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문장 웹진> 2007년 1월호가 나왔습니다 /

  새해가 밝아옵니다. 《문장 웹진》을 사랑해주시는 문학인과 네티즌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수많은 난제와 괴로움, 불만족 들 속에서 의연하게 향기로운 삶을 일구어내는 한 해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007년 《문장 웹진》은 무엇보다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이 되기 위하여 매진하려고 합니다. 지난 두 해 동안 종이잡지의 미만(彌滿) 속에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출발했지만, 갈수록 나라 안팎의 많은 문인들과 문화인들, 독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 편집진만의 공력으로는 그 많은 요구를 다 담아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더 좋은 문학?문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께서 더 다각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알림] <문장 웹진> 2007년 1월호가 나왔습니다
/ 2006-12-31
학림다방 / 김정환

 김정환 학림다방 그곳 사장은 사진작가고 그것 아니라도 그곳에 가면 나는 오래된 사진 속에 있는 것 같고 `오래된`과 `이미` 사이가 그렇게 멀리 떨어진 지 또한 오래된 것 같다. 낭독의 발견이라는 TV 심야프로가 있었다. 낭독은 이미 오래전에 발견되지만 그 무대는 진행자가 너무 예쁘고 조명이 너무 화려해서 실연의 베토벤 만년 현악4중주 아다지오로로도 늘 창밖에 비가 내리는 듯한 느낌이 없었다.  비 내리는 옛날 영화 필름 얘기가 `아니지. ` 카메라 앵글 전체를 차지했지만 늘 빈 자리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없었다. 고독 얘기도 아니다. 앞서 간 자와 뒤에 올 자의 음악의 혈연 얘기다. 오래된 음악가의[…]

학림다방
김정환 / 2006-12-30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 장철문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장철문 새해가 밝았습니다. 《문장 웹진》을 사랑해주시는 문학인과 네티즌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어느 해고 다사다난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북핵이며 FTA며 부동산 폭풍이며 정신을 차릴 수 없이 허둥거린 한 해였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어느 하나 마무리되지 않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새해 인사가 자칫 허망하게 들리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삶이 언제나 맑고 향기롭게만 우리 앞에 다가와주지 않는 마당에는 결국 우리 자신이 그에 대해 의연할 수밖에 없으며,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 드린 인사로 받아주십시오. 아무래도 ‘복’이라는 것은 ‘운’과 같이 저 바깥에서, 내[…]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장철문 / 2006-12-29
언어들, 횡단하고 활공하다 / 김미정

 언어들, 횡단하고 활공하다 다섯 작가들과의 가상 인터뷰 김미정 1. 언어, 그 공통적인 것에 대해 김미정(이하 김): 이 자리에 아르헨티나, 칠레, 독일, 이스라엘, 체코 등을 거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신 젊은 소설가 다섯 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침 지난 2006년 12월 《문장 웹진》에 각 한 편씩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셨으니, 이 자리에서도 자연스레 다섯 편의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여기 모인 다섯 분들은 모두 1968년~1970년생이니까 어떤 세대적 동질감을 갖고 계실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국적?역사?문화?언어적 차이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글을 쓴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각기 가진 조건들은 모두 다르니까요.[…]

언어들, 횡단하고 활공하다
김미정 / 2006-12-29
불가능한 유토피아와 (불)가능한 공동체 / 차미령

  불가능한 유토피아와 (불)가능한 공동체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 대한 단상 차미령 *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되면 누구나 자신의 소망을 한두 가지쯤 빌어 보기 마련이다. 그 소망은 때로 집단적인 꿈이 되기도 한다.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공동체에의 열망. 이를 유토피아의 꿈이라고 한다면, 그런 유토피아가 현실에서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다. 현재 누군가 유토피아를 소리 높여 말한다면 그것은 망상으로 치부되거나 아니면 도리어 그 속에서 지난날 파시즘적 억압이 유추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다른 모든 꿈이 그러하듯 유토피아의 꿈 역시 그것이 실현될 수 없는 현실의 부정성을[…]

불가능한 유토피아와 (불)가능한 공동체
차미령 / 2006-12-29
오월 외 3편 / 유홍준

  유홍준   오월 복숭아밭에서 온 여자 그의 흉터 지하급식소 오월 벙어리가 어린 딸에게 종달새를 먹인다 어린 딸이 마루 끝에 앉아 종달새를 먹는다 조잘조잘 먹는다 까딱까딱 먹는다 벙어리의 어린 딸이 살구나무 위에 올라 앉아 지저귀고 있다 조잘거리고 있다 벙어리가 다시 어린 딸에게 종달새를 먹인다 어린 딸이 마루 끝에 걸터앉아 다시 종달새를 먹는다 보리밭 위로 날아가는 어린 딸을 밀짚모자 쓴 벙어리가 고개 한껏 쳐들어 바라보고 있다 복숭아밭에서 온 여자 새벽열차가 복숭아밭을 지난다 단물 빠진 껌을 씹으며 여자 하나가 올라탄다 화사하다 싸구려 비닐구두를 구겨 신고 있다 털퍼덕, 허벅지 위에 비닐가방을 올려놓고 빨간 손끝으로 떽 떽 검은 풍선껌을[…]

