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압생트주와 서울의 포도주 / 김경미

[예술을 위하여_6 / 마지막 회] 파리의 압생트주와 서울의 포도주 김경미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식사에 곁들여 포도주를 마셨다. 음악 전문가께서 가져온 칠레산의 최고급 와인이었다. 맛은 좋았지만 가능한 최소한으로 마셨다. 포도주만 마시면 항상 두통이 일어서다. 내게 포도주를 마시는 일은 포도주만 빼면 다 좋다. 작가는 참 좋은 직업이다, 글만 안 쓸 수 있다면, 식인 거다. 사소한 주변 부속품으로 중요한 핵심을 누리려는 허황에의 경고나 풍자 같기도 한 ‘불화’다.  음악과 음식에 대한 얘기들이 오가는 동안 나는 줄곧 고흐의 포도주와 압생트주를 떠올렸다. 피에르 푸케와 마리튼 드 보르드는 『술의 역사』에 썼다. “반 고흐는 가끔씩 그의[…]

파리의 압생트주와 서울의 포도주
김경미 / 2010-11-03
말이 말이 되려는 찰나-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창비, 2010) / 조연정

[기획/특집] 시와 소설로 보는 2010년 명장면들 말이 말이 되려는 찰나 – 이제니의 『아마도 아프리카』(창비, 2010)를 읽으며   조연정 이제니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이 되고 싶어진다. 아니, 어쩐지 나도 시인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참으로 이상야릇한 착각과 흥분에 사로잡힌다. 이건 그녀의 시를 폄하하여 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그녀의 애잔한 말사랑에 동참하고픈 강렬한 욕망쯤 되겠다고 일단 말해 두자. 물론 이제니를 따라, ‘요롱’, ‘뵈뵈’, ‘홀리’, ‘밋딤’처럼 우리가 이미 한 번쯤 소리내 보았겠으나 아직 “단 한 번도 제대로 말해 본 적이 없”(「페루」)는 그런 단어들을 고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저절로[…]

말이 말이 되려는 찰나-이제니, 『아마도 아프리카』(창비, 2010)
조연정 / 2010-11-03
죽음의 현신들-이영광, 『아픈 천국』(창비, 2010) / 김영희

[기획/특집] 시와 소설로 보는 2010년 명장면들 죽음의 현신들   – 이영광, 『아픈 천국』(창비, 2010) 김영희 부음(訃音) 이영광의 『아픈 천국』은 ‘부음’(訃音) 같다. 그 곳은 온갖 ‘사색’(死色)의 현상들로 가득하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도 인정받지 못한 죽음(“죽은 사람은,/ 죽을 것처럼 哀悼해야 할 텐데” 「유령3」)에서부터, 첨단의 거리를 배회하며 쉼 없이 증식하는 유령(“지금은 유령과/ 유령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몸들의 거리” 「유령1」), 육체적인 황홀경과 교환경제(“슬픔을 팔아서 죽음을 사느라/ 죽음을 팔아 슬픔을 사느라” 「밤이 오면 산에 들에」), 몸의 감각으로 남아 있는 귀신의 경험(“죽음보다 먼저 당신이 오고” 「여행가」), 부조리한 현실을 가볍게 비트는 유머(“살 만한 자들 중에는 꼭 툭하면/[…]

죽음의 현신들-이영광, 『아픈 천국』(창비, 2010)
김영희 / 2010-11-03
[제3회] 컴퓨터(노트북) / 강신주(철학자)

[제3회] 컴퓨터(노트북) 강신주(철학자) 새로운 시간을 입력하세요그는 점잖게 말한다 노련한 공화국처럼 품안의 계집처럼 그는 부드럽게 명령한다 준비가 됐으면 아무 키나 누르세요 그는 관대하기까지 하다 연습을 계속 할까요 아니면 메뉴로 돌아갈까요? 그는 물어볼 줄도 안다 잘못되었거나 없습니다 그는 항상 빠져나갈 키를 갖고 있다 능란한 외교관처럼 모든 걸 알고 있고 아무것도 모른다 이 파일엔 접근할 수 없습니다 때때로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 그렇게 그는 길들인다 자기 앞에 무릎 꿇은, 오른손 왼손 빨간 매니큐아 14K 다이아 살찐 손 기름때 꾀죄죄 핏발선 소온, 솔솔 꺽어 길들인다 민감한 그는 가끔 바이러스에 걸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쿠데타를 꿈꾼다[…]

[제3회] 컴퓨터(노트북)
강신주(철학자) / 2010-11-02
러닝머신 위의 얼룩말 / 강지희

러닝머신 위의 얼룩말 강지희 러닝머신이 달린다 50분타임 위에 구름처럼 올라선다 가볍게 워밍업이 시작되고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아침 7.0 스피드는 내 다리를 빠르게 굴린다 50분 충전으로 하루를 연명하는,구름처럼 살고 싶다 생각하는 순간 덜컹거리는 내 안에서 히이잉얼룩말 한 마리 튀어 나온다 나이로비 정글이 부채처럼 펼쳐지고 희고 검은 띠의 목덜미로 조금씩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바닥을 걷어차며 질주하는 엉덩이 뒤로 어디서 나타난 원숭이들 따라오고 가끔씩 사자의 울음 소리도 쫓아온다 간밤의 어둠을 묶어 둔 포장마차 몇 지나 주걱부리 황새가 내려앉은 물가엔 먼저 도착한 동료들 그래 너무 늦게 도착했네? 어쩌구 서로의 슬픔을 묻는 동안 달리지 못한 시간들이[…]

러닝머신 위의 얼룩말
강지희 / 2010-11-01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

11월 1일인데, 웹진 11월호의 내용이 아직 다 채워지지 못했습니다. 얼른 해서…. 뒤이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11/5(금)에는 문장웹진의 새롭게 바뀐 화면 디자인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조금 오래 준비했습니다. 많은 기대 바라겠고요. ^_^ 그때까지 모든 원고를 마무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소설 낭독 포함) 그러니까 본래 웹진의 발간일이 11월 1일이지만, 이번만큼은 비공식적인(?) 발간일이 11월 5일이 되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독자 여러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 201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