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문학에 던져질 질문들 / 신용목

  문학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문학에 던져질 질문들 신용목 하나를 답하면 두 개의 물음이 돌아오고 두 개의 방정식을 풀면 네 개의 수수께끼가 생겨납니다. 아메바처럼 잘라도 죽지 않는 단서와 단서들. 세계는 결국 정의되지 않을 것입니다. 영원히 배수로 늘어나는 모순의 풀밭이겠지요. 그러고도 남는 저 밤하늘 수천수만 개의 질문을 망연자실 올려다볼 뿐입니다. 이곳은 ‘말하는 자’의 땅이지만 이제 누구도 말을 독점할 수 없습니다. 미친(자들이 먹인) 소의 등에 타고 ‘말’들이 날뛰는 밤들입니다. 채찍의 긴 혀 어디에 거짓의 검은 심장이 어둠을 퍼올리고 있을까요. 다시 문학을 묻습니다. 사랑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사랑에 던져질 질문처럼, 마음이 한 켤레[…]

문학이 계속되는 한 영원히 문학에 던져질 질문들
신용목 / 2008-05-30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몇 가지 질문들 / 김미정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몇 가지 질문들 김미정 새삼 밥상 위가 문제되는 즈음입니다. 국제 곡물가 상승과 관련해서 식량 안보 위기 논란이 한동안 있었는가 싶더니, 조류 독감 파동이 올 봄을 강타하고, 다시 지금은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임박하여 광우병 공포가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이미 먹거리 문제는 경제적·외교적 실리 타협의 문제일 뿐 아니라 극단적인 생존의 문제로까지 와 닿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불안이 어디에서 연원한 것인지 근본적으로 묻고 싶어지는 때입니다. 최근 생명윤리학자이자 『동물해방』의 저자로 알려진 피터 싱어의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죽음의 밥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원제는 “The Ethics of What We Eat”입니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몇 가지 질문들
김미정 / 2008-04-30
열린 고독과 4월 / 조경란

  열린 고독과 4월 조경란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저는 주로 ‘자서전’들을 읽고는 합니다. 고독하긴 해도 역시 관심은 ‘다른 사람’을 향해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하나의 인간이다, 그런데 인간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에 관한 질문에 깊은 몽상에 빠져들게 하는 카를 구스타프 융의 최후의 자서전 『기억 꿈 사상』은 그런 잠 못 이루는 밤, 고독한 밤에 읽기 딱 좋은 책입니다. 융의 말에 따르면 고독이란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전할 수 없거나 자신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하거나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간주될 때 생기는 법이라고[…]

열린 고독과 4월
조경란 / 2008-04-01
풀밭에 자라는 풀처럼 / 신용목

풀밭에 자라는 풀처럼 신용목 모든 사물은 어떤 위치에서도 한눈에 부감되지 않습니다. 전방위적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해도 바라봄의 행위가 만드는 시간과 공간의 편차로 인해 우리의 인식과 시선이 배제시킨 범주 밖은 늘 존재합니다. 그 범주 밖의 영역이 문학을 불러일으킵니다. 끝없이 확정성의 감옥을 탈옥하는 것들. 그래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규정되기 이전의 상태이며 세계는 그 자체로 경이로운 발견 속에서만 제 형상을 드러냅니다. 자본화된 사회에서 사람살이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경제로 지칭됩니다. 따라서 행복한 삶은 경제적 빈곤과 소외로부터 일정한 자유가 확보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경제적 토대 구축을 위한 계획이 수립되고 진행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목표일 것입니다. 그러나[…]

풀밭에 자라는 풀처럼
신용목 / 2008-02-29
2월의 초입에서 / 김미정

 2월의 초입에서 김미정 2월을 맞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음력설을 앞두고 있으므로 2008년을 한 번 더 맞이하는 기분을 느끼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가올 음력설을 핑계 삼아 잠시 지난 연말 잡감(雜感)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2007년은 한국문학의 정체성에 대해 사뭇 비장하게 고민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례로, 민족문학작가회의가 ‘민족문학’에서 ‘한국문학’으로 명칭을 바꾸었던 것도, 현판을 새 것으로 바꾸는 것 이상의 상징성을 띤 사건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연말에 몇몇 주요 문예지들이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관계를 화두로 삼았던 것도 이런 맥락과 함께 놓고 보면 흥미롭습니다. ‘왜 새삼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이라는 큰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는 것일까.’ 방금 저는 흥미롭다고 표현했지만,[…]

