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그들을 통해 낯선 세계를 만나다 / 이기인

"평소 책읽기와 문학, 그리고 문화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장래에 도전해 볼 만한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모든 이들이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다. 이즈음의 우리 사회는 문학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기도 한데… 이런 관점에서 평소 문학과 책읽기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이후 나름대로 흥미를 느끼고 또 평소 쌓아온 자기만의 재능을 발휘하며 살아갈 만한 여러 직업의 세계를, 이미 그 업종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들로부터 전해 듣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편집자주)    "번역가, 그에게선 나무냄새가 난다"               <정회성선생님과의 만남>  인생에 있어서 ‘좋은 책 한 권은 좋은 스승[…]

번역가, 그들을 통해 낯선 세계를 만나다
이기인 / 2005-12-09
사련 外 / 김언희

  김언희 사련邪戀 널빤지 위에 새 한 무더기가 쌓여 있었다 소리를 완전히 죽인 채 분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눈을 파서 버린 새였다 차가운 기름이 가장자리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독성 폐기물 드럼에 기대어 미지근한 윤활유를 마셨다 내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더러운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항문으로 대팻밥을 꽉꽉 밀어넣었다 후벼 패인 눈구멍으로 대팻밥이 밀려나왔다 모퉁이만  돌면  종말처리장이었다 邪戀에서 邪戀으로 가는 길*, 달이 붉게 떠 올랐다  피묻은  쇠처럼**    *邪戀에서 邪戀으로 가는 길, 이승훈 **피묻은 쇠처럼, 뷔히너 젓가락 행진곡 젓가락 행진곡을 쳐요/ 피가 흐르도록/ 젓가락 행진곡만 30년/ 피가 마르도록/ 머리에서 쉬지 않고[…]

사련 外
김언희 / 2005-12-06
겨울 民願 外 / 김창균

 김창균 겨울 民願    나는 가끔 머리카락 다 빠진 이마를 맞댄 시장 골목 순댓국집에 든다 그 집 일하는 사람들 모두 고만고만하게 생긴 것을 보니 형제나 자매인 듯하고 제일 맏이처럼 보이는 이는 잘게 썬 마늘이나 파처럼 맵게도 생겼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순댓국 한 그릇 나와 아내 앞으로 나오고 뚝배기 속엔 돼지 살이며 비계며 가슴과 창자들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숟가락 가득 살아있는 동안 오만가지 인상으로 살았을 돼지 입과 얼굴과 귀를 뜨는데 무슨 한 말씀 하시는 것 같아 모르는 척 밥술 뜨던 손 잠시 떨려 정치며 바람난 이웃집 여자며 노동판 십장을 깔고 앉아 소주잔[…]

겨울 民願 外
김창균 / 200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