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들 / 김승일

김승일    이빨들       너를 뜯어먹을래 아름다운 너의 눈과 침을 뱉는 입과나를 씹어 먹는 이빨 두꺼운 혀가 장벽 같아 나를 어둠 속으로 운반시키는 너 절단된 나의 뼈에서 꽃가루처럼 증오가 날리는 날이야  나와 너의 이빨은 부딪치며 서로를 파고들지 귀퉁이가 깨지면서도 우린 잇몸의 피를 닦지 않고우린 엉겨 붙어서 회전하고나는 내가 질식하며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네 우리의 웃음은 불빛 이빨 닿을 듯 말듯 노려보는 눈빛 순식간에 나의 눈알을 후벼 파고 말았어 나는 손가락을 맛있게 빨고   나를 잘라 줘 밤꽃들이 돋아나는 밤이야나를 인형처럼 갖고 놀아 줘 봉합선을 따라 갈라지는 나의 웃음너는 칼집[…]

이빨들
김승일 / 2009-01-29
옛 제자 드림 / 이경교

이경교    옛 제자 드림    네 편지는…… 옛 제자 드림, 하고 끝났다 이름이 없다, 그건 너무 흔한 보통명사다 글자들이 곤충 알처럼 박혀 있다…… 알들은 무사히 벌레가 되었을까, 그럼 어느 숲을 지나고 있나…… 옛과 지금 사이로는 아직도 강이 흐를까…… 물길이 트이고, 내 기억 어느 모퉁이에 가로등이 켜진다, 강의실, 약국, 책방…… 길 저쪽이 하얘진다…… 편지는 한 세기를 건너온 나비를 닮았다…… 그 순간, 너는 고유명사가 된다…… 암말이 이끄는 구름, 점박이 꼬리…… 아니다, 그건 인디언의 이름이다…… 나는 다시 어둑어둑한 나무가 된다, 가로등이 꺼진다…… 갑자기 눈앞을 스쳐가는 나비가 있다 내가 네 익명 위에 이름을[…]

옛 제자 드림
이경교 / 2009-01-29
불만 때다 왔다 / 문태준

문태준    불만 때다 왔다    앓는 병 나으라고 그 집 가서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왔다오고 온 병에 대해 물어 무엇하리,지금 감나무 밑에 감꽃 떨어지는 이유를.마른 씨앗처럼 누운 사람에게버들 같은 새살은 돋으라고한 계절을 꾸어다 불만 때다 왔다    새벽에 문득 깨어    그 옛날 몰래 들여다본 새 둥지 속 네 마리 새끼 같아서밥 달라고 한껏 입 벌린 바알간 알몸 같아서나나 새나 하나의 둥근 배[腹] 같기만 하여서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배 같기만 하여서겨울 하늘 입 가득 찬 잔별 돋은 이 새벽에는어디 안 가본 절 법당 예불 기다리는 소종(小鐘)의 입이[…]

불만 때다 왔다
문태준 / 2009-01-29
화엄 / 김은숙

김은숙    화엄―클림트의 ‘키스’       황금빛 숨결, 숨막히게 아득하게   발치에서 살아나는 풀꽃까지 그 아래 벼랑의 목덜미까지 숨죽인 황홀 마냥 까마득하게   시간마저 묻은 가파른 현기에 등뼈 깊숙이엔 한 줄 연금술 새기며 몸속 수많은 꽃을 피우다 그대로 죽어도   순간이 영원이어라 그대, 오! 사랑이라는 화석끝 모르게 모든 숨 스미는 위험한 생의 관통    저녁이 되겠다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나는 노을이 되겠다한 그루 침묵이 되겠다  바오바브나무들 슬며시 하늘에 뿌리를 내리면 깊숙이 품을 내주며 시나브로 붉어지는 주홍빛 가슴이 되겠다  날선 눈빛 가시 돋친 말 한 토막도 순하게 품지 못하여[…]

