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재와 문학 / 김미정

  공통재와 문학 김미정 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나면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은 법적 소유권 문제라든지 한 작가의 창조의 고충을 모른 척해도 된다는 식의 말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혹자는 여기에 다음과 같은 말들을 덧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전기적, 역사적 사실과 작품을 분리시켜야 한다’, ‘독자, 수용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이런 말들은 공히 생산―소비식 이분법의 사이클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예술, 문화 등을 소유와 교환과 소비의 자리에 놓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개인의 전유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를 배타적인 사유재의 자리에 놓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눈으로 좇아 읽고[…]

공통재와 문학
김미정 / 2007-07-31
또 다른 ‘나’를 만나 웃고 생각하는 곳 / 신용목

 또 다른 ‘나’를 만나 웃고 생각하는 곳 신용목 가끔 세상 어디엔가 나와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나와 같은 또 다른 나. 그도 면발에 김치를 감아 국수를 먹고 가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둥근 잠을 잘 것입니다. 어느 추억에선 그도 첫사랑을 했을 것이고, 별리의 아픔에 홀로 울었을 것입니다. 약간은 도덕적이고 약간은 비도덕적인, 그리고 약간은 순정하고 약간은 타락한 나처럼 약간은 잘난 체하고 약간은 비굴하게 살고 있을 그. 나 아닌 나. 그가 나의 분신이라 생각다가도 가끔은 내가 그의 분신이 아닐까. 먼 곳에 걸어둔 거울처럼 그를, 또는 이곳에 걸린 거울처럼 나를, 생각하는[…]

또 다른 ‘나’를 만나 웃고 생각하는 곳
신용목 / 2007-06-29
신선함을 위하여 / 서경석

 신선함을 위하여 서경석 <문장 웹진>을 꾸려온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성향의 문예지를 낼 것인가라는 질책 반 걱정 반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편집위원을 면하는 처지에서 답변하자면 그 때 일정한 방향이 없는 잡지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들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필자 한 분 한 분의 지향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그런 방향성을 생각했습니다. 요즘 잡지들은 젊은 작가들과 늘 쓰는 동인급 필진들을 양 날개로 거느리고 있지요. 웹진은 이런 경향을 벗어나려 노력했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지면을 확보하여, 여러 세대의 작가 시인들, 각 지역의 숨어 있는 필진들에게 동시에[…]

신선함을 위하여
서경석 / 2007-06-01
질문들 / 조경란

         질문들                 조경란 개인적으로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 건 여전히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아직 친밀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할 경우엔 그 어려움이 배가 되곤 하지만 더 알고 싶고,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땐 저도 어떻게든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려고 애쓰곤 합니다. 그래서 늘 이 두 가지 질문을 히든카드처럼 조심스럽게 꺼내보곤 합니다. 좋아하는 게 뭔지 말해줄 수 있습니까? 당신이 잘하는 건 뭔지 궁금하군요. 네, 제가 좀 엉뚱한 데가 있거든요. 아무려나 처음에는 이 질문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얼른 대답을 못하는 것이 좀 의외였고 뜻밖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친구로부터 먼저[…]

질문들
조경란 / 2007-04-30
‘가치 있는’ 문장이란 무엇인가 / 장철문

 ‘가치 있는’ 문장이란 무엇인가 장철문 상당한 가치가 없는 책은 책으로서 전혀 가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읽고 또 읽고, 사랑받고 다시 사랑받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나중에 참조할 수 있도록 표시해두게 될 때까지는 책으로서 가치가 없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조각 문장을 읽었습니다. 누가, 언제 쓴 문장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인용된 부분만이 잘린 글을 읽었습니다. 참 시대에 뒤떨어진 문장입니다. 제가 ‘상당한’이라고 옮긴 영어는 ‘much’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read, and reread, and loved, and loved, again; marked’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어에 능하지 못한 저로서는 세 번 네 번 읽은 뒤에야 겨우 위와 같은[…]

