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하지 마라, 반응하라. 창조하지 마라, 연결하라 – 두번째 / 함성호

[연재 에세이] 사고하지 마라, 반응하라창조하지 마라, 연결하라 – 두번째 – 함성호  (그림_1) (그림_2) 위 그림은 전 회에 얘기한 모두율의 효율적인 사용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경기장 관람석은 하나의 모두율입니다. 오른쪽 그림은 이 모두율을 확대한 것입니다. 이 모두율이 합쳐져 거대한 경기장을 이루지요. 경기장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치 콘베이어벨트를 미끄러져 가는 것처럼 경기장을 조립만 하면 됩니다. 생산의 효율성, 그것이 지금 이처럼 거대한 설득력을 가진 것은 아마 거기에도 이런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 평원의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경기장은 아름답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수학적 모두율이 우리에게 미적 쾌감을[…]

사고하지 마라, 반응하라. 창조하지 마라, 연결하라 - 두번째
함성호 / 2010-12-25
산 말은 코 평수(坪數)를 넓힌다 / 윤관영

산 말은 코 평수(坪數)를 넓힌다 윤관영 피 같은 땀을 흘린다는 한혈마(汗血馬), 적도마(赤盜馬) 다 좋은 말이다 히히힝 말로 볼 때 그렇다 산 말은 말다워야 한다 쥔의 의도를 잘 간파해야 한다 말을 잘 다뤄야 말이 잘 산다 히힝힝 아스팔트가 생겨 말이 없어지고 산 말은 축사로 갔지만 말 못 하고 죽은 귀신이 있는 세상도 아니어서 사이버 시대의 시처럼 추억을 저당 잡아 코스나 도는 전시용이 되었다 힝히히 죽은 말은 묻히지 못해 거리를 떠돌고 산 말은 태생을 따져 봐야 시지 않은지 알 수 있다 하여 시인의 이력엔 태생지가 붙는다 말로 볼 때 그렇다, 고 알칼리가[…]

산 말은 코 평수(坪數)를 넓힌다
윤관영 / 2010-12-25
내가 산란한 하루 / 차주일

내가 산란한 하루 – 첫사랑    차주일 무지개송어 양식장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치어 한배가 깨난 날부터였다. 저녁이면 숫자를 헤아렸다.늘 한 마리가 사라졌다. 치어가 치어를 잡아먹는; 공식(共食)에 순응한 개체는지느러미를 열쇠톱니처럼 흔들어 내일의 성문을 열었다. 내일에 존재하는 원색으로 착색하여이성을 유혹할 수 있을 때까지동족을 먹이 삼는 게 자연의 섭리라니……. 자연을 형벌하고 싶은 날에도여전히 숫자를 헤아렸다.여전히 하루가 사라졌다. 오늘을 먹어치운 하루는 어느 하루일까.오늘의 살점 여남은 개가 노을의 입가에 묻어 있다. 이제, 수많았던 오늘에게 속죄해야겠다.모든 어제가 태초였으며 어제가 오늘을 잡아먹으며 내일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을나는 수수방관해 왔다. 붉은 원색으로 내 수명에 들어온 태초는나의 하루하루를 먹어치우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내 기억이란 육식성 이빨로 무장한 불사신이여;내가 나를 산란하여 나의[…]

내가 산란한 하루
차주일 / 2010-12-25
나무 2 / 배진성

나무 2 배진성 바퀴 달린 가죽 가방 하나 산을 오르고 있다 산에 올라 거대한 나무 한 그루 보고 있다골짜기들이 나무뿌리가 되어 깊이 뻗어 있다겨울나무들이 하늘에 잔뿌리를 내리고 있다 무덤들이 열매처럼 열려 있다무덤들이 겨울 감자처럼 땅속에 묻혀 있다동안거에 들어간 산사에서 두더지 숨소리가 들린다지렁이가 지나간 길을 따라새들이 땅속으로 길을 만들며 날아간다 무덤 하나 파먹고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옹달샘에서 발원한 물이 바다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작은 나무 한 그루 뽑혀 물관부를 타고 오른다물관부가 강으로 굵어진다 뗏목들이 강을 따라 오른다 강물 속으로 달이 들어와 있다 저 달은 어떻게 상처도 없이 들어왔을까 거대한 나무 속으로 달과 별들이 흐르고 있다 저 달과[…]

나무 2
배진성 / 2010-12-25
2000년대 한국문학, 첫 10년을 정리한다 (2부) / 복도훈 외

[기획특집] [좌담] 2000년대 한국문학, 첫 10년을 정리한다 – 2부 – ◆ 일시_ 2010. 11. 17(수) ◆ 장소_ 예술위원회 본관 대회의실◆ 진행_ 복도훈(문학평론가)◆ 좌담_ 서희원, 양윤의, 이선우, 장성규(이상 문학평론가) 환상의 복권 ▶ 복도훈___ 이어지는 문제는 타자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자기 동일성에 대한 의문을 수반하는 것과 관련이 있겠는데요.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최근에 현실과 환상, 이른바 또 다른 경계의 다른 모습일 텐데요. 환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그 때까지 생각하고 있는 현실이 어떤 범주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데, 거기서 중요한 게 주체 문제겠죠. 그것은 소설에서 인물이나 화자의 특징, 그들의 목소리와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2000년대 한국문학, 첫 10년을 정리한다 (2부)
복도훈 외 / 201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