화엄
김은숙 / 2009-01-29
햇빛 오일 / 김선우

김선우    햇빛 오일?당신을 위한 마술     사랑하는 당신이 시장 골목 좌판에 앉아 있다 (나는 당신 옆에) 저만치 같은 반 친구들이 걸어온다 (나는 스프링처럼 튀어나가)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모르는 머언 눈으로 (아는 사람? 아니!) 파꽃처럼 부스스 햇빛 떨어지고 (나는 뒷길로 가만히) 골목 담장에 기대 모기소리만큼 조그맣게 (엄마 미안해)   어느새 나는 비둘기 모자를 썼다 두 손을 활짝 벌려 자투리 햇빛을 받는다 차곡차곡 손바닥에 쌓이는 햇빛, 오른손의 햇빛을 왼손에 포개 얹고 오른손 검지로 허공에 네모를 그린다 왼손 가득 쌓인 햇빛을 허공의 네모 속에 집어넣는다 거기는 급속 냉동실, 햇빛을 탱탱하게 얼린다…………………… 무거운 발등을[…]

햇빛 오일
김선우 / 2009-01-29
장난 / 김영근

 등장인물   김갑수신 사소 년 아줌마쪽 녀    무대   어두컴컴한 지하방. 축축한 벽지들이 너덜너덜 붙어 있는 벽.낡은 책장 안엔 오래된 책들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꽂혀 있다. 지하방 꼭대기에 난 작은 창문으로 가늘게 들어오는 햇살.      1. 방문객들   김갑수, 이불을 뒤집어쓰고 앉아 라디오 채널을 맞춘다.   김갑수 : (라디오를 탁탁 치며) 고물상에 내다 팔든가, 엿을 바꿔 먹든가 해야지 원…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덮으며) 으실으실 춥구만… 방에 불을 넣어도 어째 따뜻하 지가 않아.   김갑수, 라디오 채널을 간신히 맞춰 놓고 듣는다.창문에 대고 오줌 누는 소리.  김갑수 : 비가 오나?[…]

장난
김영근 / 2009-01-19
<3>경계에 선 타자와의 소통, 그 두가지 모습 / 고봉준

 경계가 없다는 상상해보신 적 있나요   “국가의 경계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어렵지 않아요/죽이지도 않고, 죽일 일도 없고/종교도 없고,/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상상해 보세요./……날 몽상가라고 부를지도 몰라요/하지만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에요/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같은/생각을 가지게 될 거에요” 비틀즈의 리더였던 존 레넌(John Lennon, 사진 왼쪽)이 1971년에 발표한 <이매진(imagine)>의 한 소절입니다. 1960년대, 젊음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비틀즈 해체 이후 위대한 몽상가로 변신했습니다. 1969년 그는 베트남 전쟁 참전에 항의하는 뜻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에게서 받은 MBE 훈장을 반납하고 영국과 미국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War is Over! (If You Want It)”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평화 캠페인을 벌였지요. 그로부터[…]

<3>경계에 선 타자와의 소통, 그 두가지 모습
고봉준 / 2009-01-19
‘2008 올해의 시·소설’을 선정 발표합니다. /

예술위 ‘2008 올해의 시·소설’을 선정 발표합니다.   2008 올해의 시 문인수 시집 『배꼽』,2008 올해의 소설 정지아 소설집 『봄빛』  2008년 ‘올해의 시·소설’은, 2008년 한 해 동안 선정·보급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 가운데 시집·소설집 들을 대상으로 가장 우수한 시집과 소설집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올해의 시?소설’은 그 해 우수문학도서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시집과 소설집이라는 작품집 자체에 부여하는 일종의 명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우수문학도서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초판 발간된 문학작품집을 대상으로 선정?보급되었으며, 매분기 우수문학도서를 선정하면서 심의위원들에게 시집과 소설집에서 그 분기 최우수도서를 선정하도록 하여 이렇게 1년 동안 시집 4권, 소설집 4권이 선정됐습니다. 분기별 최우수도서는[…]

‘2008 올해의 시·소설’을 선정 발표합니다.
/ 2009-01-09
우리글 서체 이용 최적화를 위한 안내 /

문장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글 폰트를 이용하실 때 참고하실 내용을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우리글 폰트는 벡터스크린폰트로, 화면글꼴 옵션이 clear type로 설정되어 있을 때 가장 선명하게 보인다고 해요.window XP 이상 인터넷 익스플로러 7.0인 경우는 따로 설정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그 이외의 다양한 시스템 운영체계에 따라서는 저마다따로 설정 변경을 해서 사용하셔야 최적화된 상태에서 폰트를 이용하실 수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설정 방법을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해 주세요.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꼭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clear type로 설정되는 ActiveX가 작동되도록 처리했으니이 또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글 서체 이용 최적화를 위한 안내
/ 2009-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