오월 외 3편
유홍준 / 2006-12-29
모듬내 / 이은봉

 이은봉 모듬내 내 몸속에도 시냇물이 흐른다 고향 마을의 모듬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커멓게 오염되어 있다 발원지인 심장이 술과 고기와 담배 연기로 검게 찌들어 있기 때문일까 어지럽다 상류에서부터 비육우의 똥물이, 공장 폐수가 화학약품이 흘러들고 있기 때문일까 시냇가 여기저기 비닐조각, 헝겊조각 따위 널브러져 있다 맑은 물 찰찰찰 흐르지 못하고 탁한 물 끈적대는 모듬내 하수구를 뚫는 길다란 바지랑대 집어넣어 훌훌 뚫어버릴 수는 없을까 내 몸 속의 시냇물도 여기저기 웅덩이 패여 있다 흐르지 못하고 썩어가는 것들 웅덩이마다 고여 역한 냄새 풍기고 있다. 앵남역 앵남역은 역이 아니다 驛舍가 없으니까 대합실이 없으니까 그래도 기차는 하루에 두어[…]

모듬내
이은봉 / 2006-12-29
화분 / 장주경

  화분 장주경 * 가장 높이 나는 흙이 가장 멀리 들어간다. 그 얘긴가? 창이 있는 쪽 장판 모서리를 따라 꺼멓게 먼지가 쌓인다. 벌써 사흘째다. 이중창을 꼭꼭 여며 닫고 잠금장치까지 걸어두었는데도 이상했다. 밤새 바람이 창문을 들썩이던 것을 잠결에 듣고 몇 번 깨어난 것이나 누군가 귓가에 알 수 없는 소리를 속삭이던 흉흉한 꿈을 꾸었던 기억은 있다. 아무리 바람이 거셌다고 해도 그렇다. 어떻게 틈 없이 꽉 맞물린 창을 그것도 이중의 새시를 비집고 이렇게 많은 흙먼지를 방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단 말인가. 희미한 모래흙 냄새가 난다. 단순한 먼지의 냄새가 아닌, 아주 먼데서 온 바람의 냄새는[…]

화분
장주경 / 2006-12-29
말들이 내게로 걸어왔다 / 윤이형

  말들이 내게로 걸어왔다 윤이형1말 한 마리가 지나갔다. 갈색 말이었다. 인천에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후배를 근무 예정지인 M사에 태워다주는 길이었다. 박촌역 근처에 접어들면서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인천 가구마트 앞 삼거리에서 신호등에 걸렸다. 벌써 9월 중순이었지만 오후 두시 반의 공기는 여전히 텁텁하고 끈적끈적했다. 말은 우리 차 바로 곁을 스쳐, 중앙선을 밟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안장도 얹히지 않고 기수도 타고 있지 않았다. 사차선 도로에 열을 지어 선 차들의 창문이 하나둘씩 열리고 사람들이 머리를 내밀었다. 도심 한복판에 난데없이 나타나 걸어가는 말을 보고 사람들은 저마다 한두 마디씩 내뱉었다. 의아함과 즐거움이 뒤범벅된 탄성들이었다. 하지만 말은 뭔가[…]

말들이 내게로 걸어왔다
윤이형 / 2006-12-29
목련, 別曲 / 한용국

 한용국 목련, 別曲 애인아 떨어지는 목련을 보아라 빙글빙글 돌아가는 사랑의 자전을 보아라 소풍 가자 소풍이나 가자 꼬리를 붙들고 맴맴맴 창문 너머로 목련 그늘 아래로 샥옥셤셤 솽수길헤 보아라 존나와 씨발 사이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은 목련 속을 뛰어다니고 늙은이들은 약간의 피로와 욕정이 생의 전부였음을 중얼거리며 벌어지는 목련송이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으니 샥옥셤셤 솽수길헤 샥옥셤셤 솽수길헤* 떨어지는 목련을 보아라 애인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사월의 서글픈 자전을 보아라 *고려가요 「한림별곡」 제 8장의 후렴구 인용 봄 여름 가을 겨울 1. 애인은 침대에서 다리를 찢었다 면벽하는 방아깨비처럼 끄덕거리며, 애인의 다리가 조금씩 양갈래로 찢어질 때 느닷없이 4월이 오고[…]

목련, 別曲
한용국 / 200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