‘가치 있는’ 문장이란 무엇인가
장철문 / 2007-04-01
척박함에 대하여 / 서경석

  척박함에 대하여 서경석 봄이 왔습니다. 그 봄 호에 젊은 문학 지망생들의 공모 수상작들을 수록했습니다. 이 문학의 씨앗들이 문학의 꽃을 피우기를 갈망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척박’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왜 그럴까요. 신춘문예 당선자들을 두고 ‘시멘트 바닥에 던져진 민들레 씨앗’이라 했던 평론가의 말이 생각나서였을까요. 1980년대라면 ‘척박’이라는 단어가 단번에 그 의미를 쏟아냅니다. 척박한 땅, 고통스러운 민초들의 삶, 억눌린 자유, 축 처진 어깨, 어두운 표정 등이 연이어 떠오르지요. 그리고 그 척박한 땅에서 이루어낸 결실들, 여기에 우리를 있게 한 바로 그 노력들이 연상됩니다. 2000년대 후반, 이제 새롭게 문학을 시작하는 이 진지한 문학도들과 ‘척박’이란 단어는 어딘가 부조화하면서도[…]

척박함에 대하여
서경석 / 2007-03-01
말로써 충분하지 않을 때 / 조경란

  말로써 충분하지 않을 때 조경란 르네 마그리트 전시를 보러갔다가,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열리고 있는 프랑스 작가 로베르 콩바스의 전시를 우연히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마그리트 전시가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아니었는데 이, 삼 층을 둘러본 후 그만 전시장을 나가려던 걸음을 돌려 별 기대 없이 일층에 들어선 순간, 어쩐지 눈이 확 트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우선 콩바스의 강렬한 색상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파리의 크고 작은 미술관에서 그의 몇몇 작품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 강렬한 색상과 화려한 색채 때문인지 다른 그림들과 함께 있어도 콩바스의 그림은 언제나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곤 합니다. 눈에 안[…]

말로써 충분하지 않을 때
조경란 / 2007-01-31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 장철문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장철문 새해가 밝았습니다. 《문장 웹진》을 사랑해주시는 문학인과 네티즌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어느 해고 다사다난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북핵이며 FTA며 부동산 폭풍이며 정신을 차릴 수 없이 허둥거린 한 해였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어느 하나 마무리되지 않고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새해 인사가 자칫 허망하게 들리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삶이 언제나 맑고 향기롭게만 우리 앞에 다가와주지 않는 마당에는 결국 우리 자신이 그에 대해 의연할 수밖에 없으며, 무너졌다가도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 드린 인사로 받아주십시오. 아무래도 ‘복’이라는 것은 ‘운’과 같이 저 바깥에서, 내[…]

독자와 함께 하는,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
장철문 / 2006-12-29
우리 바깥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사는가 / 서경석

 우리 바깥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사는가 서경석 세상이 어수선합니다. 세찬 바람 같던 시대를 뚫고 이 자리까지 온 한국 문학이 이제는 어수선함을 창조적인 카오스로 전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길 기대해봅니다. 《문장 웹진》이 12월호에는 눈을 바깥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바깥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사는가가 궁금했습니다. 우리만 유난스럽지 않은가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이 아니라 칠레,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체코, 독일 작가들에게, 그것도 젊은 작가들에게 직접 신작을 청탁했습니다. 파벨 브릿츠, 알레한드라 코스타마그나, 빅토리아 카세레스, 타냐 뒤커스, 싸미 베르두고. 그들도 우리처럼 미국의 바깥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다섯 편의 소설이 그야말로 ‘방금’ 도착했습니다. ‘2006 서울, 젊은 작가들’에 참가했던 체코 작가 파벨 브릿츠. 2004년[…]

우리 바깥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사는가
서경석 / 2006-12-01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조경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조경란 북한 핵 문제와 한미 FTA, 386 간첩단 사건으로 나라 안팎이 연일 소란스럽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더불어 함께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곧 사회적 삶의 윤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만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육체로 이루어진 존재로 바라보는 세계관과 영혼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는 세계관, 이렇게 두 가지 상반된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세계관, 즉 이원론은 공동체의 사회에서 서로 몹시 긴밀하게 상호작용합니다. 데카르트가 생의 가장 큰[…]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조경란 / 2006-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