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우리 내부로 들어오고 있다 / 장철문

 세계가 우리 내부로 들어오고 있다 장철문  세계가 우리 내부로 들어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우리가 부산, 광주, 대전, 대구를 발음하듯이 하노이, 울란바토르, 방콕, 파리, 프랑크푸르트, LA, 뉴욕을 발음하고 있다. 거기에 더 이상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은 담겨 있지 않기 쉽다. 우리의 생활이며 생계 속에서 그러한 지명들은 발음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그 지명들과 관련하여 여행자가 아니다. 그곳과 우리의 문화와 생활과 생계와 교육과 정치가 더 깊이깊이 얽혀들고 있다. 그곳의 노동자들은 이 땅에 들어와서 낯섦과 설움 속에서 일하고 있으며, 우리 역시 의지를 불태우며 그곳으로 떠나고 있다. 우리의 이웃들은 그곳 사람들과 결혼을 하고[…]

세계가 우리 내부로 들어오고 있다
장철문 / 2006-09-28
9월이 주는 감흥은 문학적이다 / 서경석

 9월이 주는 감흥은 문학적이다 서경석 9월입니다. 창문가 너머엔 이미 가을 하늘이 펼쳐진 듯합니다. 아침저녁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면 지난 시간이 더욱 선연히 느껴지지요. 특히 붙잡지 못하고 놓친 것들,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들을 떠올리며 선뜩해지곤 합니다. 아파했고 우울했고 몰락한 것들의 기억, 더운 여름날 정신없이 지내왔던 기억들이 다시금 회한으로 떠오릅니다. 한 문학이론가는 문학을 계절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그는 가을의 미토스로 비극을 들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비극적인 이야기는 사심 없음과도 통한다고 합니다. 비극을 통해서만이 인간 성격의 진실이 드러난다는 이야기지요. 황혼의 가을이 죽음의 문턱이고 조락의 시작이며 죽어가는 신들의 세계라도 말입니다. 가을의[…]

9월이 주는 감흥은 문학적이다
서경석 / 2006-09-01
출발의 동력을 거듭 새기며 / 장철문

 출발의 동력을 거듭 새기며 장철문 웹진 ‘문장’ 창간 1주년을 맞이하여 더 많은 분들이 접속하고 회원으로 참여해주신 데 감사드린다. 매체의 특성 때문에 그때그때 접속자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만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해온 일에 대하여 어떤 평가를 듣게 될 것인가에 대한 조바심이 없지 않았다. 만드는 사람들이나 접속하여 함께 하는 분들 모두에게 경사이면서 동시에 지나온 길을 아프게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염려’보다는 ‘기대’ 쪽에 힘을 실어주셨다. 물론 이러한 관심이 ‘만족’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대’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웹진 ‘문장’은 새로운 기술적 매체를 활용하여[…]

출발의 동력을 거듭 새기며
장철문 / 2006-06-30
웹진 ‘문장’은 늘 새롭게 태어난다 / 서경석

 웹진 ‘문장’은 늘 새롭게 태어난다 서경석 웹진 《문장》(http://webzine.munjang.or.kr)을 창간한 지도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웹상의 일 년이란 종이 잡지의 일 년과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책에 고정된 글과는 달리 사이버 상의 《문장》은 그 독특한 쌍방향성과 현장성으로 인해 늘 긴장 속에 놓여 있다. 글 뒤에 달라붙는 ‘댓글’은 독서 과정에서 야기되는 독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그 정서는 독서하는 그 순간의 격앙된 느낌뿐 아니라 그 느낌이 다시 공유되는 흔적을 남긴다. 일 년이라는 세월 동안 ‘흥분’에서 ‘삭힘’으로 이어지는 성숙한 인식의 흔적이다. 낡은 잡지가 계속 새롭게 살아난다는 느낌이랄까. 이번 창간 1주년 기념호에서는 김도연의 「메밀꽃 질 무렵」이[…]

웹진 ‘문장’은 늘 새롭게 태어난다
서경석 / 2006-06-02
인생의 변화 / 조경란

 자신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을 한 번씩 뒤를 돌아다보기 마련입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아직도 단 한 권의 좋은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꿔 놓을 수도 있다고 믿는 진지한 세대에 속해 있습니다.

인생의 변화
조경란 / 2005-10-20
글(文)이 생명입니다 / 서경석

  서경석 웹진이란 형식이 저에겐 매우 낯설어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3호 째를 올리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역시 글이 생명이며 감동은 글에서 온다는 생각입니다. 조용한 방에 앉아 시인, 작가들은 그들이 삶에서 분별해낸 언어들을 화면에 새겨나갑니다. 말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이 생명체가 존재하고야 비로소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힘을 발휘합니다. 문학과 매체가 서로를 살려내는 조화로운 상승의 기운을 느끼며, 독자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질책이 이 기운을 더욱 북돋아 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글(文)이 생명입니다
서경석 / 2005-07-15
비행운은 제트기가 아니다 / 장철문

 장철문 지중해를 보았다. 지중해 위로 제트기가 지나갔다. 노란 햇빛 저 너머 은색으로 반짝이는. 몽테크리스토 섬에 갔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유폐공간. 배 위에서 일행 중 한 여자가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 끝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지중해의 바닷빛.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원경의 섬과 성당과 석조 건물들. 시시각각으로 구도가 바뀌었다. 지중해가, 지중해의 바닷빛이, 조수가 일렁이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졌으므로 멀거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일행들도 그녀에게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들의 마음도 지중해의 그것처럼 일렁이고 있을 터였다. 내 마음이 그렇듯이. 그러나 그녀는 한 컷도 자신이 찍고 싶은 컷을 잡지 못했다.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그녀의 시선이 포착한 구도는[…]

비행운은 제트기가 아니다
장철문 / 2005-06-22
씨 뿌린 자의 할 일 / 천운영

  바람이 불었다. 바람을 탄 것인지도 몰랐다. 사이버 문학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찬바람 끝에 황사가 왔다. 황사 속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아예 잘 못 들어선 길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계속 걸어가면 길이 나오겠지. 길은 이어지고 끊어지고 돌아가는 것이니까.  우리는 지금 이제 막 돋기 시작한 새싹을 앞에 두고 있다. 연둣빛의 여리고 보드라운 싹. 이 싹이 무슨 꽃을 피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싹을 돋우었으니, 땅을 밀고 올라왔으니, 그 힘으로 무슨 꽃이든 피울 것이다. 우리가 그저 햇볕을 가리지 않도록 비켜주고 물길을 막지 않으면 된다. 그것들이 서로 보듬고 어르고 쓰다듬도록 놓아두면 된다. 그것이[…]

씨 뿌린 자의 할 일
천운영 / 200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