치유로부터 / 전석순

     [내가 읽은 올해의 책]   낯선 치유로부터 ─ 안보윤, 『우선 멈춤』   전석순              소설이 어떤 방식으로든 모종의 기능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면 그중 하나는 위로일 것이다. 어딘가에 속해 있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던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맞춤형 위로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껏 소설에서의 위로란,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너보다 더한 사람도 많다는 식이거나 지금 겪는 아픔은 너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거라는 식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충분히 유효했다. 위로는 무언가 간절하게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통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부족하든 거짓말이든 아니면 진짜든.    그러니 위로가[…]

낯선 치유로부터
전석순 / 2012-12-08
〈문장〉 활용법 / 박형권

     [새 문장에 바란다]     〈문장〉 활용법   박형권(시인)              2005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나는 바지락조개 양식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바다에 허리까지만 물에 담고 바지락을 캤다. 바다는 중독성이 있다. 하루도 바닷물이 몸에 닿지 않으면 커피 다섯 잔을 마시던 사람이 갑자기 커피를 끊은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중독에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하던 일에서 몇 차례 실패하고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풍덩 뛰어든 바다 일로, 거듭된 실패에서 얻은 상처가 나도 모르게 치유되어 가고 있었다. 아마 내가 던져 주는 새우깡을 먹겠다고 매일 찾아오는 갈매기와 일[…]

〈문장〉 활용법
박형권 / 2012-12-08
산령(山嶺)에서 외 1편 / 박형준

    산령(山嶺)에서            달이 가깝다    여기서는 아주 외롭게    달을 신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저렇게 신발자국을 내놓았을까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에    나도 발을 집어넣고 싶다      벼랑에 뿌리내린 소나무,    바위를 뚫고 나온 흰 뿌리들,    허공에서 연약하게 꼼지락대는 발가락들,      벼랑에 뿌리 내린 강인한 정신에게서    나는 가장 연약한 맨발을 본다    바람에 발을 집어넣고 흔들리는    퍼득이는, 저 나무의 맨발의 비상      여기서는 아주 가깝게, 아주 높게    무언가를 신고 있는 존재들이[…]

산령(山嶺)에서 외 1편
박형준 / 2012-12-08
정어리적인 직관, 압둘 키리한적인 표상, 압도하는 푼크툼 / 신동옥

     [내가 읽은 올해의 책]     정어리적인 직관, 압둘 키리한적인 표상, 압도하는 푼크툼 ─ 서대경, 『백치는 대기를 느낀다』를 읽고   신동옥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언어를 가지고 쓰기에, 바로 그 언어를 앞지른 자리에 뿌리내렸다고 여겨지는 의식에 기대어 쓰기에, 우리들이 쓴 모든 시는 죽은 단어에 기대고 모든 시인은 시체애호증을 앓는지도 모를 일이다. Signification Necrophilia! 우리가 쓰고자 하는 글은 막연한 어휘에 기댄다. 막연하지만 그 때문에 반쯤은 새로운 가능성에로 열린 이상한 어휘들 말이다. 시적인 표현들 속에서 낯익은 문장들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다. 시가 목표로 하는 새로운[…]

정어리적인 직관, 압둘 키리한적인 표상, 압도하는 푼크툼
신동옥 / 2012-12-08
문장에서 놀았다 / 하상만

     [새 문장에 바란다]     문장에서 놀았다   하상만(시인/국어교사)              기억난다. 늦은 오후 비가 오는 날이었다. 나는 시골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혼자였다. 스피커에서 김선우 시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천천히 한 남자의 일생을 읽어 갔다. 연보만 들었을 뿐인데 묘하고 깊은 감동에 움직일 수 없었다. 소름이 한참 돋았다. 나를 그렇게 만든 한 남자는 체 게바라였다.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나 그의 삶에 사로잡혀 버렸다. 내게 그를 소개한 곳은 ‘문장의 소리’였다. 그날 이후 나는 이 방송의 팬이 되어버렸다. ‘문장의 소리’를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위대한 작가들과 숨겨져[…]

문장에서 놀았다
하상만 / 2012-12-03
[그림으로 보는] 새 문장에 바란다 / 소공

     [새 문장에 바란다]   그림으로 보는 새 문장에 바란다   소공(만화가)                지금 ‘사이버문학광장(www.munjang.or.kr)’은 홈페이지 개편 작업이 한창 진행입니다. (2013. 1. 10 오픈 예정)    본 내용은 새 '사이버문학광장'에 대한 다양한 기대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올 12월과 내년 1월 두 달에 걸쳐, 각 분야 다양한 필자의 글이 릴레이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그림으로 보는] 새 문장에 바란다
소공 / 201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