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북국(北國) / 김남일

  내 청춘의 북국(北國) 김남일 왜 그랬을까.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청년은 그런 풍경과 맞닥뜨리면 기다렸다는 듯 가슴이 비릿해지고 때로는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것이었다. 가령 난로 위에서는 마슬로바가 끓으며 하얀 김을 모락모락 뿜어내는데 창밖으로는 어느새 펑펑 함박눈이 내려 가깝고 먼 하늘을 지울 때라든지, 시작도 끝도 없이 너른 자작나무 숲 위로 시작도 끝도 없이 눈발이 분분하여 분별의 눈마저 지울 때, 이윽고 눈은 쌓여 무릎까지 빠지는 무더기눈밭 저 까마득한 지평선 위에 까만 물상 하나가 나타났을 때. 청년은 아마 어린 시절 단체로 관람했던 영화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모른다. <닥터 지바고>.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 혁명[…]

내 청춘의 북국(北國)
김남일 / 2008-01-02
김중혁 소설가(2013)
레이먼드 카버의 최첨단 기술 / 김중혁

  레이먼드 카버의 최첨단 기술       김중혁       나도 장학금을 받아 본 적이 있다. 대학 시절이었다. 나는 4년 내내 평균학점 4.3(4.5 만점 기준)을 유지하며 학교를 거의 공짜로 다니다시피 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부러워 근로 장학금을 신청했다. 근로 장학금이란, 말 그대로 근로와 장학금을 맞바꾸는 것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걸 왜 장학금이라고 부르는 것인지, 어째서 ‘학내 아르바이트’같은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장학금이란 모름지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나의 성적은 밑바닥이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근로’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나처럼 우왕좌왕하는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먼드 카버의 최첨단 기술
김중혁 / 2008-01-02
삐― 이건 1900년에 누구누구가 먼저 썼음 / 윤이형

  삐― 이건 1900년에 누구누구가 먼저 썼음 윤이형 여자들이 모두 불임이 되어 아이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게 된 세계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구상해서 세부 설정까지 끝내 놓았는데,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부지런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그런 이야기를 벌써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목은 <칠드런 오브 맨>. 줄거리를 훑어 보니 내가 생각해 놓은 이야기와 매우 흡사했다. 많은 호평을 받은 P.D. 제임스의 동명 원작 소설도 있었다. 게다가 장편이었다. 나는 새벽에 물 한 잔을 떠다 놓고 깨갱, 깨갱, 하고 잠시 울었다. 그야말로 깨갱,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감독에게 더 좋은 시나리오를 주지 않는 바람에[…]

삐― 이건 1900년에 누구누구가 먼저 썼음
윤이형 / 2008-01-02
영감의 화수분, 도스토예프스키 / 이나미

  영감의 화수분, 도스토예프스키 이나미 헤르만 헤세는, 도무지 삶이 비참하고 고통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 삶 전체가 욱신욱신 쑤시는 상처로 여겨질 때, 절망만 가득하고 희망이 사라져 버렸을 때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라고 했다. 비참한 상태에서 헤어나 고독하게 다리를 절면서도 삶을 거칠고 잔인하다기보다, 아니 삶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저버렸을 때 비로소 이 끔찍하고 훌륭한 작가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고도 했다. 그때서야 우린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고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련한 악마들의 가련한 형제가 되어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그들과 함께 숨죽인 채 삶의 소용돌이를 응시하며 영원히 돌아가는 죽음의 물레방아를 직시할 수 있게 된다고. 그런[…]

영감의 화수분, 도스토예프스키
이나미 / 2008-01-02
쫄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 고봉준

  쫄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 한국문학 2007년 결산, 2008년 전망                               고봉준 1. 시간의 얼굴들 2007년, 우리 시대 문학의 행방에 대한 음울한 진단과, 그 음울한 현실 위에서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작가들의 고군분투가 묘한 불협화음을 연주하면서 한국문학을 이끌어 왔다. 평단을 뜨겁게 달구었던 비평적 화제들이 있었고, 몇몇 작가들의 작품집이 독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는가 하면,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상상력과 실험적인 작품들이 평단과 매스컴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2007년은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1990년대 작가들의 신작이 출간되고, 중견 작가들이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이면서 문학적 다양성을 확인시켜 준 해였다. 물론,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의 문학적[…]

쫄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고봉준 / 2008-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