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계 분리 법칙 / 황세연

  [장르소설 특집]     6단계 분리 법칙   황세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텔레비전 뉴스에서나 더러 볼 수 있었던, 날벼락보다 더한 일이 우리 가족을 덮쳤다.    그 잔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나는 큰 소리로 웃으며 회사 근처에서 직장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1차를 갔고 2차를 갔다. 아내와 처제가 두 시간 동안 수십 차례 전화를 걸었는데 나는 가방에 넣어 둔 휴대전화 벨소리를 듣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3차로 노래방을 가려는데 직장동료가 전화를 받더니 당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줬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6단계 분리 법칙
황세연 / 2012-08-01
봄밤 외 1편 / 박지혜

    봄밤            봄밤을 걸치고 다시 돌아오는      바람을 찢고 핏기 도는 소리      벽이 무너진다      새의 눈을 따라      그곳을 지나면      쏟아지는 기억      봄길 아래로는 누가 걸어가나      새의 눈을 따라      그곳을 지나면               텅            벽이 있다 빛그림자가 대각선으로 그어진 하얀 벽이 있다 너는 하얀 벽의 그림자의 빛을 그리고 싶다고 했고 나는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온종일 눈부신[…]

봄밤 외 1편
박지혜 / 2012-08-01
[강연록] 이성의 등뼈 / 김용규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제4회_소설가 김연수 편     이성의 등뼈 ―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   김용규(철학자)                여러분은 조금 전 헝가리 출신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아서 쾨슬러(A. Koestler, 1905~1983)의 장편소설 《한낮의 어둠》을 제가 축약해서 각색한 낭독공연을 보았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루바쇼프는 스탈린의 대숙청 시기인 1938년에 총살된 니콜라이 부하린(N. I. Bukharin, 1888~1938)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부하린은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스탈린과 합세하여 트로츠키를 실각시킨 좌익 공산주의 지도자로서 1927년에는 코민테른 의장을 역임했던 사람이지요. 원작 소설은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체포되어 총살당하기까지의 과정을[…]

[강연록] 이성의 등뼈
김용규 / 2012-08-01
[강연록] 두 언어, 두 풍경 / 김용규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제3회_ 시인 심보선 편       [강연록] 두 언어, 두 풍경 ─ 불의 언어와 물의 언어     김용규(철학자)             1      여러분은 조금 전에 프랑스 소설가 겸 극작가인 장 지로두(Jean Giraudoux, 1882~1944)의 〈벨락의 아폴로〉를 보았습니다. 장 지로두는 프랑스 오트비엔 주의 가난한 시골 벨락에서 태어났지만, 공화주의의 은덕을 입어 국비장학생으로 모든 예비 지식인들이 선망하는 파리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그는 잠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강사 노릇을 하기도 했지만, 귀국해서 그가 생업으로 삼은 것은 학문이 아니라 공직이었지요. 그는 28세 때인 1910년 외무부에 들어가[…]

[강연록] 두 언어, 두 풍경
김용규 / 2012-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