2월의 초입에서
김미정 / 2008-02-01
뛰어오르다 / 조경란

 뛰어오르다 조경란 제가 요즘 관심 있게 읽고 있는 책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 『매그넘 매그넘』이라는 사진집입니다. 한 권은 소설책이고 한 권은 사진집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지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쓴 할레드 호세이니는 카불에서 태어나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망명한, 의사로 활동하는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의 첫 소설 「연을 쫓는 아이들」도 그러했지만 이 소설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대사와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작가의 소설을 주목하는 것은 전란을 겪고 있는 억압당하고 소외당한[…]

뛰어오르다
조경란 / 2008-01-02
겨울, 진실의 따뜻한 옷 / 신용목

  겨울, 진실의 따뜻한 옷 신용목 세월은 그 처음부터 한덩어리 한무리로 흘러가고 있을 뿐, 연대와 날짜와 시간을 새긴 것은 숫자를 휘두르는 인간의 어리석음 때문이겠지요. 그로부터 과거와 현재가 생겨나고 안과 밖이 구분되고 거짓과 진실이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저 오래 함께 살아온 땅에 밴 살내를 일러 나라라고 부를 뿐, 특정 연대와 산천을 잘라 국가를 구획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광고와 선전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지 않았고, 대리점이나 상점에서 사랑을 사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억 밑바닥에 웅크린 허기를 함께 아파하고 쓰다듬고 나누었을 뿐입니다. 내가 먼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마음의 미끄럼틀 덕분입니다. 푸줏간의 고기처럼 썰리기 전,[…]

겨울, 진실의 따뜻한 옷
신용목 / 2007-11-28
미지의 타자에 대한 마음가짐 / 김미정

미지의 타자에 대한 마음가짐 김미정 글로벌리제이션과 디지털 문명은 현재 우리 삶의 막강한 외적, 물질적 조건입니다. 자본과 기술은 어디에나 편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초월적인 것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그것들은 국경과 인종과 성을 자유로이 넘어서 통합·분리시키는 유연한, 그리하여 매혹적인 힘이기도 합니다. 매체는 세계를 실시간적으로 현상하고 우리는 시차 없이 그것에 반응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균질적이고 매끄러운 표면에 감싸이게 되고, 우리는 목하 세계와의 세련된 소통에 가까이 닿아 있다고 여기곤 합니다. 노마드(nomad)라는 말은 이런 식으로 재전유되곤 하고, 우리는 글로벌리제이션과 디지털 문명의 환상에 은연중에 감화되고 있던 중입니다. 그러나 사실 세계는 여전히 울퉁불퉁하고, 많은 미지의[…]

미지의 타자에 대한 마음가짐
김미정 / 2007-11-01
《문장 웹진》과 함께, 따박따박 가을 복판으로 / 신용목

  《문장 웹진》과 함께, 따박따박 가을 복판으로 신용목 나무로부터 가장 멀어진 가지 하나가 어둠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찌르는 저녁입니다. 그러므로, 나로부터 가장 멀어진 생각 하나가 세상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찌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오늘은 가을로부터 가장 멀어진 오늘입니다. 순간순간이 그 끝이고 난간 같습니다. 그 난간에서 파르르 떨며 세계가 찔려 있습니다. 머지않아 기억이 붕대를 들고 저마다의 세계에 문안을 가겠지요. 기꺼이, 환부를 보이며 웃어 줄 순간순간의 저녁이 지나갑니다.  누구는 잘못된 인연에 세상을 들었다 놓기도 합니다. 사랑과 치정의 묘한 경계가 저마다의 가십으로 다시 태어나, 물린 차례상 앞에서 음복의 안주로 질겅거리더군요. 또 멀리에선[…]

《문장 웹진》과 함께, 따박따박 가을 복판으로
신용목 / 2007-09-28
도약의 지점 / 조경란

  도약의 지점 조경란 철 지난 관광지에 와 있습니다. 혼자 여행을 하게 되면 가방 속에 챙겨왔던 책들도 어쩐지 열심히 안 읽게 되고 밥도 맛이 없어지고 주량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술을 마셔도 금세 취기가 오릅니다. 그리곤 숙소 발코니에 나가서 멍하게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이죠. 이 ‘생각’이란 걸 잠시 하지 말자, 하고 떠나온 여행인데도 말입니다. 지난 한 달간은 우리 사회에 참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요. 두 사람을 잃긴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되어 있던 우리 인질 열아홉 명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게 된 건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명인사의 허위 학력[…]

도약의 지점
조경란 / 200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