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 이경림

  이경림 그때 자두 빛깔의 해가 앞 棟 피뢰침에 꽂혀 있었다 피뢰침이 불타고 있었다 지붕이 불타고 보이지 않는 커튼이 몰래몰래 불타고 있었다 새 한 마리가 불타는 커튼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비행기 한 대가 불타는 커튼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고양이 눈 같은 것이, 이무기 같은 것이 불타는 커튼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누런 베옷 자락을 끌고 울며, 누군가 불타는 커튼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때 나는 나의 유리, 瑠璃 안에서 손톱을 깎고 있었다 손톱이 사방으로 튀었다    *瑠璃- 황금빛의 작은 점이 군데군데 있고 검푸른 빛이 나는 보석     […]

그때
이경림 / 2008-10-31
질투 / 이기성

 이기성 질투                      편의점 창문 너머 소년은 하품을 한다 잿빛 먼지 조용히 어깨에 내려앉고 어제의 뭉툭한 맨발은 공중에 걸려 있다 어느 새하얀 손이 다가와 커다랗게 벌어진 거울의 입속으로 나를 밀어 넣었나 검은 바닥에 길게 누웠는데 부러진 목발과 헤드라이트와 밤의 고양이들이 말끔해진 도로를 휙휙 달려간다 희고 단단한 시간의 이빨이 모두 부서져 재의 얼굴로 흩어질 때까지 절뚝이던 구름이 문득 사라질 때까지 어두운 냉동 창고 잠든 늙은 사내의 뺨에서 눈물이 얼어 가는 소리처럼 나의 혀는 투명해진다 자꾸만 벌어지는 입과 반짝이는 뼈와 그림자처럼 명료한 웃음이 자꾸 흩날리고 경계 없이 흐느끼는 눈과 코와 아름다운 입술들[…]

질투
이기성 / 2008-10-31
저녁 바다 / 이면우

 이면우 저녁 바다 관광버스가 해안선처럼 차고 길게 늘어섰다 우리는 먹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거대한 새가 날아오른다는 저녁 바다에 서둘러 도착했다 아직 아무도 본 적 없는 그 새는 잊혀질 만하면 한 번, 텅 빈 북 같은 배로 듣는 이의 가슴을 찢는 간절한 울음을 토해낸다고 한다 그 치자빛 공복의 슬픔과 꼭 한 번 만나고자 하는 열망이 해안선에 길게 꽃등 켜 들고 우리는 젖은 꽃잎 같은 흰 얼굴로 모래사장 위를 흘러 다녔다 누구 하나 입 열지 않고, 빈 배로 수만리 밤을 건너야 하는 새가 비상을 위해 철썩철썩 철푸덕 쏴아, 안간힘을 끌어 모으는 날갯짓에[…]

저녁 바다
이면우 / 2008-10-31
산길 / 이봉환

 이봉환 산길       길은 흔들리지 않고 혼자 무겁다. 산길이 거센 바람에도 저리 묵직한 것은 그동안 수많은 발길들이 다녀갔기 때문. 자살하려고 산에 들어섰던 어느 실연자는 일등바위까지 올랐다가 이내 웃으며 내려갔다. 그건 길이 울음을 대신 삼켜 주었기 때문. 언젠가는 실직자가 낮술에 취해 꺼윽꺼윽 슬픈 얼굴을 길 다 젖도록 비벼대기도 하였다. 신발 끈 질끈 동여맨 산길의 궁리와 생각들은 저토록 깊고 우직하다. 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바위가 잔뜩 움츠리고 은사시나무 잎이 사방팔방으로 몸서리친다. 그런데도 길은 덤덤하고, 천천하고, 묵묵하다. 그건 수많은 영혼들이 그동안 깃들었기 때문. 단단히 다져진 길의 근육이 정신처럼 빛난다. 타래난초를 들여놓다 장마철 습지 풀밭 바위틈에 타래난초[…]

산길
이봉환 / 2008-10-31
[알림] 블로그 정상화, 거의 마무리 /

문장 블로그의 서비스 정상화를 위한 작업,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남은 작업 내일 10시 이전까지 완료 예정    현재 파일 첨부나 이미지 파일 업로드 등 파일 업로드 기능을 비롯한 몇몇 작업이 진행 중이며, 예정대로라면내일(10/20) 오전 10시면 블로그의 모든 서비스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기다려주신 회원 여러분의 뼈아픈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동안 불편을 겪으신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조속히 마무리하여 더 이상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알림] 블로그 정상화, 거의 마무리
/ 2008-10-19
문장 블로그 접속 장애 안내 /

문장 블로그를 이용하시는 회원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블로그 서버의 긴급 점검으로 현재 접속이 제한되고 있사오니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서비스 정상가동 시각은 조금 후에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문장 블로그 접속 장애 안내
/ 2008-10-15
허아람선생님-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의 가치를 전하는 사람 / 이기인(시인)

         인디고 서원(사진 위)의 앞쪽 풍경에는 얼핏 낡고 오래된 질감이 느껴지는 ‘시간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저 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문학, 철학, 역사&사회, 교육, 예술, 생태&환경이라는 6개의 서가를 만날 수 있다. 지나가던 발걸음의 방향을 틀어서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없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책들의 유혹이 가득한 곳이고, 그 책내음이 맘껏 흘러나오는 입구가 바로 이곳이다. 그 주위로 쌓인 벽돌들의 ‘응집과 응시’가 벽돌 한 장 한 장의 시선으로 되살아나서 들뜬 이의 마음을 쏘아보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걷던 걸음을 여기에 이르러서 멈추는지도 모른다.  그런 깊은[…]

허아람선생님-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의 가치를 전하는 사람
이기인(시인) / 2008-10-14
김선우, 손택수, 신용목, 문정희 시인 만나기 /

  ■ 공연명 : ‘詩가 흐르는 서울’『시와 교향악의 만남』 ■ 일  시 : 2008년 10월 11일 (토) 저녁 6시 30분 (우천 시 취소) ■ 장  소 : 서울광장 (시청 앞 잔디광장) ■ 지  휘 : 최선용 ■ 협  연 : 박인수와 음악친구들, 김효경(서울시향 바이올린 부수석), 김호정(서울시향 첼로 수석대행) ■ 시 낭송: 신용목, 김선우, 손택수, 문정희 시인 ■ 연주 : 서울시립교향악단 ■ 프로그램   – 스메타나, 나의 조국’ 中 몰다우 (12‘)    ※ 시낭송 : 신용목  –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 엘가, ‘사랑의 인사’  [바이올린: 김효경]   – 베토벤, ‘로망스 F장조’    ※ 시낭송 :[…]

김선우, 손택수, 신용목, 문정희 시인 만나기
/ 200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