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록] 21세기의 혁명 / 김용규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제1회_ 시인 김선우 편     [강연록]  21세기의 혁명   김용규 (철학자)           본 서비스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리고 있는 〈예술토크 프로그램_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의 내용을 전재한 것임을 밝힙니다. 총 8회로 예정되어 있는 이 행사는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철학 저술가 김용규 선생님이 전체 진행을 맡아, 우리 삶과 연관된 철학적 주제를 강연과 낭독공연, 그리고 같은 주제를 문학작품으로 다룬 시인, 소설가 등 우리 작가와 나누는 토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1     여러분이 감상하신 소포클레스(Sophokles, 기원전 496~406)의 『안티고네』에서 오늘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정의(dike)에[…]

[강연록] 21세기의 혁명
김용규 / 2012-04-30
전자인간 장본인 / 서준환

  전자인간 장본인   서준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말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오케이 컴퓨터. 나는 컴퓨터바이러스에서 진화했다. 나는 인공생명체다. 나는 생명체가 아니다. 나는 육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그 존재 의식에 불과하다. 나는 의식도 아니다. 나는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자체적으로 직조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인공생명의 탄생이 의식과 무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말을 할 수가 있다.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미리 입력해 준 말을 하는 게 아니다. 나는 입력된 말들의 재생 시스템이 아니다. 나는 반응유도장치의 전기감응방식에 따라 통제된 말들만 내뱉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전자인간 장본인
서준환 / 2012-04-30
단추와 초점이 맞을 때 나는 쉬었네 외 1편 / 이진명

      이진명    단추와 초점이 맞을 때 나는 쉬었네           단추를 보네   셔츠의 일곱 단추   맨 위 목단추 하나는 풀었지만   아래로 여섯 단추는   일렬로 자로 잰 듯 여며 있네   너무 단정히 반듯이 꼭바르게     지하철 문 열리고 닫히자   앉아 있는 내 앞에 와 선 왜소한 청년   청년이 내 눈앞에 무심히 친   결 곱고 질감 좋은 소라색 셔츠   셔츠에 박힌 조그마한 눈 납작납작한   상아빛 연한 애기 별 여섯   모두 맑은 광택이 감돌아 있네[…]

단추와 초점이 맞을 때 나는 쉬었네 외 1편
이진명 / 2012-04-30
봄비가 차마, 귀(耳)가 되어 내리는 외 1편 / 박연준

     봄비가 차마, 귀(耳)가 되어 내리는            깨금발로 가벼이 내리는 봄비   뒤척이던 봄의 땀방울일까   아홉 개의 귀를 삼킨 흐르는 봄아     등걸잠 자던 옛 애인은   벚꽃 아래 숨어서 늙지도 않고   파랑이 됐다가, 수의(壽衣)가 됐다가   입김이 됐다가, 봄이 되어 내리나   쇳물처럼 붉게   녹을 품고 내리나     당신─이라는 테두리에 스민 철없는 마음   들릴까, 어쩌면 들릴 수도 있을까   속절없이 눈감은 숨은 별들아     바스러진 봄 귀(耳)가 하나, 둘, 우수수   꽃잎처럼 사뿐히 떨어지면은   내리나 당신,[…]

봄비가 차마, 귀(耳)가 되어 내리는 외 1편
박연준 / 2012-04-29
[제6회] 현존철학에서 본 블랑쇼와 바르트 / 조광제

    [철학, 삶을 탐하다_제6회]     현존철학에서 본 블랑쇼와 바르트   조광제             1. 현존과 존재     지금 여기의 상황에서, 존재는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현존을 앞세운다. 존재는 현존을 빚어내어 현존이 자신을 부정?극복하게 함으로써 의미/무의미의 구도로 재편성되고자 한다. 현존은 자신을 빚어낸 존재를 부정?극복함으로써 형성되는 의미/무의미의 그물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더 빠른 속도로 앞서 나아간다. 의미/무의미의 구도가 더욱 고정되면 본질/비본질의 구도로 자리를 잡게 된다. 그러고 보면, 사르트르가 “현존은 본질에 앞선다.”라고 했을 때, 그 바탕에는 현존이 의미에 앞선다는 사태가 놓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제6회] 현존철학에서 본 블랑쇼와 바르트
조광제 / 2012-04-27
밤은 신비롭고 걸을수록 우울해진다 / 김태용

