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심보선 시인과 김용규 철학자와의 대담 / 김용규 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_제3회 심보선 시인과의 대담     [대담] 심보선 시인과 김용규 철학자 대담     2012. 6. 25(월) 저녁 7시 20분~10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 홀              ▶▶▶ 김용규 : 선생님 안녕하세요.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해 ‘눈앞에 없는 사람’으로 상을 많이 받으셨어요. 좋은 시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질문에 앞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철학자에게는 여성 팬들이 없어요. 참 유감인데요. 시인들에게는 여성 팬들이 많은 것이 드물지 않습니다. 지난주에도 전주에 내려가서 시낭송축제에 잠시 참석했는데, 시인들 옆에는 여성들이 바글바글한데 제 옆에는 아무도 안 앉습니다. 그런[…]

[대담] 심보선 시인과 김용규 철학자와의 대담
김용규 외 / 2012-07-27
긍정과 부정 사이, 파국적 삶 / 고봉준

  고봉준의 젊은작가 인터뷰     긍정과 부정 사이, 파국적 삶 – 김이설 작가 인터뷰   고봉준              현대의 소설은 도덕적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다. 아니, 오늘날의 한국 문학은 당위적인 결론, 균열된 현실을 봉합하려는 도덕이라는 이데올로기보다는 ‘파국’으로 치닫는, 출구 없는 삶의 실재에 더 많은 시선을 던진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삶의 가파른 벼랑들을 독자들의 눈앞에 들이미는 이러한 소설적 악취미는 이제 하나의 경향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리하여 이러한 파국적 실재를 대면할 때마다 우리는 ‘이것도 삶인가?’라는 낮은 탄성을 내지르거나,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 은폐되어 있는 비이성적?비상식적인 날것 그대로의 삶을 목격할[…]

긍정과 부정 사이, 파국적 삶
고봉준 / 2012-07-27
야구란 무엇인가 (제5회) / 김경욱

  장편연재_제5회     야구란 무엇인가   김경욱             사내는 입안에 남은 인삼 맛을 몰아내기 위해 침을 삼킨다. 침을 뱉을 수는 없다. 침을 뱉는 것은 나쁜 행동이다. 정직한 사람이, 소심하고 정직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사내는 침이 바닥날 때까지 삼킨다. 침을 삼키면서 저 멀리 파란 들판이 더 파란 산과 만나는 곳에 거대한 원반처럼 떠 있는 야구장에 집중한다. 야구장은 땅에서 솟아난 것 같기도 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기도 하다. 어느 한쪽이라면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다. 외계인들의 우주선 같다. 조명탑은 날개다. 착륙을 위해 날개를 접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야구란 무엇인가 (제5회)
김경욱 / 2012-07-27
이상하고 아름다운 / 강지영

  [2012년 장르소설 특집]     이상하고 아름다운   강지영            얼굴이 붉고 흰 수염이 가슴까지 늘어진 신선이 말했다.    “돌아가려면 나를 이기는 수밖에 없네.”    숲은 융단처럼 포근해 보이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어 어디든 눅눅했다. 움직이지 않는 것들은 모조리 두터운 이끼로 덮였고 풀잎과 자갈, 날아가는 새의 깃털까지도 흠뻑 젖어 있었다. 으슬으슬 한기가 돌았다.    “좋습니다, 그럼 시작하시죠.”    나는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조그맣게 기합을 넣었다. 흰 수염의 신선이 테이블 아래에서 장기판을 꺼냈다.    “잠깐만요, 전 장기 둘 줄 몰라요. 다른 거 없어요? 지뢰찾기라든가 오목 같은[…]

이상하고 아름다운
강지영 / 2012-07-27
우리 모두의 힘 / 듀나

  [2012년 장르소설 특집]     우리 모두의 힘   듀나         1.      서화영이 담임을 따라 교실 안으로 들어왔을 때, 지희를 포함한 2학년 D반 아이들은 모두 피부에 정전기가 스치고 지나가는 것과 같은 짜릿한 감각을 느꼈다.      처음에 아이들은 자기네들이 새 전학생의 외모에 반응했다고 생각했다. 화영은 인상적인 외모의 아이였다. 예쁘다기보다는 잘생긴 편이었고, 날카롭게 날이 선 얼굴은 거의 인공적이었지만, 성형수술의 결과물보다는 모델의 개성을 강조한 조각품 같은 인상을 주었다. 키가 특별히 크지는 않았지만 깡마르고 긴 팔다리 때문에 후리후리해 보였다. 보고 신기해하거나 감탄할 수는 있지만 굳이 닮고 싶은[…]

