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휴식 / 이영주

여름입니다. 태풍이 오려나요. 오늘 따라 숨기 좋은 방을 찾아 비 오는 거리를 쏘다니고 싶은 심정입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삶의 짐이 얹혀 있습니다. 물속에서 아직 나오지 못한 아이들, 아이들을 보며 기나긴 슬픔의 장막에 갇힌 어른들, 먼 나라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고 다시 죄 없는 아이들이 죽어갑니다.

휴식
이영주 / 2014-08-18
오창은
숲 속의 우주 / 오창은

한국 최고의 숲으로 제주도의 비자림을 꼽곤 합니다. 비자림을 경험하기 이전에는 국립수목원의 광릉 숲에 매혹되었습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과 산음 자연휴양림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지요. 제주도 비자림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숲 속의 우주
오창은 / 2014-07-21
이영주
여름밤 / 이영주

밤이 끝나질 않습니다. 밤이 끝나지 않기를 기다리죠. 한낮의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시간. 서늘한 기운이 우리의 머리를 조금씩 가라앉게 하는 시간. 이상하게 친밀하고 이상하게 영원할 것 같은 시간. 밤은 끝나지 않고, 그 밤을 지새우는 누군가는 검게 물들지만 다정합니다.

여름밤
이영주 / 2014-06-09
오창은
만년필 예찬 / 오창은

원고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문구점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붉은색 줄로 칸을 나눈 200자 원고지는 유물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원고지 한 장은 기껏 200자나 400자지만, A4 한 장에 인쇄하면 1800자는 거뜬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효율성과 생산성 입장에서는 원고지보다는 인쇄 출력이 훨씬 낫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만년필 예찬
오창은 / 2014-04-30
김미월
사라진 편지 / 김미월

두 명의 영국 신사가 인도의 외딴곳에 있는 차 재배지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클리브와 제프리였다. 클리브는 우체부가 올 때마다 한 아름씩 편지를 받는데 제프리는 단 한 통의 편지도 받지 못했다. 어느 날 제프리는 클리브에게 편지 한 통을, 당시로는 상당한 액수인 5파운드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사라진 편지
김미월 / 2014-04-08
이영주
[편집위원 노트] 의자와 기다림 / 이영주

봄이 오면 황사가 함께 온다는 속설도 이제는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불청객이 우리의 하늘을 휩쓸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안개가 뒤섞여 알 수 없는 디스토피아의 분위기가 한동안 형성되었죠. 하늘은 뿌옇고, 솜사탕처럼 말랑말랑한 기분 좋은 구름의 얼굴을 보기 힘든 날이 며칠 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그들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겪는 분들도 늘어났죠.

[편집위원 노트] 의자와 기다림
이영주 / 2014-03-06
김미월
지금 이곳에 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우리들 / 김미월

문득 어째서 다들 그렇게 사랑을 노래하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노랫말은 본디 그 시대를 반영하게 마련이니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사랑이요, 이 사회에 그야말로 사랑이 넘치고 있다는 결론이 성립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지금 이곳에 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우리들
김미월 / 2013-12-25
11월에는 기차여행을 / 이영주

생각해 보면 문학도 달리고 서는 기차와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버려지고 소외되던 마음들이 차창 안에 하나씩 박혀서 길의 끝으로 가고 있는 것. 그 마음들을 물기 어린 창문을 닦듯이 세심하게 닦고 그 안을 들여다봐 주는 것. 그렇게 수많은 창문을 달고 현실의 고단함까지 싣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달리는 것. 이 기관사들은 바람을 뚫고 달리는 외롭고 멋진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작가들은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지요.

11월에는 기차여행을
이영주 / 2013-11-18
헌책방의 추억 / 오창은

[10월호 편집위원 노트]     헌책방의 추억     오창은 (문학평론가, 중앙대 교양학부대학 교수)             용산역에 가면 ‘뿌리서점’, 노량진역에 가면 ‘책방진호’, 신촌역에 가면 ‘숨어 있는 책’에 들릅니다. 제가 사랑하는 헌책방들입니다. 옛날 어른들은 청계천의 헌책방 골목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청계천 헌책방 골목을 일부러 방문한 적은 세 차례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줄줄이 서 있는 청계천의 헌책방 골목이 흐뭇한 기분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뿌리서점, 책방진호, 숨어 있는 책이 편안합니다. 그곳에서는 제가 필요로 하는 책들은 없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인연으로 낯선 책들을 대면할 뿐입니다. 그 우연을 기꺼운 마음으로 즐깁니다. 책은[…]

헌책방의 추억
오창은 / 2013-10-15