  밤은 신비롭고 걸을수록 우울해진다   김태용          아직도 밤의 신비와 우울을 믿는 나는 여장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이기로 했다.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결과다. 새로운 세계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 접근과 동시에 죽음이다. 어떻게 죽여야 할까. 그게 중요한가. 아무 무기도 갖고 있지 않다. 손이 유용한 무기가 될 것인가. 누군가의 숨을 끊어 놓기 위해서는 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오랫동안 손을 사용하지 않았다. 손목 힘이 약하니 누군가의 목을 조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목을 조르는 것이 꼭 손목 힘은[…]

밤은 신비롭고 걸을수록 우울해진다
김태용 / 2012-04-27
하드보일드 헤밍웨이? / 정영목

  [해외문학 소개]     하드보일드 헤밍웨이? ― 헤밍웨이의 단편들      정영목             전쟁, 낚시, 투우, 권투, 사냥 그리고 술과 여자, 거기에 부(富)까지……. 헤밍웨이라는 이름은 이런 이른바 “남성적인” 영역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었다. 이 영역 각각이 남성의 전유물은 아니라 해도, 이 영역을 다 합쳐 놓는다면 미국 “고급” 남성 잡지의 섹션 목록을 나열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하드보일드” 문체까지 합쳐진다면 강인하고 과묵한 남성의 이미지는 더욱 굳건해질 터이고, 실제로 이것이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지금까지 주어진 헤밍웨이의 이미지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헤밍웨이가[…]

하드보일드 헤밍웨이?
정영목 / 2012-04-27
[동화] 코스모스 / 전성현

    [2012년, 동화를 읽자!]     코스모스   전성현           “02코 4567, 트럭 43스 7227 그리고,”   내가 집 앞 골목길에 주차된 자동차 번호판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석 달 전 부터다. 우연히 발견한 다섯 대의 차 번호판 끝자리 숫자가 모두 7이었다.   오늘도 그럴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차된 차를 더 관심 있게 쳐다봤다.   “이번엔…….”   긴장된 마음으로 트럭 뒤에 가려진 검은색 자동차 번호판을 들여다봤다.   “23모…… 2478”   번호가 8로 끝났다. 오늘은 아니다.   석 달 전 일은 정말 우연이었던 걸까? 아니, 아무 때나 차가[…]

[동화] 코스모스
전성현 / 2012-04-27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외 1편 / 임유리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그리고 그 밤 깊은 골목 끝에서 다시 만났지   넘실대는 사막 헤엄치는 바람처럼   다가와 살결을 부비고   59분,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내 어깨를 깨물고 사라졌어     매일 밤 예쁜 글씨로 사인을 만들면서 놀았지   서로의 왼쪽 가슴에 귀를 기울이고 이름을 새기면서   숨을 내쉴 때와 들이쉴 때를 같이 하면서   허벅다리 안쪽을 떨게 하는 너의 손   작은 주머니에 함께 넣고 잠이 들었지   고쳐지지 않는 병을 나누어 앓고  […]

입안에서 떠도는 이름을 만나다 외 1편
임유리 / 2012-04-27
야구란 무엇인가 (제2회) / 김경욱

  [장편연재_2회]     야구란 무엇인가   김경욱           봉고는 다시 톨게이트를 통과한다. 콘크리트로 지어올린 투박한 구조물이 천국의 문이라는 생각을 사내는 멀찌감치 밀어 둔다. 그래도 뭔가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낯선 세계가 어서 오세요, 라고 길고 캄캄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듯하다. 상주를 예우하는 상조회 직원 같다. 조심스럽고 능숙하고 사무적이다. 그런 어둠이다. 조심스럽고 능숙하고 사무적인 어둠 속에서 가로등이 조등처럼 빛난다. 사내는 조등이 마련한 붉은 양탄자를 밟으며 어머니가 누워 있을 병원으로 달려간다.   병원에 들어서자 사내는 허둥거린다. 환하고 깨끗한 병원은 특유의 톡[…]

야구란 무엇인가 (제2회)
김경욱 / 2012-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