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치유와 전복의 언어 / 김지은

  [기획·특집] 동화를 읽자!                     ─ 여는 글_1   동화, 치유와 전복의 언어   김지은           꿈은 언제 꾸는가. 긴 골목길을 내달리다가도 꿈을 꾼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린이에 가깝다. 꿈은 어떻게 꾸는가. 놀면서 울면서 꾼다고 한다면 당신은 어린이에 가깝다. 당신의 꿈은 누구에게서 꾸어 오는가. 어린이는 가끔 헌 이야기에게서 꿈을 꾸어 온다. 종종 자신의 꿈을 새 이야기에게 빌려준다. 동화는 꿈과 친하고 꿈은 어린이와 친하다. 우리가 동화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옛 꿈과 새 꿈 안으로 한 발 더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동화가 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이야기의[…]

동화, 치유와 전복의 언어
김지은 / 2011-05-02
서울탱고 / 박순원

서울탱고   박순원         이준기라는 배우가 군대에 갔다 공수부대 군복을 입고 베레모를 쓰고 오른손 검지를 치켜세우고   국가를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 1327 국군기무사령부 신고센터   포스터 속에서 살짝 미소를 짓고 있다 명연기다 연기라면 나도 좀 한다 나는 술을 많이 마시고도 취하지 않은 척 할 수 있다 노래방에서 내 나이 묻지 마세요 이름도 묻지 마세요* 방방 뛰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인생은 구름 같은 것** 다른 세상에 있다가 잠시 다니러 온 것처럼 그냥 쉬었다 가세요 술이나 한잔 하면서***   이준기라는 배우가 군대에 갔다 머리를 짧게 깎고 팬들에게[…]

서울탱고
박순원 / 2011-05-02
연인들 / 심보선

  연인들   심보선         우리는 한 쌍의 별난 기러기 다른 기러기 떼가 V자 대오로 따뜻한 남녘으로 날아갈 적에 독수리의 들판과 부엉이의 숲으로 향한다 용맹스런 자들과 친구가 되기 위하여 지혜로운 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밤에 그들이 각자의 위대한 둥지에 깃들면 우리는 해변의 백사장 위에 부둥켜안고 “주여, 우리의 지친 꿈을 돌보아 주소서” 360도 고개 돌려 간절한 기도(祈禱)의 원을 그린 후 서로의 등판에 차가운 부리를 묻고 잠이 든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동안 밤하늘에선 혜성 하나가 기다란 흰털처럼 자라나고 모든 별은 자신의 고유한 은빛 이름을 웅얼거린다   영원은[…]

연인들
심보선 / 2011-05-02
브라질 떡볶이 / 김민령

[기획·특집] 동화를 읽자!                      ─ 단편동화   브라질 떡볶이   김민령           우리 학교 앞에는 아주 오래된 떡볶이집이 있다. 가게 이름은 브라질 떡볶이. 열 살 많은 누나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이미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이 동네에 살았다는 두준이네 아빠는 브라질 떡볶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실은, 우리 아빠 매운 거 못 먹어. 짬뽕 먹을 때도 막 운다.” 두준이는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데 귓속말로 아빠 흉을 보았다. 짬뽕이라면, 난 이미 세 살 때부터 즐겨 먹었다고 한다. 보통의 세 살짜리라면 물에[…]

브라질 떡볶이
김민령 / 201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