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 김이강

  [2012년 미리 보는 올해의 시집]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김이강           어떤 노동     누군가 자신의 아버지가 들판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쓴다.     나는 뭔가에 홀린 듯 그를 바라본다. 아버지는 단순하면서 아주 습관적으로 움직이신다. 사람들은 그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그의 걸음걸이는 일정한데, 마치 제대로 착지할 자리를 찾고 있는 듯이 시험적으로 발을 디뎌 보는 것 같다. 그가 들고 있는 낫은 아무런 인위적 강제성 없이 소박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아버지의 낫과 움직임을 바라보며[…]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김이강 / 2012-02-01
소혹성의 나날들 2 / 허연

  소혹성의 나날들 2   허연         첫 얼음이 언   어느 일요일 아침   녹슨 중장비 널려 있는 재개발구역   종주먹 쥔 볼이 튼 여자아이 하나   폐유 깡통에 걸터앉아 세월에 모이를 주고 있었다   간간이 노랫소리가 들리다 사라지곤 했다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문장웹진 2월호》      

소혹성의 나날들 2
허연 / 2012-02-01
그래, 그날 밤! / 김해원

  [청소년 테마소설] 몸과 욕망_일곱번째     그래, 그날 밤!   김해원       그러고 보니 준우는 그날 밤 다혜하고 언제 헤어졌는지 통 기억나지 않았다. 젠더의 모습은 그리라고 해도 그릴 수 있을 거처럼 선명한데, 다혜의 기억은 희미했다. 그날 다혜를 만나긴 했던가. 젠더를 만나는 순간 다혜는 물거품처럼 연기처럼 사라진 것 같았다.       점심시간 내내 한껏 달구어져 있는 운동장 모래 위를 공하고 같이 구르다 들어온 남자아이들 몸에서 역한 땀 냄새가 풍겼다. 땀으로 흠뻑 절었다 마른 티셔츠에는 소금 가루가 버석거렸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준우 등에도 허연 소금 자국이 등고선을 그리고[…]

그래, 그날 밤!
김해원 / 201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