우리 모두의 힘
듀나 / 2012-07-27
금요일 외 1편 / 이상국

    금요일            보통은 금요일 오후에 로또를 산다      시가 안 되는 날은 몇 장 더 산다      나는 언젠가 내 밭에서 기른 근대로 국을 끓여 먹거나    머잖아 이웃에 대하여 관후(寬厚)를 보이게 될 것이다      로또는 인류와 동포를 위한 불패의 연대이고    또 그들이 나에게 주는 막대한 연민이다      나는 부자가 되면 시는 안 쓸 작정이다      어쩌다 그냥 지나가는 금요일은 불안하다    누군가에게 이 세계를 그냥 줘버리는 것 같아서다    그리고 은밀한 곳에서 그것을 맞춰 보고는     […]

금요일 외 1편
이상국 / 2012-07-27
호로병 속의 새 외 1편 / 김백겸

    호로병 속의 새            나는 책상 위에 널브러진 컴퓨터였으며 모니터였다    나는 계산기였고 전화기였으며 휴대폰이었고 안경이었으며    나는 보조탁자와 접대의자였고 4단 캐비닛 벽장이었다    나는 물건들을 생산하는 공장과 배달의 시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얹혀 돌아다니는 상품이었다    나는 이 마트에서 하늘의 별처럼 쌓인 잡화와 생활용품이었다가 쓰레기장에 태산처럼 쌓여 가는 물질과 에너지였다      나는 문명의 호로병에 갇혀 새를 꺼내는 손이 들어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새의 마음이었다      당신은 푸른 언덕의 수국이며 소나무 숲을 날아다니는 비둘기였다    당신은 저녁하늘의 구름과 황혼이었으며 세차게 부는 편서풍이었다    당신은 춘장대[…]

호로병 속의 새 외 1편
김백겸 / 2012-07-27
유령 외 1편 / 김요일

    유령              우리는 생선처럼 나란히 누워    비린내 풍기고 있었지    오후도 아니고 적멸도 아닌 시간    서로에게 안주가 되는 꿈을 꾸었지      햇살도 풍문도 없는 곳에서    폐병쟁이인 나는 핏빛 노래만 흥얼댔고    꼬리만 남겨진 당신은 파닥거리며 붉은 춤 추었지      무릎 꿇고 향을 피우면    별이 돋아났지 당신의 밤에선    약냄새 진동했지      꽃을 새기려 날선 손톱으로    깊은 곳을 후벼 팠지 상처 속에서 어김없이    소름 돋은 별 하나      후, 투투투—    날개만 두고 날아간[…]

유령 외 1편
김요일 / 2012-07-27
밤의 물방울로부터 외 1편 / 신영배

    밤의 물방울로부터              넘어졌다    가슴에서 물컹한 것을 놓쳤다    물 한 방울    한 눈에서, 소녀였을 때와 집을 나오던 때와 달리던 때가    동시에 넘어졌다    커지는 물 한 방울    일어서지 못하고 등을 구부리는 일밖에    하루의 마지막 남은 걸음을 끌어 물방울 속으로 들어갔다    검은 소녀와 집을 나온 여자와 달리는 여자가 동시에 들어왔다    둥글게 엉켜 잠드는 밤    물방울 속에서    등은 하나로 겹쳤다가 세 개로 떨어졌다가    다시 여러 개로 무늬를 펼쳤다    조용히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밤의 물방울로부터 외 1편
신영배 / 2012-07-27
봄밤이라는 쿠키파일 1 외 1편 / 최승철

    봄밤이라는 쿠키파일* 1              썰물 빠져나간 해변에 열기 뜨거운 콜라 병이 박혀 있다 모니터가 뜨겁다 아름다운 봄밤인데라는 문장을 읽을 때 예수의 마지막 외침 “엘리, 엘리!” ‘주(主)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문장이 겹쳐졌다   와이파이를 켰다 등받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등받이가 깨졌다 뚱땡이 놈! 혼자 쓰러진 저녁 울지 않았다      애인은 술 취할 때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싶다고 울곤 했다 너, 어디 가니? 라고 물었다 어느 기억에선가 피 냄새 몰려왔다 골목을 지나가는 승용차의 경적소리 사랑아,   초승달이 생선처럼 파닥 소주 안주엔 새우깡      벚꽃이[…]

봄밤이라는 쿠키파일 1 외 1편
최승철 / 2012-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