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 외 1편 / 이기인

    씩씩           하루 30페이지씩 뜯어먹는 하늘이었다   먼저 비가 와서 우산을 준비하고 우비 단추를 세어 본 날이다   찢어진 우비를 걱정하고 고장난 우산을 버리지 못했다   마당에서 듣는 하늘을 세로로 접어서 벽에 기대 놓은 날이다   하필이면 일주일이나 먼저 온 비가 누운 바위와 지붕을 씻는다   함부로 비가 와서 우산을 펼치고 혼잣말처럼 우비를 뒤집어 본다   하늘을 꼭 쥐어서 짜내는 비의 이야기가 흥건하다   의자에 앉은 구두가 탁탁 자모음을 두드려서 이상한 일상어를 바닥에 떨어뜨린다   앓는 볼에는 일주일 후의 눈물이 먼저 와서 묻는다  […]

씩씩 외 1편
이기인 / 2012-05-26
존 업다이크의 토끼 / 정영목

  [해외문학 소개]   존 업다이크의 토끼   정영목             존 업다이크의 『달려라, 토끼』가 나온 것은 1960년이고, 그의 토끼 사부작 가운데 마지막 작품인 『토끼 안식하다』가 나온 것은 1990년이다. 그 사이에 업다이크는 『돌아온 토끼』(1971)와 『토끼는 부자』(1981)를 펴냈다. 보통 이렇게 네 편을 묶어 토끼 사부작이라고 부르지만, 업다이크는 2001년에 펴낸 단편집 『사랑의 수고』에 “기억 속의 토끼”라는 중편을 속편으로 집어넣었다. 이런 식으로 업다이크는 거의 정확하게 10년 간격을 두고 40년에 걸쳐 토끼라는 별명을 가진, 자신의 출세작의 주인공 해리 앵스트롬에게 돌아갔다(이 가운데 3권과 4권은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토끼 이야기를 내놓고[…]

존 업다이크의 토끼
정영목 / 2012-05-26
야구란 무엇인가 (제3회) / 김경욱

  [장편연재_3회]   야구란 무엇인가   김경욱         오동나무 상자에 갇힌 어머니가 보낸 첫 번째 밤이 찾아온다. 노련한 우체부처럼 단박에 찾아온다. 우체부는 소리 없이 문을 따고 소리 없이 아이의 텐트 앞에 선다. 거미, 매미, 메뚜기, 사마귀, 잠자리, 장수하늘소, 개똥벌레, 무당벌레, 딱정벌레가 우체부 앞을 막는다. 우체부가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아이의 잠에 금이 간다. 금 간 아이의 잠이 칭얼거린다. 훌쩍인다. 사내가 텐트 앞으로 간다. 곤충 부대 너머에서 아이가 할머니를 찾지만 사내는 곤충 부대에 막혀 아이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할머니는?   아이의 눈동자가 텐트의 좁고 낮은 어둠 속에서 새까맣게 반짝인다.[…]

야구란 무엇인가 (제3회)
김경욱 / 2012-05-24
[영상_질의응답] 이은선의 Just 10 Minutes / 김용규 등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_제1회 김선우 시인 초대   21세기, 우리가 꿈꾸는 혁명은? [관객과의 대화] 이은선 작가의 Just 10 Minutes    ▶ 일시_ 2012. 4. 23(월) ▶ 장소_ 예술가의 집(대학로) ▶ 진행_  이은선(소설가)    — [관객과의 대화] 이은선 작가의 Just 10 Minutes—  

[영상_질의응답] 이은선의 Just 10 Minutes
김용규 등 / 2012-05-24
[영상_대담] 김선우 시인과의 대담 / 김용규 등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_제1회 김선우 시인 초대   21세기, 우리가 꿈꾸는 혁명은? [대담] 김선우 시인 vs 김용규 철학자   ▶ 일시_ 2012. 4. 23(월) ▶ 장소_ 예술가의 집(대학로) ▶ 진행_ 김용규(철학자) ▶ 초대작가_ 김선우(시인)    — [대담] 김선우 시인 vs 김용규 철학자 —  

[영상_대담] 김선우 시인과의 대담
김용규 등 / 2012-05-24
/ 김종일

  돌   김종일            네가 죽던 날 나는 돌을 씹었다.   중학생이 된 지 근 2년 만에 처음으로 전교등수 20등 안에 진입한 턱으로 아버지가 산 차돌박이를 먹던 중이었다. 차돌박이는 차돌처럼 박힌 하얀 지방과 선홍색 살이 혀끝으로 녹아드는 감칠맛이 일품이라 소고기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였다. 익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불판에 올리는 족족 바로바로 먹으니 더 좋았다.   “먹어, 실컷 먹어. 배 터질 때까지 아빠가 쏠 테니까!”   고기가 나오기 전에 소주부터 걸쳐 얼굴이 벌게진 아버지가 호언장담했다. 살짝 얼렸다가 얇게 저며 롤 전병처럼 도르르 말린 차돌박이가[…]

김종일 / 2012-05-22
먹고 싶다, 수박 / 장주식

  청소년 테마소설 자아정체성_네번째     먹고 싶다, 수박   장주식          그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일어난 그 일은 마치 한바탕 꿈을 꾼 것 같기도 했다. 체육시간에 여유 시간이 너무 많았던 게 문제였다. 줄넘기 평가를 하는 날이었다.   “적당한 데서 연습하고들 있어. 부르면 잽싸게 오고.”   노란 선글라스를 낀 체육쌤의 말이었다. 아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나는 세영, 지원, 은비, 인정, 영주와 함께 뭉쳐서 갔다. 우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육인방이다. 콩 한 개도 여섯 쪽으로 나눠서 먹을 수 있다고 서로 믿는 사이다. 한 번도 그래 본[…]

먹고 싶다, 수박
장주식 / 2012-05-22
개 대신 남친 / 이상권

  청소년 테마소설 자아정체성_세번째   개 대신 남친   이상권          내 몸에서 풀이 돋아날 것 같은 봄날, 가만히 있으면 풀이랑 나무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봄날, 일 년 중 딱 이맘때 봄날 중의 봄날, 꽃보다 잎새가 예뻐 보이는 며칠 중의 하루.     토요일이라지만 집 안은 조용하다. 고3인 딸은 독서실에서 졸음과 대치 중이라는 메시지를 한 번 타전했을 뿐 더 이상 연락도 없고, 아내는 구석방에서 뒤늦게 겨울옷을 설거지한다고 꼼지락꼼지락하고 있을 뿐, 집 안을 염탐하는 바퀴벌레 한 마리 구경할 수 없다. 친구 아버지 칠순 잔치에 다녀온 나는 텔레비전을[…]

개 대신 남친
이상권 / 201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